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우유 [771385] · MS 2017 · 쪽지

2019-02-16 11: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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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합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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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하게 그냥 허심탄회하게 적어봄.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님. 다만 첫 수능에 비하면 이정도로 만족해야할듯. 첫 교시 예상할 수 없었던 갑작스러운 고난이도 문항의 연속에 잠시 흔들렸었음.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던 지난 한 해였지만, 그간의 시간들을 인내해왔기에 시험의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시험을 마칠 수 있었음. 결과에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지만, 잇올에서 공부했던 시간들 중 수능을 앞둔 마지막 한달이 없었더라면 또한번 고배를 마셨을 것이야. 스스로 무너졌던 작년 현역시절을 돌아보며 자신감을 잃었던 나는 여러 독학재수학원과 재종반을 알아보며 고질적인 문제점을 외면한채 환경의 변화만을 추구했었음. 아무리 좋은 선생님의 지도가 있더라도, 수능이라는 시험 역시 마라톤에 비유하셨던 수많은 공신분들의 충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재수 초반을 방황하며 보냈던 것 같음. 잇올에서 공부하면서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음. 과목별로 보충해야할 점들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나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음. 중학교 때까지 전교등수권을 놀았던 나는 나를 너무나 신뢰했었음. 고등학교 3년, 현실의 유혹들에게 양보하면서 점차 떨어져가는 성적을 보면서도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며 공부했었던 것 같음. 무엇보다도 나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 실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방황을 했던 내가 그 해답을 찾은 곳은 이곳이었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나는 잇올에서 뼈를 묻기로 했음. 잇올의 가장 큰 특징은 수능을 준비하는 N수생과 더불어 공시생과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서 공부하는 것임.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나로서는 경쟁의식을 느끼며 또래들과 공부하는 것보다 집중이 잘 되었고, 통제가 힘든 다른 독재나 재종에 비해서 분위기도 잘 조성되어 있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음. 다양한 공부환경 조성은 능률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했고, 스퍼트를 올려야하는 마지막 그 날까지도 긴장의 템포를 늦추지 않으며 공부할 수 있었음. 내가 정말 열심히 했나 하는 의구심도 요즘따라 듦.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후회가 없는 시험이어야 진짜 열심히 한 것 같다는 나의 완벽주의 모토 때문이기도 함. 그렇지만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는 것을... 자가당착을 반복하며 괴로웠기도 했음. 하지만 혼밥에 익숙하지 않았고, 누구보다도 웃음이 많았던 내가 지난 한해 살아왔던 나날들을 돌아보면 너무나 가엾고 불쌍했음. 재수 학원에서의 첫날 숟가락을 뜨면서 소리없이 눈물이 나기도 했었고 스트레스에 잠이 오지 않아 이불을 뒤척이며 1년동안 참았던 기억들을 돌이켜 보면 나도 '노력'이라는 단어의 무게에 합당한 사람인 것 같음. 이제는 진학이라는 기쁨에서 그 시간들이 마냥 힘든 추억만은 아닌 것 같음.

음슴체 미안하다 불편했더라면... 말도 좀 오글거리는 것 같음. 사실 오르비에 올릴 생각은 아니었다만... (말 안해도 알쥐?) 여긴 sky 권애들 노는데라 감히 끼지를 못하겠는데 맨날 도움만 받다가 글 남겨봄. 고맙다. 각자 목표한 바 다 이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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