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2019-07-14 18:51:47
조회수 1,702

인문학 소양) 고전을 왜 읽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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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머리를 지긋지긋하게 만드는 고전서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군주론>, <리바이어던>, <논어>, <징비록>, <꿈의 해석>, <명심보감>, <북학의>, <프린키피아>, <자본론>, <국가란 무엇인가>, <중체서용>, <사기열전> 등등




 다들 초중등학생때 '서울대 권장 고전 100선' 리스트를 한번씩은 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고전들을 왜 읽어야하고, 과연 이걸 통해서 얻는게 무엇일까요? 단순히 가방끈 길다고 자랑할 수 있다? 수능 비문학 지문에 나오니까?








(저희 집에도 이런 고전 만화책이 많은데 먼지가 상당히 끼었습니다. 요새는 다시 꺼내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가끔 이러한 고전들을 대단히 고리타분하고, 지겹고, 재미없고, 실용적이지 못하며 배우는 의미 없이 단순히 독서기록장을 채우는 역할에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필자 또한 재미있고 자극적인 만화책이나 현대에 출판된 책을 더 좋아했지, 이런 고전을 성실히 읽는 모범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필자는 다른 책을 제쳐두고 고전을 허겁지겁 읽으며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공학도로서, 고전을 대단히 실용적이라고 평가하며 당장 현실에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로 넘쳐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우리 문과 학생들 중에서 경제학이나 경영학에 관심을 둔 친구들이 많죠. 이런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 바로 <북학의>라고 실학자였던 박제가가 쓴 것입니다.




 <북학의>의 내용을 보면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신분주의와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했던 산업과 사회를 비판하고, 더 합리적으로 접근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과거부터 당연히 모든 국가들이나 사람들은 공급과 생산을 중시했습니다. 다들 못먹고 못살던 시대였으니까, 쌀이든 옷감이든 뭐든지 많이 생산되면 그게 사회와 개인의 부유함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매우 혁신적이고 시대를 앞서나갔던 박제가라는 천재는 생산보다도 소비를 강조합니다. 소비가 생산을 촉진하며, 많이 소비할 수록 더 많은 생산을 유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근시안적인 근검절약과 선비정신을 추구하던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재물은 마치 우물과도 같아서 계속 퍼다 쓰면 우물물이 더 늘어나고, 쓰지 않으면 말라버린다"라고 비유했습니다. 전 이걸 뭐라고 이해했는지 아십니까? 아! 자본주의!




 물론 당시 자본주의라는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당시 박제자가 주장했던 내용은 그냥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느낍니다.








(박제가는 당시 수레의 사용을 강조했습니다. 수레를 현대식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물류, 유통, 항공기, 선박, 대형 유조선 등으로 표현 가능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결국 본질은 바뀌지 않고 단지 겉표면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뉴턴역학 여전히 인간 차원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력을 끼치며, 현실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도구입니다. 오랜시간동안 수많은 학자들의 응용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뉴턴역학을 기반으로 현대 물리학은 더 높은 차원의 물리학적 개념까지 도달했습니다.




 지금 시대가 그때 뉴턴 시대와 다르다고 해서, 몇백년 지났다고 해서 뉴턴역학이 완전히 쓸모가 없고 아예 틀린 내용으로 수두룩할까요? 아닙니다. 








(여러분 자녀들은 뉴턴을 안봐도 될까요? 오히려 여러분보다 더 자주 봐야 할껄요?)






 이미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수많은 천재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상을 분석해왔으며, 그 지혜를 고전에 담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혜를 담아 놨으니까 고전인거죠. 만약 당시 시대에만 통용되는, 예컨데 지금은 아무도 중요하게 제작하지 않는 갑옷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은 여태 살아남아서 우리에게 읽혔을까요?




 단순히 생물학적 개념을 적용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적자생존 논리와 비슷하게 보아도 고전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그만큼 읽는 이들에게 깨우침과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며 현실적으로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살아남은 것입니다.(내가 쓴 글도 살아남으면 좋겠다)








 현대처럼 빠르고 활발하게 돌아가고 바뀌는 세상에서, 고전이 뭐가 중요하고 무슨 실용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라며 폄하한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고전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가치를 지닙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가치를 책정하는 가장 간단하고 낮은 차원(돈, 가격)으로 책정하더라도 고전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물며 이렇게 실용적인 가치가 이미 있는 것들인데, 거기에 더해 고차원적이고 정신적인 것들까지 담겨있으면 얼마나 이득입니까. 그래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연구하며 읽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현대전의 개념에서 보아도 <손자병법>은 중요한 본질을 지적하고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리바이어던>과 <군주론>은 통치와 외교, 사회유지에 대해서 아직도 수많은 정치인들의 필수 교양입니다. 인류가 축적해온 본질적인 지혜는 여태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입니다.







 태양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 제가 감히 동의하는 말입니다. 만약 이 말대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면, 고전은 우리에게 답안지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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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뜰앞의잣나무 · 895057 · 07/14 23:55 · MS 2019

    ㄹㅎㅎㅎ

  • 강로시ㅤ · 891150 · 07/16 11:31 · MS 2019

    여기도있노 뜰잣이 ㅋㅋㅋㄱㅋ

  • 샤대20학번 · 742363 · 07/14 18:56 · MS 2017

  • HaHaha.. · 784034 · 07/14 19:27 · MS 20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방금 영풍문고에서 책 몇 권 구입하고 오는길인데. 더 일찍 이 글을 봤으면 고전도 샀을 것인데 아쉽네요

  • 출방배우성할 · 793601 · 07/14 19:51 · MS 2017

    서양과 동양 철학 비슷한 거 찾는 게 참 재밌죠

  • ADdd · 845246 · 07/14 20:04 · MS 2018

    회원에 의해 삭제된 글입니다.

  • 괭괭 · 875256 · 07/14 21:21 · MS 2019

  • 태리황 · 898203 · 07/14 23:30 · MS 2019

  • 성남고 조경민 · 875628 · 07/14 23:40 · MS 2019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고전 많이 읽었습니다만, 지금 제 생각은 좀 다른게.. 우리가 고전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또 읽으면서 스스로 끼워맞추는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본문의 박제가의 글도 글쓴이께서 이미 알고 계신 것이 있어 그만큼 보신 것이지, 정말 그 책 자체에서 지금 21세기에 뭔가를 배울 수 있나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또 고전에는 틀린 것으로 밝혀진 내용들도 많기도 하구요. 군주론은 당시 시대에는 혁신적인 것이었으나, 지금은 사실 그 책의 한계도 많이 지적을 당하고 있고, 뭔가를 배우려면 차라리 다른 현대에 나온 책을 읽는 것이 낫지 않나 싶네요. 그 책들은 이전에 나온 책들의 위에서 쓰인 것이니까요. 저는 고전이 사실상 지식의 역사에 있어 사료 이상의 어떤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교양으로 한 번쯤은 읽어볼 책들이 고전인 것은 맞지만, 사실상 고전에서 한 구절, 한 줄 외워서 글이나 연설에서 인용하는 것 이상의 효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조선시대때 선비들이 맨날 고전 인용만 하면서 본질 위에서 언어로 겉돌던 것처럼 말이죠. 이과가 고전을 읽으라 하고 문과가 토다는 모습이 웃기긴 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네요 ㅋㅋㅋ

  • Cognita Sapiens · 847641 · 07/14 23:51 · MS 2018

    물론 그러한 관점과 응용 또한 맞는 말입니다. 당시 시대를 기준으로는 매우 혁신적이고 중요한 사상적 자극이 되기도 했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변화한 사회를 기준으로 하면 부족한 점도 많죠. 마찬가지로 고전역학 또한 지금 와서는 아인슈타인부터 수많은 현대물리학자들에 의해 비판받고 더 엄밀하고 정교한 이론들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뉴턴이 그 생각을 하게 된 과정과, 거기에 사용한 실험적 기법은 인간 사고력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교육용으로서도 가치가 충분하죠.

  • 성남고 조경민 · 875628 · 07/14 23:56 · MS 2019

    그쵸 특히 과학사에 있어 이론과 이론 사이의 논리적 싸움을 이해하고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를 공부하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문학에서 제일 재밌게 보는 주제기도 하구요 ㅋㅋ

  • 나는 개짬찌야 · 709046 · 07/15 02:45 · MS 2016

    과학 인문사의 발전한 내용 자체만 보면
    그 당시보다 상당히 발달한 현대사회인 입장
    에서는 그저그런 사료에 지나지 않겠지만
    고전에서의 그들이 그러한 내용을 생각해내고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고전의 가치는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도 이걸 의식하는지
    작년에도 과학사 지문이 나왔고 기출에서만
    해도 과학사 지문이 많이 출제되었던 것
    같아요. 고전이 등한시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네요

  • 별꽃낙화 · 884878 · 07/15 21:37 · MS 2019

    고전을 읽고 사고가 확장되는걸 한 번이라도 경험하면 다시는 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지요. 정말 공감합니다. 과거 교육시스템이 존재하기 전에 학자들은 고전으로 공부해서 상상하기 어려운 업적을 남겼고 단일 대학으로 노벨상 수상자 91명을 배출한 (수상자 보유 국가 4위에 해당하는 프랑스보다 많은 수) 시카고 대학은 본래 지잡대 수준에서 "시카고 플랜" 이라는 (필수 고전 100권 읽어야 졸업) 전설적 계획으로 세계 최고 명문이 됐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과거 중세 프랑스에서 귀족이 아닌자가 책을 읽으면 처벌 했던 이유를 알꺼 같습니다. 전 이기적이여서 그런지 정말 친한 사람 아니면 고전 절대 추천 안합니다. 그 사람이 현재 위치가 어떠하든 나중에 라이벌이 되거나 절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근데 추천해도 50쪽 읽고 때려치기도 하지만...ㅋㅋ

  • 별꽃낙화 · 884878 · 07/15 21:41 · MS 2019

    고전 읽는 중이시면,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추천드려요. 이런 류의 책은 읽기 전과 후가 참 달라요.

  • 논객 · 865451 · 07/15 21:41 · MS 2018

    저도 고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공대생인데요. 일단 현대에 수학적 모델링이 제대로 이뤄진 경제학 등 분야의 고전에는 아무런 의미를 못느끼겠습니다. 그래서 인문학, 철학 등 사상 고전을 읽어보려 하는데요. 이게 은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더라고요. 그래서 말인데 서양철학 쪽 테크트리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별꽃낙화 · 884878 · 07/15 21:44 · MS 2019

    글쓴이는 아니지만 시카고 대학 추천 도서 보세요 연차별로 전부 정리 되어 있습니다. 현대에 가장 검증 된 테크트리 입니다.

  • Cognita Sapiens · 847641 · 07/15 23:54 · MS 2018

    저도 그 분야는 그닥이라. 생각나는건 <리바이어던>, <사회계약론>, <유토피아>, <어린 왕자> 정도네요

  • 독야청청 · 896837 · 07/15 23:11 · MS 2019

  • 비밀의 화원 · 743476 · 07/16 05:44 · MS 2017

    본글의 논리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느껴지긴 하는데.. 그래도 고전이 중요하다는 점만큼은 다들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대체로 고전의 중요성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다고 말할 수 있죠.

    고전은 여러 권 훑기보다는 무게 있는 한 권을 잡아서 그걸 제대로 파는 게 효율적일 수 있어요. 하나를 제대로 알면 다른 것들도 엮여오는데 이건 경험해본 사람만 압니다. 근데 이렇게 읽으려면 충실한 역주본이 필요한데, 그런 역주가 잘 되어 있는 고전번역서는 국내에 많이 없어요. 조사 많이 해봐야 합니다.

    좋은 번역서를 고를 수 있는 한 방법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번역서의 맨 앞이나 뒤에 있는 '해제'를 보는 겁니다. 해제의 수준이 곧 번역자의 수준입니다. 가끔 해제를 별도로 달지 않고 역자 서문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그것도 확인해볼 필요 있고요. 해제에서 전문가 포스가 풍겨나온다면 일정 수준 이상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전 독서 가지고 자기계발서 쓰는 작가들이 있던데, 그런 사람들 추천은 믿기 어렵다고 봅니다. 서점에서 몇번 들춰본 적 있는데, 비전문가의 불성실한 번역서를 좋다고 추천하고 있길래 그대로 책 덮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뭐였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네요.

  • 치약 치솔 · 772508 · 07/17 01:17 · MS 2017

    별들의 고향 잘 있지요??. 말은 정말 윤지o급입니다. '무게 있는 한 권'? <군주론>과 <북학의>는 다릅니다. 앞으로 자주 봅시다. 별들의 고향님!!. 그때 고소한다고 부들 부들 떨더니만 ㅋㅋㅋ 지금도 별들의 고향님 보면 "보적보"가 생각납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