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리황 [898203] · MS 2019 · 쪽지

2019-07-09 21:09:52
조회수 10,437

병신tv) 독재학원 3일만에 ㅌㅌ한 사수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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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리황입니다


수능 익절했읍니다.

사실 미련을 못버릴까봐 이 글쓰고 수능 미련버리려고 오르비가입한건데...글쓰기 제한이 오일이나 걸려버려서 그 사이에 다 정리했어요. 책은 귀찮아서 아직 안버림 ㅋㅋㅋㅋㅋ


예에...막상 쓰려니까 별게 아니라 혼자 정리할겸 타임라인 써봄.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 전 퀴즈를 준비하러 5월말에 집에 내려와서

혼자 반밍을 다짐하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스벅에서 2시간동안 설득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왔는데 아빠가 모임에 가셔서 엄마랑 먼저 얘기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언제 말할까 고민하던 중

엄마랑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게됨. 엄마 생각에도 내가 전문직을 하는게 나을것같다길래 그럼 수능 한번 더 봐서 한의대 가는게 이득이 아닐까? 한번 더볼까?로 밑밥깔았는데....^-^ 엄마가 하고싶으면 하라고 쿨하게 허락.

아빠한테 말도 안꺼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말해놔서 걍 허락을 받아버렸읍니다.....


사람은 하고 싶은걸 하고 살아야한다고, 후회할 것 같으면 하는게 맞긴한데 왜 한의사가 되고싶은건지는 알려줄 수 있냐고 하시길래, 전문직으로서 안전성과 탄력성을 갖고 일하고싶다 라고 말씀드렸어요. 

아빠는 그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때문이면 종강 때까지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 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넴~~이라고 하고 서울에 올라왔음. 사실 이미 서울에서 일끢을 다 푼상태였거든여 홀홀... 


그리고 퀴즈는 좃박아서 30여등을 해버림



그리고 종강까지 그냥 주욱 다녔죠

룸메랑 동기들이랑 밥도먹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시험 전날 혼자 조조영화 보러 압구정까지 다니고

나름의 벼락치기로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학원들 알아보고 체험도 하고 7월 1일부터 다녀야지~~하며 보냈어요.

7월 1일에 학점이 나온대서 일단 집에서 존버를 했습니다.

근데 시벌ㅋㅋㅋㅋㅋ중간고사 기말고사 둘다 2주전에 벼락치기시작해서 개쫄렸는데 인생최대의 학점을 맞아버림

(일학년때는 삼주전부터 준비했으니)(후 진짜 기만하고 싶었다)

7월 1일에 학원을 처음갔다가 밤에 엄마가 데리러오셔서, 차에서 이런저런얘기를 했어요. 동갑인 사촌들은 이렇게 저렇게 지낸다더라, 여행한번 갈까 같은 얘기하다가 집에 다다랐을때 넌지시 말씀하시더라구요.

엄마는 니가 회계 재밌다고 하기도 했고, 성적도 잘 나와서 이쪽도 괜찮을 것 같은데 더 할 생각은 없냐고.

없다고 단호하게 대답은 했는데, 새벽감성에 혼자 싱숭생숭해지고 미래가 두렵고 나 혼자 쳐지는 기분이고 해서 훌쩍이다 잠들었읍니다.


7월 2일에 학원갔는데,,,학기중부터 맛탱이가 가버렸던 몸이 심각해져서 단순 수식을 필기하는 것만으로 손목통증이 유발되어 조퇴를 해버렸읍니다. 원래 남들 공부할때 노는게 제일 짜릿하고 남들 놀때 공부하는게 제일 빡치잖아여. 그냥 병원갔다가 쉬었어여 ㅎㅎ. 이때도 경영학을 계속해야할지, 수능을 보는게 맞을지 하루종일 생각했던것같아요.


7월 3일에 공부하는데 (공부하기 싫어서) 수특에 집중도 안되고 손은 움직이는데 머리는 캠퍼스에 두고온 기분이었어요. 심지어 제가 앉는쪽에는 수능생보다 핏준생 임용고시생이 더 많이 앉아있었고, 건너편에서는 민법 책이보이고...순경시험 준비생이 보이고 해서

 '어...나도 나이상으로는 저런거 하고있어야 맞는게 아닐까' 하며 싱숭생숭해졌어요.

가뜩이나 절친한 친구가 이번 방학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동기는 행시를 준비하기때문에 그 친구들보다 많이 뒤쳐진 느낌이었어요. 결국 마지막교시에 혼자 눈물이 터져서 훌쩍이다갘ㅋㅋㅋㅋㄱㅋㅋㅋㅋ 종 치자마자 폰 가져가서 엄마아빠한테 전화했어요.

"엄마 ㅠㅠㅠㅠㅠ진짜 미안한데 나 반수안하면 안돼???ㅠㅠㅠㅠㅠ"하며 떨린 목소리로 말하는데 엄마가 빵터져서 웃으시더라구요. "22살 먹고 왜 그런걸로 울어?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는데 그게 왜 미안해. 아빠 바꿔줄테니까 한번 아빠랑도 얘기해봐" 라고 토스를 하셨고...아빠는 "아니 행복하려고 하는건데 공부하면서 불행하다는 생각들면 그냥 하지마~~그래서 아빠가 처음에 진짜 하고싶어서 하는거냐고 물어본건데, 지금이라도 빨리 깨달아서 오히려 다행이네. 주말에 아빠가 술사줄테니까 울지마~"라고 하셨어요. 엌ㅋㅋㄱㅋㅋㅋㅋ

길가에서 마저 좀 울다가 추스리고 엄마 기다렸습니다.

말은 저렇게 해놨는데 집에 오면서도, 잠자리에 들면서도 그만두는게 정말 맞을까 계속해서 의구심이 들었어요.

찡찡댈때마다 받아주고 조언해준 오르비언들 생각도 나고

19살때부터 22살때까지 수능밖에 생각안한 20,21살의 저도 생각나고

부모님은 이제부터라도 남들처럼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시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4일에 가서 모의고사 환불 학원환불을 전부 다 해버리고 남들에게 말하고 다녀야 단념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르비가입했네요.


그냥 뭐...입학해서도 수능밖에 생각안해서 시야가 많이 좁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묘해요.

왜 나는 수능에 집착했는가.

저는 전문직 전문직 노래를 부르긴하지만, 학벌콤플렉스는 없는편이었거든요.

누가 명문대에 다닌다고 해도 음~~그렇구나 수준이고, 아무도 중뽕유입해준적 없는데 혼자 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항상 학교 야경을 보며 정말 정겹다는 생각을 하고.

이렇게 3일만에 그만둘정도로 간절한 것이 아니었다면, 작년의 내가, 재작년의 내가 정말 나를 위한 오롯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안타깝고 내 청춘한테도 조금은 미안해요.


반수를 그만 둔 지금이라고 막 행복하고 미래가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서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ㅋㅋㅋㅋ 1000명이 있으면 삶의 방식도 1000가지일텐데 뭐 어떻게든 살겠죠?

먼 미래는 모르겠고 가까운 미래라도 계획을 세워보자는 생각으로 지금은 교환학생을 가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고등학교때부터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어서.

자존감이 많이 낮고, 플랜 B,C가 없으면 실천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라 걱정을 사서하기때문에

남은 반년은 걱정안하는 연습하는게 목표입니다.


수험생 커뮤에서 이런 글 쓰는 것도 웃기고, 수능 그만둔 사람이 이런말 하는것도 웃기지만

수험생 여러분 올해 원하시는 대학 합격하시길 바라면서 글 줄일게요.


할 뚜 이 따


rare-경찰 오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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