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지식인 [866083] · MS 2018 · 쪽지

2019-01-24 19: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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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재수 경험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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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치고 할거없이 연예계 스포츠계 유튜브세계 게임세계 등등 많은 세계들을 떠돌다가 어제 오르비로 본격 입성해버렸음.

오르비에 와보니 떠도는 우리 수험생들 한 명이라도 구제해주고 싶었고 내 경험이 이렇게 허무하게 나만의 것으로 남는 게 개인적으로 아쉬워서 몇 자 끄적여봄.


두서없이 걍 써재끼는거니까 이해 부탁함.


0. 재수를 결정하게 된 상황(~고3)

나는 고1때부터 설수리에 가겠다는 목표의식이 확고한 상태였으므로 당연히 수시를 팠다. 내신 챙기고, 비교과도 챙기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그런데 나는 그 때는 입시라는 것에 대해 무지했고, 목표에 비해 나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1학년 때는 나름 열심히 교무실 왔다갔다하면서 살았는데 2학년 때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내가 이런 기형적인 시스템 속에 갇혀있다는 것을 그 때는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여러 교내대회에 성실하게 임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내신이 ㅈㄴ중요하다고 외쳤지만 내신이 크게 오른 것도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ㄹㅇ 바보가 따로 없다. 3학년 때 정신차리고 뒤늦게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내 목표는 수학과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수학 내신은 1학년때 1.0 2학년 때 1.5 3학년 1학기 2등급(TMI: OMR실수.... 하아....  ㄹㅇ 이거 틀리기 전까진 OMR실수가 이해가 안됏는데.... 답이 1번이었는데 5루트5였음.5번 마킹해서 틀려버림) 이렇게 점점 떨어졌음. 3학년 1학기까지 합산한결과 내 내신은 1.79였음. 이정도면 고대도 안받아주는데 ㅋㅋㅋ 그 때는 비교과랑 자소서만 바라보고 대역전 할 수 있다고 망상하면서 수시로 설대 일반, 고대 추천2, 포스텍까지 냈음 ㅋㅋㅋㅋ 더 웃긴건 뭔지 암? 내 수시원서는 이게 끝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ㅈㄴ 무모한 싸움이었고 차라리 걍 정시파이터로 사는게 후회는 덜했을듯. 자소서 쓸 때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음. 6평 22244 9평 34223 찍었다. 많은 실수들과 함께내 성적은 무너져버렸지. 그래도 학교에서 10월달 들어가서 모의고사 여러번 치는 기간에 점수가 꽤 잘 나왔음. 어차피 10월은 자살방지용으로 쉽게 내니까 큰 의미는 없지만 국수영탐 381까지 찍었고 거기서 자신감을 얻음. 하지만 고대최저 3개 6이었고 나도 수능으로 대학간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않았음. 그리고 수능성적은 내가 스스로 예상한대로 나왔음. 한 과목(화1)만 빼고. 22232. 또 여기서 한 가지 무모했던 점은 그래도 샤대 갈거라고 지2를 했다는 거임. 결과적으로 재수하는데는 고3 때 지2했던게 꽤나 큰 플러스 요인이었지만. 그리고 수능 친 날 저녁, 샤대 조기발표 해서 광탈. 수능 다음 날 아침, 포스텍 광탈. 저녁, 고대 광탈. 이틀만에 나는 재수생이 되어버림. 물론 수능성적으로 어딘가 갈 수는 있었겠지. 그런데 나는 어릴 때부터 꿈이 컸기 때문에 한국에서 서울대조차도 못가는 건 스스로 용납하기 힘들었음. 그렇게 재수를 결정함.


1. 재수생활의 대략적인(?) 흐름

나는 대구 송원학원 출신임. 대구사는 애들은 한 번 씩은 들어봤을거임. 나는 어차피 12월달에도 별 할 일 없이 지냈고 재수생활에서의 1차적인 목표(6평)는 국수탐 올1이었기 때문에 1월달부터 학원에서 하는 선행반을 들었음. 원래 12월에 시작하는데, 우리 때는 지진으로 일주일 미뤄져서 1월에 시작한거임. (올해는 시작일이 12월 31이더라 ㅠㅠ) 5주정도 하고 설 쉬고 바로 재종반 들어가는 거여서 꽤 괜찮겠네 생각하면서 들어갔음. 2월부터 재종반에 들어감. 처음에는 나름 계획을 짜려고 노력하다가 쌤들 수업 몇 번 듣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공부방향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래서 과목별로 내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한 뒤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해보고 쌤들께 물어보면서 공부방향을 잡아갔음. 그렇게 3월 4월 5월을 보내고 6평을 쳤음. 다른 모의고사는 그만큼은 아니었는데 역시 평가원은 긴장이 약간 되었음. 그래도 늘 그랬듯 국어 치고 나니까 긴장이 좀 풀려서 234교시는 그럭저럭 평소처럼 쳤던 것 같음. 6평은 21212떴음. (Feat. 지2 마킹실수;;) 학원도 나름의 체제가 있었는데, 6평 전까지 1학기, 9평 전까지 2학기, 수능 전까지 3학기로 나눴음. 1학기에는 개념위주로 수업하는 걸로 정해져 있었음. 2학기는 본격적인 문제풀이 훈련에 들어가는 시기였음. 수업시간에 쓰는 교재도 교재의 스타일이 학기별로 달라졌음. 나는 거기에 맞춰서 공부하려고 노력했음. 그리고 우리 학원이 여름휴가라고 방학이 며칠 있었음. 나는 앞에 5일은 나와서 자습하고 마지막날은 오후 중간쯤에 나와서 고딩때 친구들이랑 놀았음. 2학기까지는 흐름이 꽤 좋았음. 학원에서 사설 모의고사를 숱하게 쳤는데, 나는 공부하면서 절대적인 기준을 평가원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사설에서 점수가 잘 나오든 못 나오든 별로 신경쓰지 않았음. 교육청은 참고하는 수준이었고. 그런데 교육청은 아무래도 고3만 대상으로 출제를 해서 그런지 재수생 입장에서는 점수도 평가원보다 높게 나오고 등급컷도 내가 느끼는 것보다 항상 낮게 나오더라. 이건 케바케인듯.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교육청의 의미는 응시자 수가 많다는 거에 의미를 두었음. 모의고사 치면서 내가 나름대로 시험칠 때 시간분배 해놓은 것들이 점점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결과도 그랬음. 그리고 9평 때는 정점을 찍었음. 적절한 긴장감이 나의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 놓았음. 국어 98 (쉬웠어서 의미가 크진 않지만) 수학 100 영어는 늘 그랬듯 2등급(샤대반영비율 다 아시죠?)일 줄 알았는데 찍어서 3개맞추는 기적이 일어나(왜 하필 9평이냐....) 95 화학 45 솔직히 화학까지는 조금 아쉬웠어도 봐줄만했음. 내 9평 목표는 국수탐 300점이었는데 그 근처까지 일단 갔으니까. 그런데 내가 앞에 적절한 긴장감이라고 언급해 놓은거에 신체랑 정신이 각각 반응을 다르게 하더라. 정신은 내가 느끼기에 시험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할 정도였음. 그야말로 수험생활동안 최적의 멘탈이었음. 반면 신체는 그렇지 않았음. 2교시 수학 칠 때 한 번 화장실을 갔다왔음. 이건 괜찮았음. 7월달쯤부터 그랬어서 그나마 이해해줄만 했음. 그런데 분명 나는 쉬는시간마다 화장실을 꼬박꼬박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화1칠 때 거의 끝나가는데 또 신호가 왔음. 화1 끝나고 2분동안 정말 참아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음. 지2 시작종이 울렸을 때도 신호가 멈추질 않았음. 이 때 ㅈㄴ 힘들었음. 이걸로 지2 5분정도 날리고 급기야 1번까지 틀리는 사태가 발생해버림. 그래서 결국 시간 안에 다 풀지를 못했음. 물론 내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그 정도로 망해버리진 않았을거임. 지2 36점 떴음. 이게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냐면, 일단 이정도 점수에 3등급 뜬건 감사하는데 그건 둘째치고 지2에서 까인 점수가 나머지 국어 수학 영어 화1에서 까인 점수보다 더 컸음. 이거보고 ㄹㅇ 개충격먹어서 9평치고 바로 다음 수업 때 시험지에 36점 크게 동그라미 ㅈㄴ 쳐놓고 정신차리자 진짜 삼수각이다 이거는 이렇게 막 끄적끄적댔음. 사실 수능치기 전까지 불안한 제일 불안한 과목은 지2였음. 지2가 진짜 과학적 사고력을 요하는 느낌으로 자꾸 나오는데 나는 이게 처지는 느낌이 자꾸 들었고 점수로도 그렇게 나오니까 심리적으로도 좀 위축됐음. 9평치고나서는 이제 3학기, 마무리 단계였음. 3학기 들어가니까 약간 끝이 보인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런 느낌이 들었음. 그래도 내 성격상 그 느낌을 살려서 탈출해버리지는 않았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 점검하면서 공부했음. 실전 훈련도 이 때 들어서 많이 했던 것 같음. 10월달에 모의고사 주구장창 쳐대는거 성적? 생각만큼 잘 안 나왔음. 모의고사만 고려하면 9평이 커리어하이였음. 앞에서도 말했듯 나는 사설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았음. 모의고사들에 흔들리기 보다는 이 때는 그냥 순간적으로 한 시간 정도 멍 때리고 집중이 잘 안 된 적은 있었음. 솔직히 스스로에게 휴식같은 휴식은 주지 않았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1월부터 쭉 달려오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약간 지쳤었던 것 같음. 문제만 계속 풀어대는 게 지겹기도 했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잘 버텼음. 계속 힘든 건 아니었으니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정신차리고 평소 하던대로 잘 해나갔음. 그렇게 학원은 수능 전전날 종강했음. 내가 학원생활하면서 사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제일 친해지게 된 우리반에 삼수하는 형이 있었음. 그 형도 나랑 비슷한 스타일로 공부해왔어서 종강하고 밥 같이 먹고 남아서 학원에서 자습하다가 5시 정도에 나와서 저녁먹고 도서관에서 9시 반정도까지 공부하고 집에 왔음. 다음날, 그러니까 수능 전날에도 아침에 나와서 공부하다가 각자 수험표 받으러 갔다가 다시 학원에서 공부하고 또 나와서 저녁 먹고 8시반쯤까지 공부하다가 나는 먼저 나왔음. 그렇게 내 수험생활은 끝이 났음.


2. 수능 전후

그 삼수생 형은 타지역 출신이어서 대구 어디에서 칠 지를 몰랐음. 그래서 나는 그 형이랑 같은 학교만 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음. 물론 기대는 별로 안 했음.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가 같은 학교 같은 층이었음. 그래서 수능 날 점심 같이 먹었음. 수능 전날 나는 집에 와서 좀 쉬다가 10시 반 조금 넘어서 누운 것 같음. 한 11시쯤 잠들었던 것 같음. 물론 수능치는 학교는 전 날 혼자 들어가서 고사장 확인하고 나온 상태였음. 내가 앞에서 9평 때가 절정을 찍었다고 했었는데, 10월에 모의고사를 여러번 치면서 그 때 느꼈던 긴장감이 다 풀려버렸음. 그래서 내가 수능 전날 그 때까지 책을 붙잡고 있었던 이유도 조금이라도 그 때의 그 긴장감을 느끼고 싶어서였음. 남들은 긴장하지 마라 긴장하지 마라 하는데, 나는 현역 때는 1교시 때 좀 긴장했었지만 재수 때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음. 나는 적절한 긴장감이 필요했지만, 내가 수능시험장에서 느낀 긴장감은 순간순간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거의 없었음. 

수능날 6시쯤 일어나서 7시쯤 집에서 나왔던 것 같음. 학교에 도착하니까 7시 10분쯤 되어있었음. 가족이랑 고등학교 때 쌤들 배웅을 받은 뒤에 학교 교실에 가니까 7시 15분쯤 되어 있었음. 화장실을 갔다가 일단 앉아서 화작(19 6평) 한 세트를 풀었고, 비문학 2지문 정도 풀었음. 매기니까 화작은 여러번 풀어봤던 거라서 다 맞았지만, 비문학은 한두개 정도 틀렸던 것 같음. 나는 앞에서 말했듯이 긴장감이 하나도 없었고, 직전에 풀어서 틀렸다고 아 어떡하지 큰일났네 이러지 않았음. 걍 쿨하게 넘겼음 ㅋㅋㅋ 어차피 이런 거 수능에 안 나와~ 하면서 넘겨버림. 그리고 1교시가 시작됐음. 늘 그랬듯 화작을 먼저 풀었음. 그런데 지문이 안 읽힘. 선지를 아무리 봐도 이런 내용이 없었던 것 같은데? 어디 있지? 하면서 ㅈㄴ 왔다갔다하면서 풀었음. 그만큼 시간도 왕창 깨져버림. 막히는 거 과감하게 제끼고 문법까지 다 푸니까 25분이 지나 있었는데, 거기서 나는 선택해야 했음. 대부분이 나랑 같은 선택을 했을 거임. 내가 제낀 문제가 4번 5번 7번이었음. 3문제는 일단 버렸음. 왜냐하면 12문제 푸는데도 25분이나 지났는데 앞에거 붙잡고 있다가 시간이 더 깨지면 진짜 독서 한 지문 날릴 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임. 나는 일단 문학으로 갔음. 문학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었기 때문에 연계된 것들은 쉽게쉽게 넘어갔고, 비연계 지문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풀었던 것 같음. 그런데 45번에서 막혔음. 일동장유가였는데, 거기서 3번 4번 고민하는 데 한 2~3분 정도 쓴 것 같음. 고민하다가 결국 그래도 아닌 게 확실하다 싶은 번호를 제거하고 나머지 번호를 정답으로 찍고 넘어갔음. 문학 풀고 나면 보통 시계를 보는데 지금 기억이 안 나는 걸로 봐서 그 때는 정신이 없었어서 시계를 안 봤거나 봤어도 금방 까먹은 듯. 앞에서 시간을 많이 쓴 만큼 독서에서 개빡쎄게 풀었음. 빡쎄게라기보다는... 지문 읽는 속도가 평소보다 1.2배 정도 빨랐던 것 같았고, 그만큼 머릿속에서 누락된 정보들이 있는 상태였던 것 같음. 게다가 문제는 읽고 선지는 다 읽지는 않았음. 하나하나 검토하다가 답이라고 판단되면 밑에꺼 다 검토하지 않고 바로 넘어갔음. 그렇게 쫓기듯이 문제 풀고 마킹까지 하니까 진짜 한 1분 정도 남았었음. 그 때 앞에 버려뒀던 문제로 갔음. 7번은 40초 정도 써서 해결했음. 마지막 20초 정도는 4번 5번 몇 번으로 찍을까 하다가 그냥 4번으로 밀어버림. 그리고 나중에 확인한 거지만 둘 다 맞아버림. (ㄹㅇ 신의 경지) 일단 국어 치고 나서 든 생각은 ㅈㄴ 어렵진 않았는데 그냥 내가 좀 못 쳤겠구나 생각했음. 현역 때 93점이었는데, 현역 때 점수만 나와주면 ㄹㅇ 감지덕지라고 생각할 정도였음. 일단 그 때는 내가 잘 쳤을 가능성은 미미하고, 못 쳤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판단했음. 얼마나 못 쳤냐가 문제라고 생각했음. 그러고는 제일 자신있는 2교시로 넘어갔음. 나는 어릴 때부터 숫자를 다루기를 좋아했었고 그 길로 쭉 지금까지 이어져 왔기 때문에 수학적 직관력이 ㅍㅌㅊ이상임. 중간에 막힘없이 풀다가 19번에서 살짝 막혔는데 이 상황밖에 될 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바로 답을 내고 넘어갔음. 나는 21 29 30 제외한 27문제를 40~45분 안에 처리하는 걸 1차 목표로 삼았고, 그 때 아마 초과달성 했던 것 같음. 일단 28번까지 마무리한 뒤에 29번으로 넘어갔음. 29번은 좌표평면이라는 말이 내 눈에 박혀있었기 때문에 21번하고 비교할 거 없이 바로 갔음. 29번을 좀 급하게 풀고 21번으로 넘어갔음. 21번은 내 입장에서는 개꿀이었음. 거의 5분컷할 뻔 했음. 그런데 계산에서 계속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21번에서 15분 정도 썼던 것 같음. 그리고 30번으로 넘어감. 30번을 보는데 자꾸 29번이 아까 급하게 푼 느낌 때문에 신경이 쓰였음. 이때 하늘이 나를 도와주신 거였는데 나는 외면했음. 29번을 또 정확하게 풀지를 않았음. 왜냐하면 나는 30번을 풀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기 때문임. 수학은 9평에서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수능에서도 당연히 만점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했음. 그렇게 나는 29번을 또 급하게 마무리하고 30번으로 다시 넘어갔음. 30번은 처음에 상황파악을 하는 데 7~8분 정도 썼던 것 같고, 처음에는 막무가내로 휘갈기기 시작했음. 그러다가 이건 안된다 싶어서 15분? 20분? 정도 남기고 케이스 분류를 시작했음 두 개로 분류한 뒤에 첫 번째 케이스를 확인했는데 아니었음. 그래서 두 번째 케이스를 풀고 있었는데, 시계를 보니까 5분 남은거임;;; 이 때 그 날 제일 긴장한 순간이었음.손을 떨진 않았는데 심장이 진짜 벌벌 떨리면서 계산했음. 다 계산하고 마킹하니까 30초 정도 남았었음. 눈으로 ㅈㄴ바쁘게 확인하다가 2교시 마침종이 울렸음. 아, 나는 수학풀 때 27문제 먼저 풀고 마킹 해놓고 나머지 3문제를 풀었음. 나중에 마킹할 때 혹시 당황해서 벌어질 참사를 없애기 위해서임. 앞문제 마킹하는 시간이 약간 뇌가 쉬는 시간? 그런 역할도 해 줌. 그리고 그 형이랑 밥을 먹으면서 수학 번호 개수를 확인해 보았음. 내가 어떤 정신머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또 세어놨었음. 아마 44454였던 것 같은데.... 나는 홀수형이었고 그 형은 짝수형이었는데 번호 개수가 홀수 짝수 관계없이 같다는 거는 몰랐어서 똑같았을 때 일말의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음;;; 다행히 친구가 가르쳐줘서 안심함. 3교시 영어시간에는 ㅈㄴ 집중을 못했음. 나는 고1때 6월 학평에서 60점을 받은 이후로 자신감이 추락했었음. 그건 계속 쭉 이어져 왔고, 사실 영어 1등급에 대한 동기부여도 딱히 없었음. (샤대니까) 진짜 잘하면 1등급, 못하면 2등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음.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늘 그랬듯 시간안에 다 풀지도 못함. 그래서 영어는 걍 2등급 뜸. 4교시 탐구시간에는 일단 한국사 스무스하게 다 풀고 화1내용 전반적으로 끄적끄적대면서 머릿속으로 훑으면서 시간 보내다가 3시 반에 종 치고 화1을 치기 시작했음. 화1이 이번에는 핵쉽게 나와줘서 (현역들 ㅈㅅ...) 20번까지 다 푸는데 ㄹㅇ 23분컷했음. 이것도 많이 걸린거라고 생각함. 내 주위에는 더 적게 걸리고 50찍으신 고인물도 있음. 23분컷 하고 검토하다가 틀린 것 하나 고치고 하니까 끝났음. 나중에 성적표를 받고 알았지만 3점짜리 하나 나가서 47임. (4페이지 다맞았는데 어디서 틀렸냐고오!!!) 이제 제일 불안한 지2였음. 그런데 ㄹㅇ 사람 마음이라는게 지2가 제일 불안한 와중에 드는 생각이 이것만 치면 끝이다!!! 였음. 그 생각 드는 순간 아 ㅈ될뻔했다;;; 이런 느낌 들었음. 마음을 다잡고 일단 문제 푸는 거에 집중했음. 일단 지2는 20문제의 답을 한 번에 다 낸다는 생각은 버리고 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르면서 20번까지 다 풀었음. 마킹하고 나니까 5분 정도 남아서 앞에서 패스했던 문제들로 돌아갔음 4문제였는데 배점이 다 3점이었음;;; 4문제 중에 2문제는 ㄱㄴㄷ중에 하나가 헷갈리는 거여서 그나마 빠르게 넘어갔는데, 1문제는 ㄱㄴㄷㄹ로 나왔는데 내가 아는 거랑 문제가 모순이어서 결국 걍 더 맞는거 찍었음. 나머지 1문제가 최악이었음. 이거 분명 기출에서 여러번 반복했고 ㅈㄴ어려운 킬러로도 나온적 있어서 개념이 어느 정도 확실하게 잡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 풀리는거임;; 그래서 풀다가 풀다가 ㄱ하나 겨우 해결하고 그냥 찍었던 것 같음. 그렇게 지2까지 마무리했음. 나는 가채점표를 쓸 필요가 없었음. (수시 1도 안냄. 오리지널 정시파이터) 그래서 수능성적 나오는 12월 5일까지 두손 부여잡고 기다리는 처지였음. 일단 수능치고 나서는 수학하고 영어는 대강 거의 확실하게 나왔고 화1은 당연히 50이라 생각했고 문제는 국어하고 지2였음. 국어 반응이 내가 생각한 거랑 사뭇 달랐지만, 그래도 나는 독서에서 선지 하나하나 검토를 못 하고 답을 냈기 때문에 불안감도 있었음. 결론은 국어랑 지2는 성적 나오기 전까지 나한테는 복권 그 자체였음. 결과적으로는 복권이 당첨된 셈이고.

여담) 이번에는 수능시험장에서 1교시 국어 칠 때 오류 수정 내용이 적혀있는 종이까지 줘서 처음에 수정된 문제 번호 헷갈렸음 ㅋㅋ


일단 여기서 1부 끝내겠습니다.

저도 밥을 먹어야 해서요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시기 힘드셨죠?

2부는 최선을 다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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