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24 [773594] · MS 2017 · 쪽지

2019-07-01 03: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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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거점 국립대생의 과외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3394071

안녕하세요, 그냥 대전과 세종에서 수능 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르비에는 수험생들이 많으시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학부모, 사교육 업계 관계자 등 


수험생은 아니지만 대학 입시와 관련된 많은 분들이 활동하시고 있다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대학에 이미 진학하신 뒤에 과외로 소득을 올리고 싶은 분들을 위해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삼수를 했습니다.


수포자에서 삼수 9월 모평에 112111까지 찍었지만 수능에서 미끄러져 원하지 않는


성적을 받았고 원서 지원 또한 실패해서 충남대학교 경제학과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왔습니다.


사실 오르비의 수많은 분들에 비하면 지역 거점 국립대가 그리 대단하지는 않은 학교인 것 맞죠.


물론 뭐 지역인재를 고려하거나 대전/세종/충청권에서는 좋은 대학이지만 


삼수까지 해가면서 올 만큼 가치가 있는 대학이라고는 저 또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여느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돈이 궁하고 타지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터라


여기저기 지출이 많아 과외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보다는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과외는 크게 1. 지인 소개, 2. 전단지, 3. 중개 사이트 혹은 앱을 이용하여 구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전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 1은 불가능하고 2는 어디에 붙어야 홍보가 될 지 몰라


자의 반 타의 반 방법 3으로 시작했습니다. 일단 오르비 과외시장의 경우, 최상위권 소위 '괴물'들이


많기 때문에 피했습니다. 아무런 후기가 없다면 제가 봐도 경제학과인 저보다 의예과인 다른 분을


고를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래서 '###'라는 앱과 '##'라는 앱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프로필을 최대한 자세하게 썼습니다. 제 소개와 수업의 특징 및 장점, 커리큘럼, 과제까지


현재 제 프로필은 거의 3천자가 넘게 작성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교재와 자료들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앱으로 구한다는 것이 말이 쉽지, 인내심과의 싸움입니다. 과외 견적을 보내면 열에 하나 답장 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11월부터 시작해서 12월 말이 되어서야 첫 과외 학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꾸준히 보내고 프로필도 잘 꾸며야 합니다.




어쨌든 한명으로 시작해서 모든 수업 교재와 과제물을 모두 직접 제작했습니다. 말이 제작이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커리큘럼에 맞춰 수업을 구성하고 수업에 맞게 수업 교재를 제작하고 내용을 편집하고


거기에 과제물 또한 기출문제를 하나하나 분류하고 이에 대한 모든 해설을 제가 직접 적었습니다.


결국 學과 習은 방향이 같아야 하니까요, 시중 교재는 학생들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효율도 떨어집니다.


수업 준비도 3시간 짜리 수업을 위해 5~10시간을 투자하면서 꼼꼼히 읽고 여러 버전의 필기를 준비하고


수업 시뮬레이션까지 해보고 예상 질문까지 생각하며 준비했습니다. 결국은 강의니까요. 


그렇게 수업 준비를 하고 교재 편집을 하고 표지도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들고 다니고 싶게요. 


그래서 1월에 총 3명의 학생이 모였고 저에게는 90만원의 수입과 10만원의 고정 지출이 생겼습니다. 


이 80만원을 모두 재투자했습니다. 지금도 제 7평 오피스텔에는 시중 기출문제집 수십권이 쌓여있습니다. 


모두 읽어가며 기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배웠습니다. 단, 해설을 베끼면 안됩니다. 


강사의 관점으로 해설을 적어야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여튼 이렇게 재투자를 하면서 컨텐츠 


사실상 해설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우 노력했습니다. 작품마다 어떻게 감상을 해야하는지, 


지문마다 어떻게 독해를 해야하는지 다 적어놨고 디자인도 예쁘다보니 기존 학생들 친구들이 문의가 


오더군요. 그래서 3월 개학 시기에 총 5명이 되었습니다.




3월, 자 이제 시중교재는 다 샀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김봉소 이감 국어 연구소에 연락을 하게 됩니다.


사실 대전과 세종에서는 대다수의 학생이 수시를 준비하고 있어 국어는 최저등급을 맞히기 위해 공부하는


과목입니다. 그렇다면 김봉소 이감 모의고사의 경우 사실상 실전 훈련을 제외하면 그 의의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김봉소 이감 국어 연구소에 메일을 보내 공급 계약을 맺게 됩니다.


그렇게 매주 간쓸개와 이감 실전 모의고사를 공급받게 되었습니다. 그럼 학생은 제 수업을 들으면


매주 제 과제장 1권, 간쓸개 1권, 실전 모의고사 1회를 받게 됩니다. 대치동 1타급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전/세종 바닥에서는 여타 학원들보다 경쟁력 있는 자료의 양과 질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4월, 자 이렇게 번 돈을 다시 재투자했습니다. 동기들을 타이핑 아르바이트로 고용해서 과제 제작을 맡기고,


저는 오로지 과제 해설 작성과 수업 준비만 했습니다. 현재 그래서 과제물은 평가원 기출문제 20 SET,


고전시가 분석 자료, 기출 어휘, EBS 우선순위 선별 자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전/세종에서는


최고 수준의 자료의 양과 질을 가지게 된 것이죠. 




5월, 그리고 학생들에게 앱에 후기를 써주면 치킨 기프티콘을 줬습니다. 그러면 착한 학생들이 매우 


친절하게 저에 대한 후기를 남겨주고 이를 통해 앱 내 랭킹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후기가 많을수록


과외 문의는 더 많이 들어오고 메인에도 많이 노출됩니다. 이런 식으로 재투자를 하며 랭킹을 끌어올려


한 때 ### 내 전국 10등(현재는 17등)까지 찍었습니다. 5월 이후 과외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해서 


아예 스터디룸을 대여하여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룹과외죠. 자 이렇게 저는 


6월 30일 현재 15명의 수강생과 3명의 수강 대기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도 이탈은 1명 있었습니다. 고2 학생이었는데 아무래도 고3/N수 대상 수업이다보니 


제가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나갔지만 그래도 15명이면 그냥 동네 학원 정도는 제끼는 수준입니다.


매달 학부모님들에게는 자세한 수업 계획서와 최근 기출, 모의평가 분석 자료가 나갑니다.


이번 달에도 김봉소 이감에서 제공하는 분석 자료와 제가 만든 풀컬러 손글씨 해설지와 분석 자료, 


하반기 강의계획서가 나갔습니다. 학부모님들에게도 매번 연락을 드리면서 꼼꼼히 관리하셔야 합니다.


학부모님들은 수업을 못 들으시기에 선생님에 대한 의심이 언제나 있습니다. 이를 불식시켜드리기


위해서는 좋은 자료와 잦은 연락이 필요합니다. 




이제 제 목표는 올해 20명을 찍고 내년부터는 학원에 출강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적어서


쉬워보이지 학교는 거의 출석만 한 상태이고, 인간 관계를 많이 포기하셔야할 겁니다.


즉, 쉽게 돈 벌 생각이라면 중학교나 고 1,2 과외를 하세요. 저는 어차피 제 미래 계획에서 학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기에 포기했습니다. 사실 올해는 현재 5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지만


고정 지출도 많고 재투자도 많이 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모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 투자한 10만원이 나중에는 100만원이 되어 돌아올 거니까요. 그냥 용돈 벌이를 하실 계획이라면


제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많은 돈이 필요하거나 대학 등록금, 생활비를 감당하셔야


하는 분들이라면 노력하세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지방이여서 성공한 것도 있겠네요.


과외하시는 분들 다들 파이팅 하세요.




그리고 고3/N수 과외는 정말 책임감 있는 분들만 하세요. 남의 인생을 책임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제 아버님이 퇴직하신 상태라 금전적인 지원이 없기 때문에 밥벌이를 하느라 이렇게 열심히


하는겁니다. 과외는 쉽게 돈을 버는게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3줄 요약>

1. 과외 수강생을 많이 모으고 싶다면 재투자를 해라 (중개 앱, 사이트 랭킹 관리 or 자료)


2. 결국 강의다, 수업 준비 꼼꼼히 해라


3. 수능 과외 수업은 책임감 있게 준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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