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균관대 논술 인문1교시 1번 문항에 대한 생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4647434
****<제시문 4>의 독해 과정 중 주의점****
<제시문 4>를 독해하는 것이 이 논제 풀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을 겁니다. 이유는 제시문의 한 문장 때문입니다.
“사실은 당시 자동차의 출시로 위협을 느낀 마차업자들과 기차산업 종사자들이 정치적 로비를 벌인 결과였다”
여러분들은 아마 <제시문 1>의 이 부분을 떠올렸을지도 모릅니다.
“역사는 불평등이 모든 관련 행위자들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두 부분이 겹치면서 <제시문 4>를 <제시문 1>과 같은 ‘포괄적인 재분배국가를 바람직한 국가로 여기는 견해’라고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에는 함정이 존재합니다.
먼저, <제시문 4>의 내용을 <제시문 1>과 연결시켜보도록 합시다.
‘관련 행위자들’이라는 사람들은 정치적 로비를 벌인 마차산업 종사자들과 기차산업 종사자들이며, ‘붉은 깃발법’을 만든 정치인들일 것입니다. 계속해서 <제시문 1>의 관점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문제를 1910-1950년 사이의 전후 복구 정책들처럼,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의 수립을 통해 해결하자는 주장이 도출될 것입니다. 로비를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하지만 <제시문 4>를 <제시문 1>을 통해 해석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각각의 제시문이기에 일단은 이들을 분리하여 봐야합니다. 연결하여 해석하는 것은 분류가 끝난 다음에 해야할 일입니다. 사실 <제시문 4>는 붉은 깃발법을 사례로 들어 정부의 개입과 산업 종사자들의 로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정부가 세운 정책을 통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제시문 1>과 비슷해보입니다. 거기에 관련 행위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도 끼어있으니 문제의 발생 원인이 같죠.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문 1>과 다릅니다.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제시문 4>와 <제시문 1>의 분리는 필수적입니다. <제시문 4>와 <제시문 1>을 분리시키고, <제시문 4>만을 따로 볼 때에 <제시문 4>가 말하고자 하는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 4>의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은 마차산업과 기차산업 종사자들과 정부가 만들어낸 붉은 깃발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단순하게 원인의 제거(=부재)가 될 것입니다. 붉은 깃발법이 사라지면 되겠죠. 즉, 법이 없었으면 되는 겁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로비의 존재와 법의 부재는 별개가 됩니다. 정치적 로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법도 없었겠지만, 정치적 로비가 존재했더라도 법이 없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Q. 그래도 <제시문 4>와 <제시문 1>을 연결하면?
A. <제시문 4>의 해결책을 정부의 올바른 정책 수립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시문 1>을 통해 <제시문 4>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버린 것입니다. 이 문항은 각 제시문들을 독해한 뒤, 분류하고 요약해야 하는 문항입니다. 독해 과정에서 두 제시문을 연결하는 것은 분류를 먼저 해버린 뒤에 독해를 해버린 것이 됩니다. 근거를 통해 답을 도출해낸 게 아닌, 답을 만들어놓고 답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내버린 거죠.
Q. 이런 문제는 왜 발생했나?
A. '정치적 로비의 결과로 탄생한 게 붉은 깃발법이다' 라는 것에 중점을 둬버리고 그것을 <제시문 1>과 연결해버린 게 문제임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번 9월 더프 나만어려웠음? 수학 5문제 못풀었네 0
9덮 찢어버려야지ㅜㅜ
-
선넘네
-
Kane Pixels가 다큐멘터리처럼 만든 영상들은 워낙 유명해서 알 사람들은 이미...
-
토 일 월 이렇게 3일동안 박선 백야 개념편 (문제 충분함) , 강민웅 기출...
-
수특 연계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교육청 사관 이런 문제들인가요? 그냥 간쓸개나 할까..
-
9덮 수학 2
9덮 수학 어떠셧나요
-
지금도 똑같이 적용되는건가요? 2027년까지도 적용된다고하던데
-
알고싶은데 알수 없는 것이다 알고싶으면->알수없다 알수없으면->알고싶다 난 이...
-
콜플싫와? 0
형들 내자리만 남겨줘
-
수능 30일 전까지 뉴런 회독까지 끝날 것 같은데 드릴하는게 나을까요 아님 기출 쭉...
-
다음주 날씨 1
이제 확실하다
-
선택과 집중 3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
-
정오표 보면 분명 오답률50~80까지 수두룩한데 정작 등급컷은 묵묵히 1컷 '86'...
-
[단독] 軍, 철거한 전방·주둔지 CCTV 1300개 '中으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 설정돼 있었다 1
[앵커]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우리 군 전방부대에 설치했던 CCTV에...
-
아이패드로 파일 들어가서 문제 푸는데 30분만에 배터리 40프로 가까이 녹네요...
-
2등급 가능한가요..? 힘들려나
-
누구나 보면 어떤 대학인지 알만한 대학로고옷 좀 그런가
-
마치 장수생이 미적할지 기하할지 고르는 상황..
-
144/4를 처음엔 38이라해서 틀리고 다음에 머야 계산실수했네 하고 이번엔...
-
1. 의사는 사람이다 2. 사람은 실수한다 3. 의사는 실수한다 4. 의사가...
-
검색해도뭔가 자세히 안나와서 문제당 각각 2.3.4점 배점갯수랑 선택과목 배점갯수...
-
역사만 잘나오네요
-
한지 이모다 시즌2 드뎌 완강 이제 파이널 레츠 기릿~
-
내신용 수능용 구분하지 않고요
-
물가가 높다는건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소리고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건 돈을 쉽게...
-
1. 상품 가격을 동결한다 2. 상품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감소한다 3....
-
더프 수학 2
쉬움? 아니 왜 내 옆지리애들 다 자고있냐…? 지금 11시 좀 넘어서부터...
-
이거 기만임? 1
겠냐고... 문학이 시발 살려주세요 으아악!!!
-
우리가 사는 공간의 차원이 3차원이라고 하고 그리고 중력을 일으키는 질량 또한...
-
진짜 꼬우면 다 덤벼 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화나네
-
#21 27 28 올해거 아님 주의!!!!
-
경제러 형님들 혹시 특정단원만 연습 가능한 책은 없나요? GDP 파트 좀 더...
-
예를들어 A->B->C라는 과정이 있으면 A를보고 머릿속에서는 B,C까지...
-
신기하구먼 0
-
맞팔구 14
맞팔해요!!
-
어디선가 주움
-
ㅋㅋㅋ 공부 안 해서 멍청한 말을 누가 들아주겠냐
-
메가패스 양도 1
10만원 쪽지주세요
-
재능아닌게 없는데 그럼 공부도 재능인데 재능없으면 그냥 공부 안하면 안됨? 실제로...
-
학기 중 꿀알바 과외. 이제는 잡을 수 있습니다. 한창 중간고사 중이거나 끝나는...
-
문학 21번 답이랑 그 이유 좀 알려주세요.
-
인강, 독학서로만 공부해왔는데 주변에 보니까 다들 학원 다니던데 학원 다니는 게 필수일까요?
-
근데 지금정도의 깊이 수준까지는 안 들어가려나요? 존나 혼란스럽네
-
설의 가고 싶다 2
라고 말하면서 공부 ㅈ도 안하는 나...
-
그건 바로 나
-
형들 질문좀 0
친구랑 텔레그렘으로 사진이랑 메시지 주고 받고 메시지 지우고 둘 다 탈퇴했다가 계정...
궁금한게 있는데 쪽지로 여쭤봐도 될까여??
물논이죠
저도 궁금한게 있는데 이 댓글에서 여쭤봐도 될까요? 아니면 쪽지로 여쭤봐야 하나요....?
내용과 관련된 것이라면 댓글에서 하세요.
제시문 4가 2,3,6에서 나타난 자유경쟁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서술하면 옳게 쓴건가요?
아뇨. 제시문 4는 정부가 개입해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말하는 게 옳게 쓴 겁니다.
붉은 깃발법은 국가가 개입해서 만든 법이고, 그로 인해 영국의 자동차 수요가 억제되어 주도권을 넘겨준 결과가 나타난 거니까
국가의 개입을 부정하는 입장으로 보는 게 맞는거죠?
예 맞습니다. 최소국가를 조아하는 <제시문 2>랑 묶여야 함미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좋은 해설 올려주셔서 도움되고 있습니다 ㅎㅎ
코드킴님 성대 논술 대비집 보다가 문득 궁금했었는데 여기 글이 있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