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034855
며칠전,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나의 오랜 수험 기간동안 의지가 되었던 친구이고
어머님께서도 나를 챙겨주셨던 어머니다.
하지만 수능성적이 마음처럼 잘나오지 않은탓에
마음편히 찾아보지 못해, 몇년이나 찾아뵙지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연락이 왔다
아직 사회 초년생이고, 군대에 있던 내친구들도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너무 늦게 찾아뵌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무척이나 죄스러웠지만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옥죄여 온것은 이 일이 남일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록 나의 어머니는 아닐지라도, 누군가의 장례를 함께하고 옆에서 바라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조의금은 어디에 내야하는 건지,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나는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하는 건지, 무엇보다 한없이 무너져있는 친구 앞에서 무얼 해줘야 하는 건지 한참을 허둥지둥 대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아무 말 없이 모든 것들을 응시하며 그저 묵묵히 함께했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 시간과 공간 속에는 다른 듯하지만 다르지 않은 일상 속에 단상들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비슷한 단어와 위로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말과 표정과 눈물을 맞이하는 순간에, 나와 친구 그리고 그 곳의 많은 사람들이 한참을 오열하며 울다가도, 때가 되면 밥을 먹었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나도 친구와 함께 울다가도, 거울을 봤고, 졸기도 했고, 죽음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화들도 나누었다. 그 대화의 범위는 아버님의 지병과 사인을 묻는 과거의 말들로 시작해, 대학은 어디 갓냐는등의 현재의 물음까지 다양했고, 어울리지 않았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도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일상의 질문과 행위들은 계속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산자가 하는,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했다. 냉정하지만 죽음의 대상자는 우리가 아니었고, 남은 삶의 주체는 우리였기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저의 소중이가 평균보다 작은것같은데... 크기를 키울수있는 방법 있을까요....
-
https://m.blog.naver.com/auraedu/223419493669
-
논리적인척 하면서 자기 보고 싶은대로 보더만ㅋㅋㅋ 자기가 먼저 내기하자고 자신만만하더니 추하다ㅋㅋㅋ
-
"아빠뻘 韓남편 짜증나, 이혼이 꿈" 20대 베트남 아내의 속내 2
베트남 여성 중에 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있다는...
-
“韓 국적만 따면…이혼이 꿈” 20세 베트남 아내의 속내 1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이 늘고 있다는 현지...
-
[속보] 尹대통령 지지율 23%... 취임 후 최저 [한국갤럽] 4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지지율)가 취임 후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는...
-
15년전 서울대 정시 모집요강입니다. 사촌형이랑 얘기하다 당시에 서울대는 2차에서...
-
첫데이트 3
첫데아트에 고백하는 건 많이 이른가요..?
-
슈퍼레버기 0
요즘은 그냥 레버기가 일상인듯.... 그렇다고 지금 일어난건 아니고요 스카긴...
-
축소해봤자 전공의 안돌아오는데 뭐하러 헛짓거리하는지 이해 x 이제 진짜 앞으로 민주당 찍음 ㅇㅇ
-
제194차 에피/센츄리온 심사 결과 (24년 3월) 2
본 제194차 심사는 2024년 3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접수된 신청에 대한...
-
세가지 요소의 공통점을 학생이 말한다... 교사가 채점한다 하나는 맞고 두개는...
-
이대역 도착 5
여기를 등굣길로 갈 수 있다면..
-
아니 충격 사실 님들 EBS 사이트에서 수학답 체점할때 답이 예를 들어 8이면...
-
[속보]대통령실 "의대 2000명 축소 가능…국립대 총장 합리적 안 가져와" 3
https://naver.me/IDos9KiD
-
이거 성적표 받으려면 온라인 응시하면 댐?
-
그분들도 "근거가 경국대전인건 좀..." 이러시더라고
-
온라인 신청 보통 언제쯤 열리나요?
-
참가비 만원, 고기·막걸리 준다…홈피 마비시킨 화제의 '수육런' 4
서울 금천구에서 주최하는 건강달리기 대회가 화제다. 참가비 1만원을 내면, 기념품은...
-
코첼라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르세라핌 쪽팔려서 어떡하나? 1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자기네들 책임이죠.
-
추천 커리큘럼 고2 / 시발점 + 수분감 고3 겨울 / 뉴런 + 시냅스 고3 봄 /...
-
정부,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국립대 총장 건의 수용할 듯 13
▲ 조용한 의과대학 강의실 정부가 오늘(19일)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를 일부...
-
수학 기출 질문 2
현재 수2 뉴런에 수분감, 자이 하고 있는데 양승진쌤 기출 코드랑 정병훈쌤...
-
정부,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국립대 총장 건의 수용할 듯 1
한총리, 직접 중대본 주재한 뒤 브리핑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이동환...
-
할만한 책 추천좀 N제고 뭐고 이것부터 확실히 해야겠음
-
208일 뒤의 수능이 더 신경쓰이는 반수붕이들은 갳우
-
합정역 간다! 10
소리벗고 팬티질러~~
-
월선헌십육경가 (2020 수능) 여기서 ㄴ이 한가로운 자연속 흥취가 있다고...
-
역학은 확실히 어렵긴해도 다른 인강 강사들에 비해서 독보적이다란 말이 많던데...
-
한국어 보고 영어 쓰기 이거 의미 있나? 비난하다에 맞는 단어 쓰라 그러면 그냥...
-
요즘 입 터짐 0
야식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찌지
-
실수 전체 집합에서 감소하는 함수 f와 f의 역함수 g가 원점을 지나면 f와 g의...
-
6평 검토하고 사교육 압수수색 하는거임? 이러다가 과탐 또 쉬우면 올해는 진짜 망하는데
-
하루에 수1 수2 합해서 7문제인데 이 문제만 풀고 나머지 시간엔 선택과목에...
-
이럼 안되겠제...
-
시험하고 할때하고 혼자공부할때 시간때문인가 점수가 생각보다 안나옴 독해력 문제인가
-
으로 나오나요?
-
이럼 철퇴맞나요?
-
내가 생각하는 내 문제점 중 하나가 어떤걸 하나 배우거나 깨달으면 거기서 더 깊게...
-
얼버기 6
-
2,000명을 ㅋㅋㅋㅋ 물러설 줄 알았는데
-
정환쌤 100엔드랑 성훈썀 M스킬중 뭐가 더 낫나요?? 전 갠적으로 정환쌤 너무...
-
얼버기 2
-
진짜 개 ㅈ같 밤샜음
-
얼버기 3
하지만 다시 잠을 선택
-
대학생임
-
오늘도 파이앗!!!
-
하루에 한과목만 공부할 것을 추천하는 분들 많이 계시던데 이게 절대적일까요?? 4
인강 강사분들이나 유튜버 분들이 하루에 한과목만 공부해라고 하시더라구요 심지어 어떤...
살아내야 하는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의무.
저도 지난여름에 친구 어머니 돌아가셔서 운구하고왔어요... 이게 참 단순 슬프다를 넘어서 기분이 먹먹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