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leo [849815] · MS 2018 · 쪽지

2019-11-06 18:04:07
조회수 2,744

공부와 확신, 불안에 대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5237420

수능이 8일밖에 안 남았는데


다들 불안감에 찌들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 같습니다.


긴장 푸시라고 제 얘기를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편하게 들어주세요.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저는 2018 수능에서 3문제를 틀리고 오르비 추정 누백 0.21%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경북대학교 논술에 최초합하여 현재 재학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수험생활은 하루하루 성장해나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보람찬 수험생활이었고, 


나는 반드시 의대에 갈거라는 확신에 가득차 수능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었을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는 원래 꿈도 안 꾸고 보통의 알람으로는 어림도 없을 정도로 잠을 깊게 자는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수학 문제를 맞혀야 알람이 꺼지는 어플로 알람을 설정해뒀다가, 다른 방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시끄럽다고 문제 풀러 오셨을정도니까요.


그런 저도 수없이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설친 시간이 수험 생활 기간이었습니다.


꿈의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당장 오늘이 수능날인데, 준비된 건 아무것도 없고, 교실에 덜덜 떨며 앉아있는데, 국어 문제지가 배부되는 내용이었죠.


이게 저에게는 악몽이었습니다.


악몽은 수능 그 자체였던거죠.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시나 이번에도 수능을 망치면 어떻게 하지?


전적대로 돌아가면 반겨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무엇을 할지도 모르겠고, 학점도 박살이 났는데.


이런 불안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엄습해왔습니다.


아직 공부가 모자라다는 느낌은 패시브였고, 단 한 과목이라도 수능 전에 '완성'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저는 단 한 순간도 제대로 확신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것입니다.


시험 문제는 내가 생전 처음 보는 문제가 나올 것이고, 그것을 맞힐 수 있을지 없을지는 풀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문제에 대응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죠. 당장 그때의 저에게 아무 모의고사나 하나 던져주고, 몇 점 맞을거 같냐고 물어보면, 100점 혹은 50점이라고는 답하지 않았을겁니다. 저는 모든 문제에 대응할 수는 없을 거 같았거든요.




그렇기에 불안을 내 수험 생활을 망치는 변수로 보고 너무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안은 상수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수능날까지 안고 가는 것이고, 문제지 위의 모든 문제를 접했을 때야 비로소 사라지는 것입니다.




최근에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에게 자신의 불안감을 호소해옵니다.


국어에 집중하다보니 수학이 불안하다. 공부시간이 적어서 불안하다. 기상 시간이 불안하다 등등


정말 수 많은 종류의 불안을 저에게 토로하고 대응방법을 물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대답은 비슷비슷합니다.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므로 불안한 것은 당연하며, 단지 그 불안 속에서도 누가 펜을 놓지 않느냐가 수능의 성패를 가른다고 대답합니다.




8일 남았습니다.


여러분 중 누군가는 불안에 떨며 오르비를 보고 있겠지요.


불안해 하지 말고, 다시 펜을 잡으십시오.


불안하다고 펜을 던지는 사람은 실패합니다.


여러분은 그러지 않길 빌면서 글을 마칩니다.

1,160 XDK

  1. 660

  2.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