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물고기 [843843] · MS 2018

2019-04-20 2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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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하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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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망치고 가족들과는 남보다도 못한관계가 되었고..

그나마 있던 돈은 인강프패랑 책사는데 다써버려서

기숙사 밥이 안나오는 주말 이틀은 굶거나 삼각김밥 하나로 때우는 상황까지옴; 


그래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전부터 계속해왔으나

쉽지는 않은게 알바는 3월초부터 면접만 13번을 봤는데 

다 떨어짐 내가 정시 수시 불합격 화면보면서 살면서 지금처럼 많은 실패를 하는경우가 있을까 했는데 있었음 알바면접탈락이 더많음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면접보다보니까 감이좀 오는데

'연락드릴게요=탈락 ㅂㅅ'임 

친구말로는 합격이면 면접때 스케줄조정같은거 한다던데...


그리고 좀 어이없는게 경력없으면 일이 잘안구해지는데 이렇다보니 경력을 쌓을수가없고 (경력자만구함->경력못쌓음) 악순환의 반복ㅅㅂ


무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일알바 위주로 찾게되었고

인력사무소에서 노가다도 2번 정도 해봤는데

요즘 불황이라 일이없기도하고... 리스크가 너무큼

(여기 일나가려면 40분 거리에 있는 사무소로 새벽5시까지 가야하는데 5번 나가면 4번정도는 일을 못받는 소위 데마?라는 용어를 쓰는 상황이 자주 일어남 피곤하기도하고 시간도 4시간정도 의미없이 날리고....)


그러다 지역 구인게시판에 물류센터 야간당일 알바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시급도 12000원이나 준다는것을보고 이거 한번하면 필요하던 문제집도 사고 앞으로 한달정도는 밥안굶어도 될것같아서 바로 문자보냈더니 저녁 8시까지 어디로 오라는 문자가옴 근데 보통 알바들은 내가 제발 일좀주세요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건 이상하게 시급도쌘데 경쟁자도 없고 저녁6시인가부터 회사에서 전화와서 꼭와야된다고 계속 그럼; 이때 눈치챘어야했는데 


무튼 8시까지 대충 도착했더니 인원체크하고 먼 봉고차 같은데 타더니 무슨 물류센터같은데 도착하고 난 이때 눈치챘음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상하차구나' 순간 ㅈ된거같아서 튈까하는 생각도했는데 여기 위치도 모르겠고 어두워서 일단 일은 해보기로했음 사무소가서는 신분증 제출하고 뭐 이상한 앱같은거깔고 한뒤에 사람들 나누는데 대충파악한걸로는 일이 세가지로 나뉨 


하차:정박되어 있는 트럭에서 짐꺼내서 컨테이너 벨트로 보내는일 일명 '까대기'라고 부르는것같았음

분류:하차팀에서 내린 짐들을 스캔해서 식별한뒤 분류하는작업 보내는 라인같은게  정해져 있나봄

상차:분류돼서 보내진 물건들을 트럭안에 쌓는일


그리고 내가 하게된 일은 상차였는데 분류는 먼가 숙련자들한테 시키고 나머지가 상하차를 하는듯했고 나는 나보다 나이가 약간많은 노란머리로 염색한 형하고 덩치큰 형들이랑 같은 조였는데 이형들이 트럭위로 짐을 옮기면 내가 안쪽부터 차곡차곡 배치하면 되는일이었음


처음에는 그냥 되는대로 막 쌓는데 휴지인가 기저귀같은것만 ㅈㄴ 많이와서 개꿀알바인데 이걸 왜 힘들다하지 ㅋㅋㅋ 이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점 무거운물건들이 오기시작함

그래도 낮은 아래쪽은 박스를 밀면되니까 괜찮은데 쌓으면서 위층으로 갈수록 고난임 트럭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꽉꽉 채워넣어야하니까 맨꼭대기에도 넣어야하는데 무거운거 ㅈㄴ힘들게 들어서 간신히 몇개넣었더니 팔이 떨리기 시작함 보다 못한 뒤에형이 무거운건 아래에 놓고 가벼운걸 위에 넣는게 요령이란걸 알려줘서 그나마 좀 나아졌음


간신히 한트럭을 끝내고 이제 좀 쉬나했는데 다음 트럭 바로또 들어옴 시계보니까 열시도안됐고 이걸 여섯시까지 해야한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음 그래도 이번에는 들어오는 택배보고 무거운거 가벼운거 몇층에쌓을지 생각하면서 하니까 그래도 테트리스하는것같은 느낌도 들고 할만하다

싶었는데 


ㅅㅂ 지옥의 생수레이드가 시작됨 진짜 생수가 

생각보다 ㅈㄴ 무거움 그리고 속도 조금만 느려지면 뒤에서 뚱보새끼가 15분인가 안에 끝내야된다고 소리 존나지르는데 힘들어서 짜증도안남 그리고 일하다보면 막 말도안되는 생각많이듬 쌀포대 옮길때는 혼잣말로 주식 빵으로 바뀌면 좋겠다 계속이러고 생수옮길때는 정수기에 있는 물쳐먹지 물을 왜 택배로 시켜먹지 이거 시킨새끼는 악마다 이생각만 한 100번한듯

 (난 이제부터 생수배달은 절대안시킬거) 


3대 정도끝내고는 진짜 뒤지겠다는 생각들정도였고

목너무 말라서 물좀먹고 온다고 한 30초 자리 비웠는데

작업반장인가 하는새끼가 개쌍욕해서 나도 ㅈㄴ화났음

튈까 생각도했는데 지금까지 일한게 너무 아까워서 그냥

참았고 4대째 짐싣는데 내자신이 시시포스랑 곂쳐보였음 

끝없이 돌덩이를 굴려서 정상에 올려놓으면 돌덩이가 굴러내려가서 끝없이 일을반복하는 아마 상하차는 시시포스가 현실세계에 구현된것이 아닐까싶다는 생각을했음 12시 반정도가 되니까 휴식시간이라그랬음 


한 30분 정도 쉬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나이많은 할아버지부터 내또래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형이 말걸어줘서 대화좀했는데

그형은 소방공무원 준비중이라고했고

일은 할만하냐 대학 어디다니냐 그런거 물어보는데

지거국 사범대 다닌다니까 공부되게 잘하는거 아니냐고    근데 왜 이런 일하냐 그래서 울컥했음 집이나 오르비에서 나는 지나가는 바퀴벌레 정도로 취급받는데 .....


무튼 일을 다시 시작하는데 하차쪽에서 일하는 할아버지가 두세명분일을 혼자하는걸 봤는데 김승옥[역사]라는 소설에 나오는 서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엔 저 할아버지도 일은 남보다 많이하지만 돈은 똑같이 받아갈걸 생각하니 좀 허탈했음 개인적으로는 상하차 일하면서 빡세다고 느끼는 이유가 쉬는시간의 여부때문같은데 노가다같은경우 열심히 일하는게 오히려 민폐인 경우가 많고 진짜 틈만나면 담배핑계로 쉬고이러는데 이건 시간하고 일이 정해져서 끊임없이 굴리니까 전력질주로 마라톤하는기분이었음 거기다 사람들이 힘드니까 서로 막 욕하고 짜증내고 이런거에 마음도 상하고...


 끝나고 집에와서는 오자마자 잠들었고 일어나니까 온몸이 다쑤셨음 돈은 월요일에 입금된다함... 혹시나 상하차 해볼까하는 사람있다면 돈진짜급한거아니면 비추 힘들어서 공부에 지장가는듯함


그리고 개인적인 불행을 얘기하자면 6월 모의고사 신청날짜잘못알아서 신청못하고 대학 중간고사는 밤새공부하고 시험3개있는날 아침에 10분만 자려다 딥슬립해버려서 날리고 ㅋㅋㅋㅋ 올해 안좋은일은 다겪는것같은데 열심히 살면 희망이 보일거라 믿고... 버티고있음 시시포스같은 이 삶이 언젠간 바뀔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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