퀀텀수학 [919632] · MS 2019 · 쪽지

2019-11-07 15:34:56
조회수 13,829

수능날 이것만은 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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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일이 가까워지니 오래전 학력고사를 치르던 때가 생각나서

수험생들에게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지도 몰라 글을 씁니다.


첫 시간은 언어시험이었는데 화장실에서 만난 친구와 얘기를 하다 보니

어떤 문제를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시간인 수학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수학은 자신이 있는 과목이었지요. 직전 모의고사도 만점을 받은 상황이라서

안심하고 문제를 푸는데 잠시 후 풀리지 않는 문제를 대하게 됩니다. 


쉬는 시간에 언어 때문에 맥이 빠졌는데 다시 혼돈에 빠졌습니다. 만점을 맞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떨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문제를 푸는데 몇 문제 

지나지 않아 또 풀리지 않는 문제가 나옵니다.


암담한 마음으로 그 문제를 넘기고 풀다가 잠시 후 세 번째로 풀리지 않는 문제가 

등장합니다.  멘탈이 붕괴되어 더 이상은 풀 수 없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아직 한 시간정도

남았지만 시험지를 덮었습니다.


남은 한 시간 동안 재수를 생각하며 멍하니 앉아 있다가 시험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가려고 정문으로 가다가 친구에게 잡혔습니다. 


워낙 덩치가 큰 친구라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 친구에게 설득을 당했습니다. 

어쨌든 마지막까지는 시험을 치르고 가자는 것이지요. 점심을 먹고 남은 시험을 다 치렀습니다.


결국은 재수를 하고 말았지만 나중에 수학시험지를 보니 남은 한 시간 동안 시험을 성실하게 

계속 보았더라면 네 개정도 틀렸을 것이고 그렇게 틀려도 원하던 대학에 충분히 들어갔을 점수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쓸데없이 고통스런 재수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지요. 


수험생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수능 당일 날은 쉬는 시간에 친구를 만나도 서로 시험에 대한 

얘기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 점을 맞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말고 성실하게 

풀 수 있는 문제만 실수하지 말고 차분히 풀고 오라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재수하던 해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만큼 고통이 컸기

때문입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나왔을 때, 나보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이 맞추라고 낸 문제구나하고 

담담히 넘어가면 하늘도 복을 내려 다른 문제에서 실수하지 않고 자기가 풀 수 있는 문제는 

다 풀고 나올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그 다음 해에 재수하고 시험을 치를 때 이런 마음으로 보았더니 찍은 것도 

많이 맞았습니다. 재수의 아픔만큼 정신이 성숙해져서 마음을 많이 비웠던 것 같습니다.


수능 시험일에 이 글을 읽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그대로 다 발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각 자의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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