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속으로 [737183] · MS 2017 · 쪽지

2019-05-27 20: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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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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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비판적 글쓰기 수업이 있었다.


교수님은 내 글을 읽고는 글이 공격적으로 쓰였다고 했다.


나름의 논리가 담겨져 있지만,


글을 읽는 입장에서


쏘아붙이는 글에는 반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문득 재수를 했던


20살 때 혼자 독서실에서 매일 하루를 끝내며 쓰던 일기가 떠올랐다.


하루종일 누군가와 대화도 공감도 없이,


외로움 속에서 느꼈던 울분을 일기에 쏘아냈다.


나는 이렇게 고통스러우니까 성공할 거라고, 아니 성공해야만 한다고.


나름의 논리가 있었지만 현실이 되지는 못했다.


모든 걸 얻을 거라고, 얻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20살의 오만함을


현실은 차갑게 채점했다.


그 후 나는 노력이 중요한게 아니라


결과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마음에서 우러나지도 않는 허영된 위안을 했다.


어렸던 나는 포기하는 법을 배우고 싶 않았다.


하지만 실패와 시간은 안되는 것도 있는거라고 믿게끔 만들었다.


그걸 믿지 않으면 내가 한 노력마저 부정될까 두려웠다.


이제 난 어떤 신념을 갖기 두려워졌다.


그저 허망한 위안과 자조만으로 하루를 채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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