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수능특강 [790957] · MS 2017 · 쪽지

2019-08-23 03: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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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위.. 머리가 복잡해지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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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정확히 하자면 이번 시위의 주 목적은 조민 씨의 학부 입학에 대해 학교 측이 진상규명하라는 요구입니다. - 학위를 취소시키자는 것은 일단 차후에 논의할 사항이라는 의견이 대다수 네요. - 아직까지는 딱히 정치적 색깔을 띠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입학 취소를 시키는 것도 아니고, 부정 입학을 허가해준 고려대학교 측에 항의하는 것이니까요. 사실 고려대 측이 가해자라고 보긴 어려워요. 허위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스펙이지만, 스펙 자체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인증해 주는 사실이고 면접이라고 이걸 걸러내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여러 부정들이 겹쳐서 고려대 입학처에서 폭탄이 터진 거죠.

그래서 뭐, 목적은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정의를 바로세우고, 공정한 사회에 다가가는... 허나 이런 하나의 목적 아래에서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더라고요.

대표적으로 두 개만 말해보자면..


1. 수시 대 정시


이쪽은 주로 저학번들의 얘기죠. 뭐 다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만나본 정시생 친구들 중 일부는 본인의 두뇌에 대한 우월감과 자신이 고려대에 온 것에 대한 좌절감이 같이 있어요. 그래서 반수를 결심하는 학우들이 꽤 많습니다. 오르비에서 특정 닉네임이 떠오른다면 반성하세요. 이 옯창들아. 아무튼 평소에도 이러던 분들이, 뭐? 수우시이하악조옹비이리이? 아주 좋은 먹잇감이죠. 당장 고파스만 봐도 수시충 사냥 수시충 양심고백 어쩌구저쩌구.. 나는 흙수저 수시충 웅앵.. 현재까지는 유머러스한 분위기지만, 현재도 수시 입학생 중에서 시위에 반대하는 기류가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학종 자체의 문제가 분명 있습니다. 여러 가지 흩어져 있던 복합적인 부정과 비리가 대입과 수시라는 터널을 거쳐 묶여 나오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의를 바로세운다는 분들이, 입학 전형 때문에 특정인의 잘못을 감싸려 들거나, 부정행위와 상관 없는 사람을 족치려 든다? 보기 안타까웠어요..


물론 부정행위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2. 의대 본과 대 의전원


알려진 바와 같이 고대 학부를 나와 미트를 치시고 여차저차 해서 부산대 의전원에 들어가셨지요. 5년 전 고파스에 자신이 해온 것까지 상세하게 적어놓으셨습니다. 역시 여기서도 의대 본과를 나온 분들이 꽤 불만이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이에 질세라, 의전원에 재학중인 분들이 아주 열심히 방어태세를 갖추고 계십니다.

저는 선천적인 신체조건 때문에 의사를 하지 못합니다. 의대 지원 결격 사유는 아니라지만 졸업 후에 의사로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결함이 심해서요. 그래서 의대 생활이나 의전원보다 얼마나 빡센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대체로 의대 학부 생활을 하신 분들이 자신이 훨씬 더 힘든 생활을 해왔다 느끼시더라고요. 아마 이쪽도 1번 문제하고 연계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쪽은 제가 겪어보지 않았고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얘기라 제가 감히 껴들지 못하겠습니다... 이쪽은 유머도 없고 그냥 엄청 날 서 있어요. 현재 상황이.. 무섭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고대 내부뿐 아니라, 고대 외부에서도 수많은 편견, 정치세력들의 공작들까지 합쳐져서 아직도 시작이 꽤 위태롭습니다.  네이버에서는 고대생인 척 하는 극우분자들이 판을 치고, 다음에서는 이명박때는 왜 가만히 어쩌구 박근혜때는 공부만 하고 어쩌구... 양쪽에서 욕먹습니다. 학우분들도 시위 당일날 대책이랍시고 드립을 좀 치셨는데 이게 갑자기 진지한 행동으로 변하기도 할 정도로 많은 학우 분들이 외부유입에 엄청 신경이 곤두서 계십니다. 내부에서는 500명만 참석해도 정말 성공적일 것이라는 소리가 많고요. 저도 이거저거 따져보려면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나는 누구를 위한 의견을 가지고 있나, 내가 쓰는 글들이 "누군가 과거 발언처럼" 나를 겨누지는 않을까.. 그렇지만 말이에요, 고파스에 올라온 글처럼, 이 시위는 멋져 보이는 대의를 점잖게 말하지 못해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석연찮은 의도로부터 시작점을 순수하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눈에 보이는 갈등 너머의 본질.. 이 사회에 만연한 부정행위.. 를 쳐다볼 때 성공적인 첫 걸음을 딛는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시작" 잘 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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