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아메리카노 [863271] · MS 2018 · 쪽지

2019-02-07 19:32:14
조회수 6,164

(AS) SKY 비교 및 재수에 대한 사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312600

제가 어제 무슨 생각으로 그 글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https://orbi.kr/00021304206)

오랜만에 새벽까지 일을 하다보니 새벽갬성에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그래도 댓글이 많이 달리고 해서 AS 몇가지는 드려야 될 것 같아서 따로 글을 드립니다.

원래 글을 수정하고 댓글에 재댓글을 다는 것보다 주요 논점을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시 글을 올립니다.


1. "서vs연고 차이는 교수,고위급판검으로 갈수록 차이가 매우커짐"


댓글 발췌(도전자허리케인님): 고위직 판검으로 갈수록 서 연고 서성한 지방대 차이 점점 늘어나는게 아니고 줄어듭니다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학벌의 영향은 0에 수렴합니다 지금 80년대 장관의 3분의 1이 설법출신인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장관의 3분의 1이 서울대 출신도 힘들겁니다 다 자기 역량에 달려있고 지금 설대 문과 1000명선 연고대 문과 합쳐서 5000명입니다 80년대에는 설 연고 문과 모두 각 3000명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문과에 한정하면 숫자 우위의 연고대가 굳이 따지자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역량이 더 우선이겠죠


Response: 


1-1 원래 제 글의 논조와는 사실 무관한 글입니다. 제 글은 서울대 (중)하위와 연고 상위학과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고로 사실 논지에는 조금 벗어난 댓글입니다.


1-2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을 드리면


(교수) 

서울대 출신이 교수가 많이 됐던 것은 서울대 출신이라서도 있는 것이 맞는데 구조적 요인이 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1차적으로 몸집을 키우던 시절이 70년대였는데 그 때 교수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서울대 출신들이 석박을 받고 교수가 많이 됐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교수가 진짜 좋구나 이런 것을

알던 시대가 아니었고 공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서울대에서 석박을 하다보니 교수가 되고 친구가 교수가되니

나도 교수하면 되겠구나하고 공부해서 교수가 되는 시대였습니다. 석사만 받고도 교수 된 사람이 많습니다. 

이 흐름이 70년대 80년중까지정도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그 학번대에 서울대 출신 교수가 엄청 많습니다.

예를 들어, 70년대 중후반 학번을 들여다보면 어느 학과의 졸업생 90% 이상이 전부 교수가 된 학과도 꽤 많습니다.

그렇게 설대 출신들이 대학 성장기에 자리를 잡았고 30년 이상 그 권세를 누려왔죠. 

연구실적보다는 강의가 우선시 되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학연/지연이 엄청나게 중요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럼 지금은 어떠할까요? 일부 과를 제외하고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학연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분야중의 하나지만 1년 1년 실력위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정교수들의 학부 분포와 최근 5년 이내 임용된 조교수들의 학부 분포를 비교해보면 그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벌 효과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논문+인성 (평판)의 영향이 훨씬 커지고 있죠.


이왕이면 다홍치라마고 설대 졸업하면 더 좋겠죠. 

하지만 교수가 되기 위해서 서울대를 진학해야 되는 시대도 이제 지나가고 있습니다(일부 과 제외). 

제가 어느 대학 수준까지 끊기는 뭐하지만 대부분의 과에서 예전 서울대 출신 포션을 다른 대학 출신들이

가져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법조계)

다들 아시다시피 서울대가 아주 유리한 분야가 법조계 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대 법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와 비서울대로 갈랐는데 

정확히 말하면 설법과 그 외입니다. 설법 출신들이 그간 누려온 명예와 부는 엄청 나죠.


우선 설법시대(서울대 법대가 있던 시대)부터 조금 이야기를 해봅시다.

설법시대에 검사에 임용된 사람이 검사장(검사의 꽃)이 되는 비율이 학교별로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요?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는 거점국립대 부산/경북대 출신하고도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서울대에서 10명의 검사가 되서 2명이 검사장이 되었다면 부산/경북대 출신도 그 비율로 검사장이 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서울대가 많아 보여서 엄청난 이점을 누린 것 같이 보이지만 검사장 되는 것에

학벌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개인의 능력인 것입니다.


(참고: 여기에 예외가 설법입니다. 서울대 전체말고 설법만 추려보면 조금 높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검찰총장은 대부분 설법 출신인데, 학벌(서울대 말고 설법)+개인의 능력+정치적 운

등이 짬뽕되어 있어 논지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판사는 확실히 서울대가 많습니다. 원래 고시에 서울대가 압도적으로 많이 붙었고 서울대 출신들이

판사를 많이 갔습니다. 고로 판사는 검사랑 다르게 서울대 입김이 더 쌨고 지금도 더 크게 남아있죠.

이 이유말고도 판사가 검사랑 다른 것이 하나 있는데, 검사는 일종의 순환보직이고 좌천되었다가도

중앙지검이나 대검에 올라올 찬스가 언제든지 있는데 판사는 처음에 임용된 곳 이상을 가기 힘듭니다.

그래서 향판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입니다. 토착화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학연/지연/혈연에 얽혀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러한 경향이 남아 있는데 이 마저도 로스쿨 시대와 함께 저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로스쿨 시대로 넘어가면 이제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우리 논지로 다시 돌아와서 A라는 학생이 있고 이 친구는 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합시다. 

이 친구가 고대나 연대 경영을 갈 수 있고 서울대 사범이나 인문대를 갈 수 있다고 합시다.

어제 잠깐도 댓글 달았는데 김앤장 변호가 될 확률이 어느 것이 더 클까요? 제 생각엔 거의 차이 없다입니다.

김앤장 최근 변호사가 된 사람들 학부를 보면 부모 버프 받지 않는 한 설대 메이져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몇 자리 안되는 것으로 싸우는 건데 그 자리에 확률을 얘기하면 도긴개긴이라는 것입니다.

빅펌은요? 이래저래 이야기할 수 있겠죠. 근데 그러한 논쟁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연고경 빅펌간 숫자 vs 설대

비메이져 빅펌간 숫자로 비교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이에요. 내가 연고경을 가서 빅펌갈

확률과 설대 비메이져를 가서 확률을 비교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제 글의 요지였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답변이 깔끔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질문 글 기회삼아 교육계/법조계 얘기를 조금 더 할 수 있어서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



2.  "본인이 각계요직에서 설대동문 인프라를 맞닥드리게되면, 생각이 달라질수 있음"


Response:


이 댓글 남겨주신 분이 저보다 더 대단하시겠지만 전 특히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 아주 다릅니다.


2.1 저도 독대는 아니지만 나름 대통령 비서실장, 10대 재벌 기업 총수, 각 종 국가기관장하고 만나보고 밥도

먹어보고 때론 술도 얻어먹어봤습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뭔가 된 것 같다는 착각을 했던 적도 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구요. 받은만큼 뱉어내야 되는것이 동문이고 네트워크입니다. 요새는 종종 오는 연락도

부담스럽고 고욕입니다. 


2.2 물론 동문 인프라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를 하려고 한다거나 사업을 하려고 하면 당연히

필요하겠죠.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은


2.2.1 KY에도 그러한 인맥은 많습니다. S를 가면 KY를 경험못해보고 KY를 가면 S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S를 간 경우에 동문 인프라를 마주하면 역시 S구나라고 주로 생각을 하게 되고, KY를 가서 동문 인프라를

만나면 역시 좋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그와 동시에 S는 더 좋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심리가 일부

KY출신들에게 영원이 남아있는 멍에 같아 보입니다)


2.2.2 그런데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 입니다. 풀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 내가

관리하고 애정을 쏟을 수 있고 혹은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동문 인프라는 한정적입니다. 즉 그 사이즈와

대상은 S를 가나 KY를 가나 도긴개긴이라는 것입니다.


2.2.3 예를 들어, 행정고시 패스에서 재경부에 갔다고 합시다. 그래서 고위직을 노린다고 합시다. S나온 사람은

2배 많으니깐 더 기회가 많을 것 같지만 결국엔 그 S선배들 중에서 한 두명하고만 주된 관계를 맺게 됩니다.

S 선배도 많지만 후배도 많습니다. 선배가 우르르 합심해서 특정 후배를 밀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자기

하고 궁합맞는 사람하고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KY를 가도 충분한 것입니다.

그 정도의 비율만큼은 고위직에 있거든요. 


2.2.4 이해를 위해서 위 예시를 들었지만 사실 어느 정도 레벨 위로 가면 개인 능력입니다. 동문도 내가 뭔가

있어야 생기는 겁니다. 위에 썼듯이 공짜는 없습니다.


2.3. 거꾸로 생각해보죠. 같은 학과도 아니고 동아리도 아니었고 심지어 학번 차이도 많이 납니다. 어딘가에서

만나면 반갑겠죠. 그리고 후배 상사에게 잘 좀 부탁해라고 한 마디 정도 해 줄 수 있겠죠. 그런데 그 이상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같은 동문이라는 이유로. 예전에는 꽤 많았지만 (왜냐하면 나도 받으니깐) 지금은

이 이상 없습니다. 이러한 것을 바란다면 설대보다 고대가 더 낫습니다. 


2.4 동문인프라 잘 모를때는 대단해보이지만 결국엔 제로섬게임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심리적 만족감 외에

경제적 효용 (시간+소득)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제 주장인 것입니다.




3.  "더 높은 질의 교육에서 축적되는 실력에서의 차이나, 더 뛰어난 학생들과 공부하면서 쌓이는 인적자본들을 심리적 자원으로만 환원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님말대로 5프로만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자원도 아니구요."


Response: 저도 이 의견을 한 동안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3.1 예를 들어, 제가 얼마전에 쓴 설연고 경영학과 비교를 보면 어디에서 더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회의적 입니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매력적인 포인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부 수준의 교육에서는 딱 거기에 필요한 칼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2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저도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분명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이 있고 이것이 설대가 가지는

큰 자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얼마만큼의 경제가치로 환원할 것인가를 고려하면 심리적 효용만큼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4년간 그러한 인프라와 기회를 누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소득 측면에서 보면 

도긴개긴이라는 것입니다.


3.3 그런데 개인능력+학교 인프라+동기부여를 충분히 활용해서 남들이 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것들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비중이 5%-10%정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5프로만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자원을 활용해서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5%-10%정도된다는 것이 제 요지입니다.



4. (Optional) 많은 KY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도 S에 대한 미련을 못버립니다. 

가지 않았거나 못한 길에 대한 미련 때문이기도 하고, 본인의 실패나 방황에 대한 탈출구를 S라는

옥상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위에도 잠깐 표현했는데 2등의 멍에라고 봅니다. 

근데 이것을 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면 이것만크 좋은 무기도 없습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S대 타이틀을 다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도전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그게 아니고 다른 직업이나 길이라면 S를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KY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학에 재학중인 분들오 이 이야기를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대상과 범위는 조금 바뀌겠지만 로직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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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다시 이전 글 지금 글을 정리하면


1. 재수, n수로 인한 경제적 효용은 +1이 될수록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재수정도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 같긴 한데 3수 이상되면 분명히 손해를 보게 되는 것같습니다.

n수해서 설의, 설경영, 설경제간다는 보장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반급간을 위해서 입시에 한 번 도전하는

것은 경제적인 효용측면에서는 분명 마이너라스가고 생각합니다.


2. 그런데 심리적 효용의 측면에서는 또 다른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는 심리적 효용이 그 어떤 가치보다 인생에서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심리적 효용만을 위해서라도 도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감당만 할 수 있고 능력이 된다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3. 결국 가치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 

   내가 30대 중반이 됐을 때

          40대 중반이 됐을 때

          50대 중반이 됐을 때

   무엇을 하고 있으면 좋은지를 한 번 생각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전에 고속님도 한 번 글을 쓰신 것 같은데

결국 내가 사는 일상에서 내가 주인공이고 내가 만족할 때 그게 최고입니다. 이것을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마음의 평안과 설레임이 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4. 제 글에 많은 댓글이 달려서 어제 오늘 긴 글을 쓰게 됐네요. 

읽어주신 분 감사드리고 모두 즐거운 저녁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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