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726956] · MS 2017 · 쪽지

2019-09-17 17: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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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균관대 논술 인문1교시 1번 문항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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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4>의 독해 과정 중 주의점****


 <제시문 4>를 독해하는 것이 이 논제 풀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을 겁니다. 이유는 제시문의 한 문장 때문입니다.


“사실은 당시 자동차의 출시로 위협을 느낀 마차업자들과 기차산업 종사자들이 정치적 로비를 벌인 결과였다”


여러분들은 아마 <제시문 1>의 이 부분을 떠올렸을지도 모릅니다.


“역사는 불평등이 모든 관련 행위자들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두 부분이 겹치면서 <제시문 4>를 <제시문 1>과 같은 ‘포괄적인 재분배국가를 바람직한 국가로 여기는 견해’라고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에는 함정이 존재합니다.


 먼저, <제시문 4>의 내용을 <제시문 1>과 연결시켜보도록 합시다.


 ‘관련 행위자들’이라는 사람들은 정치적 로비를 벌인 마차산업 종사자들과 기차산업 종사자들이며, ‘붉은 깃발법’을 만든 정치인들일 것입니다. 계속해서 <제시문 1>의 관점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문제를 1910-1950년 사이의 전후 복구 정책들처럼,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의 수립을 통해 해결하자는 주장이 도출될 것입니다. 로비를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하지만 <제시문 4>를 <제시문 1>을 통해 해석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각각의 제시문이기에 일단은 이들을 분리하여 봐야합니다. 연결하여 해석하는 것은 분류가 끝난 다음에 해야할 일입니다. 사실 <제시문 4>는 붉은 깃발법을 사례로 들어 정부의 개입과 산업 종사자들의 로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정부가 세운 정책을 통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제시문 1>과 비슷해보입니다. 거기에 관련 행위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도 끼어있으니 문제의 발생 원인이 같죠.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문 1>과 다릅니다.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제시문 4>와 <제시문 1>의 분리는 필수적입니다. <제시문 4>와 <제시문 1>을 분리시키고, <제시문 4>만을 따로 볼 때에 <제시문 4>가 말하고자 하는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 4>의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은 마차산업과 기차산업 종사자들과 정부가 만들어낸 붉은 깃발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단순하게 원인의 제거(=부재)가 될 것입니다. 붉은 깃발법이 사라지면 되겠죠. 즉, 법이 없었으면 되는 겁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로비의 존재와 법의 부재는 별개가 됩니다. 정치적 로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법도 없었겠지만, 정치적 로비가 존재했더라도 법이 없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Q. 그래도 <제시문 4>와 <제시문 1>을 연결하면?


A. <제시문 4>의 해결책을 정부의 올바른 정책 수립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시문 1>을 통해 <제시문 4>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버린 것입니다. 이 문항은 각 제시문들을 독해한 뒤, 분류하고 요약해야 하는 문항입니다. 독해 과정에서 두 제시문을 연결하는 것은 분류를 먼저 해버린 뒤에 독해를 해버린 것이 됩니다. 근거를 통해 답을 도출해낸 게 아닌, 답을 만들어놓고 답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내버린 거죠. 



Q. 이런 문제는 왜 발생했나?


A. '정치적 로비의 결과로 탄생한 게 붉은 깃발법이다' 라는 것에 중점을 둬버리고 그것을 <제시문 1>과 연결해버린 게 문제임

rare-제헌이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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