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뀨대 생교과 [768187]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9-09-05 0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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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이스 빡통 불효 삼수세끼 9평 후기 겸 수험생활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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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의, 보고나서 난 잘본줄 알았다. 

국어 시간배분도 무난무난했고 마지막에 3점 짜리 보기문제도 나이스 하게 잡아내서 많이 틀려봐야 문법 한두개 문학 한두개 비문학 한두개 틀릴줄 알았는데.. 문법 두개 문학 다섯개 비문학은 한 지문에서 세개 틀렸다. 


2018 수능 현역, 평상시 못해도 2등급 잘하면 100, 97 도 간간히 나오던 국어 . 설마 국어때문에 재수할줄은 몰랐다. 수능 끝나고 핸드폰 받고 대기하며 화장실에서 친구랑 답나온걸확인해보니 수학은 운좋게 답갯수로 21번 찍맞해서 96점이 나올거 같았고, 생명은 하나 빼고 완벽하게 풀었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2는 대충 40점 정도 3등급 정도만 맞으면 서울대에 진학할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들떠 당장이라도 수험장을 뛰쳐나가 밖에서 기다리고 계실 부모님께 안길생각에 머리가 핑돌았다. 


수험장을 뛰쳐나와 부모님께 안기며


 ‘엄마! 나 서울대 갈거같아!‘ 


라던 아들은 친구와 밤샘 피시방을 한뒤 , 들뜬마음에 채점을 하곤 15분 거리 집을 바닥을 기다싶이 하며 한시간을 걸어갔다.


96일줄 알았던 수학은 15 18이 틀려 88이 돼있었고 영어는 듣기 3개틀리고 88에 불행중 다행으로 생1은 48 지2는 40점이 나왔지만 국어 76. 4등급이었다 . 오버슈팅.. 어려운 지문이었고 잘 못푼거 같긴했다. 그래도 80후반 90초반은 나오겠지 했는데 76이라니? 더군다나 한국사는 6등급이라 논술최저마저 맞춘게 하나도 없었다. 


운이없었다고 생각했다.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나는건지 남탓하고 짐을 덜어버리고 죄책감을 떨쳐내고 싶었다. 서울대를 가겠다던 개천의 미꾸라지의 꿈은 그렇게 좌초됐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입에 달고 살던 재수. 주변 분위기도 다 하는분위기, 별생각 없이 재수했다. 오만방자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한 나는 ‘1월달 부터 공부하면되지 뭐~ 어차피 국어만 올리고 수학 조금 과탐조금 하면 될텐데.’ 그렇게 2월 3월 4월 ..그리고 5월이 돼서야 겨우 수학 인강 커리를 하나 끝냈고 수특은 건드리지도 않고 국어 모의고사만 깔짝거렸다. ‘에이 하던 짬이 있는데.’ 


그리고 2019 6월 모의고사 22212.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 공부도 안했는데 이정도 유지 된거면 이제 공부 열심히 할거닌까 오르겠지!!


6평이후, 재수종합반을 들어가고 치열하게 살았다. 아니 , 살게됐다. 다 하니까, 하라고 하니까, 해야할것 같긴 하니까. 단 한번도 해야한다 라고 생각하진 않았던거같다. 난 나의 부족함을 알기엔 한없이 부족했고 모자랐으며 날 맹신했으닌까.


9월 국어 97점 수학 96점영어 3 생1 45 지2 38

잘봤다 국어가 많이 쉽긴 했으나 처음으로 내 실력으로 수학 1을 맞았다. 그것도 높은1 . 영어는 서울대 갈거닌까 상관없겠지 싶었다. 아 역시 공부 좀 하니 성적 오르네.


2019수능 1교시 끝나고 수험장은 고요했다. 작년이었다면 들렸을법한 “야 ㅋㅋ이번 국어 개쉽지 않았음?? 1컷 96아님?? “같은 허수들의 개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우연히 같은 수험장을 배정 받은 재수하는 친구들과 죽상을 지으며 ‘야.. 삼수는 못하겠다 이런거 더 공부해봐야 더 잘 못 볼거같아.’ 하고 떠들다 아 그래도 나만 어려웠던건 아니었네 하며 , 2교시 수학시간이 왔다.


시험지를 나눠받고 파본검사 할때 29번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 이거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겠다. 이번시험 29번 부터 슥삭하면 92 1등급 안정 쌉가능 ! 무언가에 씌인듯 시험이 시작하고 다들 1페이지를 풀때 시험지를 휘리ㅣ리릭 넘기고 29번부터 풀었다. 생각대로 별로 어렵지 않았고 다른 이들이 두번째 장을 넘겨갈때쯤 29번에 답을 마킹하고 1번으로 돌아왔다.


‘아! 됐다. 올핸 정말 가겠구나.’


어림 없었다. 10번대 적분문제 . 평소 계산에 약하고 식을 마구잡이로 적는 나는 한번 계산이 막히거나 실수하면 그 실수를 찾아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걸 알고있기에 패스. 도형의 극한, 평소같았으면 근사 쳐버리고 30초만에 답을 적고 넘어갔을텐데 . 눈을 몇번을 감았다 떠도 보이지가 않는다. 넘어갔다 이미 난 29번을 풀었으닌까 시간은 충분하다 생각했다. 확통 빈칸 슬슬 불안해진다 글이 안읽힌다. 문제가 이해가 안돼서 읽고 또 읽었다. 결국 숫자 대입해서 어거지로 구했다. 21번 .난 아직못푼 문제가 많다. 패스 . 그리고 주관식을 여차저차 풀고나니 30분 정도 남았다. 아 이제 아까 그 두문제만 풀면 92점이다! 


못풀었다. 식을 지웠다 쓰기를 여러번 시험지가 너덜너덜 해질정도로 적분을 시도했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안잡혔다. 도형의 극한. 셀수 없는 보조선을 그어가며 식을 정리해봤지만 꼴이 안맞춰지고 극한 계산이 안됐다. 친구들과 밥먹으며 답을 맞춰 봤지만 다 틀렸다. 심지어 21번이 10번대 적분 문제보다 쉬웠단다. 아 . 난 21번을 읽지도 못하였는데. 어렴풋이 삼수를 예감했다. 


4교시 한국사, 작년에 한국사를 최저도 맞추지 못했기에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 작년에 자신들의 실수를 아는 평가원인지 답들이 손을 들고 흔들고있었다. 한국사 시간이 끝나갈수록 몸은 굳어왔다. 정신을 차려야한다. 앞 시험의 결과가 어땠던간 최대한으로 나머지 두 과목을 치뤄야한다.


마침내 탐구시간, 하지만 집중이 될리가 없었다. 자신있던 생명시간 마저도 오히려 자신이 독이됐다. 


“생명이라도 잘 봐야해.” 


라는 자기암시는 내 심장을 옭아맸고. 심장 박동소리는 마치 내 귀에 직접 들려오는 듯 했다. 너무 떤 나머지 신경전도, 가계도 문제 두 문제를 풀려고 깨작 할때쯤 종이 쳤다. 


지2 9월이후로 지독한 사설들로 훈련 하며 1을 유지해온 나였다. 모르겠다. 자료 이해가 안된다. 내가 알던 지2가 아닌것만 같다. 개념의 적용방향을 도저히 잡을수가 없다.


부모님을 뵐 자신이 없었다. 1년 전 다른 학교였지만 수험장 그 자리에서 서울대에 가겠노라 하며 자신하곤, 인생 첫 실패의 슬픔을 맛보며 집에 돌아오곤 미래를 다짐한 아들은 1년 뒤 ,그 성적에서 단 눈꼽만큼도 변하지 않고 단지 잘본 과목의 변화만 있는 성적을 받는다.


국어86 수학 80 영어3 생1 43 지2 35

다시 한번 믿었던 과목에 배신을 당했고 , 국어1 수학3 과탐 23 이 서울대에 붙었단 소식에. 

조금만 더 잘봤으면.. 조금만.. 정말 단 조금이라도..하며 페인 처럼 살던 나에게 

아버지는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에도 외동아들인 아무렇지 않으신듯 나에게 ‘남자가 한번 하기로 해봤으면 삼세번은 해봐야지!.’ 하시고 , 나는 삼수를 결심하게된다. 


더 이상의 모험과 서울대의 메리트가 없어진 나는 치대를 목표로 생1 지1으로 돌렸다.

2020 6월 모의고사.

학교가기가 쪽팔려 외딴 독재학원에서 봤다. 성적표 가지러 가기가 귀찮아 안받아왔는데 기억 하기론 22212이었다. 작년 수능보다 내려간 국어점수가 속상하고 늘지않고 머무른채 도태돼가는 생물 실력이 원망스럽고 목표대학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다시자리를 찾아가는거 같은 수학 실력에 힘을냈다.


그리고 오늘 2020 9월모의고사 .

국어 77 수학 75 영어 59 생물 43 지구 31

“운이 좋은건 찍은걸 맞는게아니라 딱 자기자신의 실력 만큼의 점수를 정직하게 받는것이라고 , 그러니 나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내실력 만큼만 점수를 받았으면 운이 좋은거였을텐대. “

라고 자위하던것이 사실 이미 나에겐 과분한 점수들을 맞고있던 진짜 내가 내 점수를 찾아가고 있는것이 아닐까 ,

사실 이게 진짜 내 점수 였던건 아닐까 싶은 밤이다.


남은기간 잘 정리해서 다들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끝나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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