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요청) 코드킴의 인문논술 칼럼 - 3, 반대 추론의 결점에 대하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0998207
안녕하세요.
2019년에도 여전히 24세 고졸 무직 미필 남성 코드킴입니다.
이번에도 고양이를 보고 시작합시다.
산책 냥이는 실존합니다.
--
비교 논제에서 사고의 다각화를 위해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 교재에서도 소개된 방법이지요.
이전에 이와 관련해서 칼럼도 쓴 적이 있습니다.
이전 글 : '연세대학교 고난도 논제의 숨겨진 전체찾기'
하지만 이 방법은 심각한 결점이 존재합니다.(윗 글에서 결함이 있다는 게 아닙니다)
"동일 항목 간의 추론"
동일 항목 간의 추론이라는 것은, 제시문 (가)의 세부사항인 A항이 a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음이 제시문 내에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만 제시문 (나)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 a라는 속성을 반대로 뒤집어보며 (나)에 대입하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간단하죠?
이 방법은 반대추론을 활용한 것입니다. 논제에서 제시문 간 비교를 요구할 때엔 그들의 차이점이 존재하고, 그 차이점들은 반대된다는 속성을 지닌다는 것에서 착안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결점이 존재합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철수와 영희는 오랜 친구다. 하지만 남자인 철수는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2년동안 영희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제가 만든 위 문장에서 철수와 영희를 비교한다고 해봅시다. 철수는 남자이며, 군대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영희는? 단순히 반대추론만을 사용한다면 영희는 여자이며, 군대를 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영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제시문을 통해서는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희가 남자인데도 군대를 가지 못하거나, 남자라서 같이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만날 수 없거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희가 그저 고양이 이름인지, 먼 우주에서 온 외계인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글에 나타난 정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철수와 영희가 오랜 친구라는 사실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이처럼, 반대추론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는 것은 우리에게 다면적 사고라는 측면을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정확성 측면에서는 과연 얼마나 옳을 것인가는 생각해볼만 합니다. 우리는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 어떤 확언도 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시문과 찾아낸 속성 간의 정합성 판단이 필요합니다.
정합성 판단은 크게 두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반대 추론을 통해 찾아낸 내용을 제시문에 대입해보고, 제시문의 내용과 모순이 존재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제가 앞서 들었던 예시를 살펴봅시다.
철수와 영희는 오랜 친구다. 하지만 남자인 철수는 군대에 가기 때문에 2년동안 영희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 예시에서 철수와 영희를 비교한다고 하면, 반대 추론을 사용해서 영희가 여자이며, 군대를 가지 않는다고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내용을 위 예시에 집어넣어도 딱히 큰 모순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방식의 반대 추론은 잘못되었습니다.
정합성 판단의 두번째 방법을 사용하면 이 예시가 왜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방법은 '반대 추론을 사용하기 위해 이용한 단서를 그대로 대입해보기' 입니다. 이 예시의 경우에서는 반대추론을 사용하기 위해 이용한 단서인 "남자인 철수는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라는 부분을 영희의 속성에도 그대로 대입해보는 것입니다. 영희가 남자이고, 군대에 간다고 했을 때, 위 예시는 성립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일 단서를 넣었을 때 성립한다면 이용한 단서와 반대 추론을 통해 찾아낸 내용이 둘 다 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합니다. 여자이면서 남자일 수는 없고, 군대에 가면서 군대에 가지 않는 경우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반대 추론을 통해서 찾아낸 내용은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
반대 추론은 이처럼 심각한 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말 엄밀한 정합성 판단의 방법들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추론을 사용하는 이유는 존재합니다.
반대 추론은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신호탄의 역할을 합니다.
이는 분명 사고의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반대 추론이 항상 올바르지 않다는 관점 하에서 진행되는 정합성 판단을 거친다면 올바른 내용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2019년의 글----
1. https://orbi.kr/00020624013
코드킴의 인문논술 칼럼 - 1, 대입 인문 논술을 대하는 태도와 오해
2. https://orbi.kr/00020626346
코드킴의 인문논술 칼럼 - 2, 인문 논술 공부법에 대하여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회학과 수업 들으니 도파민이 돈드아ㅏ악
-
이거 로그인 안하고 써도 되나요? 제한된 보기가 안풀리는데 어떡하죠….
-
리트 질문 0
선지가 고난도로 나오는 독서,문학풀고싶은제 리트들어 있는 계간지 풀면 되는건가요?
-
[단독] 정부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의대 증원 재논의 가능”… 새 타협안 검토 2
올해 뽑는 2025학년도 입시는 대학별 자율 허용 오늘 출범하는 의료개혁특위서...
-
수학 공통 - 이동준 미적 - 김성호 수학 공통이랑 미적을 김성호 쌤으로 통일하는 게 나으려나
-
공통 빼고 순수 확통 8문제 난도
-
춘식이 0
고지자기가 좀 약해서 개념만 살짝 들으려는데 춘식이 고지자기 잘 가르치나요?
-
문과공부 재밌어요 대학원도 가서 같이 경제학 석사 경영학 석사 통계학 석사 따요
-
하소연하긴하네 옾챗 들어가서 지인 아니라는 확신 들면 신상 특정될만한 것만 다...
-
비기출 고난이도 문제 풀고 싶은데 뭐가 젤 ㄱㅊ?? 인강강사꺼도 ㄱㅊ
-
수학마냥 양치기한다 해서 오르질 않네요.. 기출 평소보다 훨씬 많이 푼 것 같은데...
-
버스 빈자리 많은데 바로 옆자리에 앉는 심리가 뭐임? 1
버스 빈자리 많은데 바로 옆자리에 앉는 심리가 뭐임? ㅋㅋ 존나 불편하게 사네 나만 짜증남?
-
정법 어떰? 0
현역 사탐런인데 생윤 뭔소린지 모르겠어서 사문 정법 하려는데 늦었나요? 사문은 거의 끝냈습니다 ㅠㅠ
-
Ladies and Gentlemen, My name is Ryan from...
-
혹시 글씨나 물체등을 볼때 눈에 힘이 풀린다(?)는 증상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 있나요??
-
지금 고딩~20대 초반이 완전 빅뱅 세대는 아닌데 빅뱅세대이긴 하고 메이드가 제일...
-
반수생이라 속성으로 개념만 들을 거라 5월만 듣고싶어요 공유해주실분있으면 쪽지로 가격제시해주세여
-
ㅜㅜ
-
1. 세계 30~40위권, 국내 10위 대학 - 더욱 높은 세계 랭킹 - 이과 강세...
-
공부하러가자
-
30분 공부하고 0
기지개를 펴는 나
-
[단독] 정부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의대 증원 재논의 가능”… 새 타협안 검토 1
김건희 특검법 디올백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민주당 올리고 대통령 거부권쓰고 재의결...
-
놀랍게도 오르비에 썰을 풀 만한 일은 모두 오르비언 친구와 있을 때만 일어났어요...
-
뭐가 더 나음??
-
좀만 시끄러워도 깨서 귀마개하고 자는데 2시에 갑자기 깨고 다시 잤음 아침에...
-
4월 메대프 물2 응시했는데 33점.... 물론 실수가 좀 많긴 했지만 그래도...
-
여러 재수생들을 관찰해본 결과 2언더의 학생들은 재종에서 그나마 ㄱㅊ은 결과를 뽑아내는거 같음
-
03 아직 안갔다!!
-
단순히 인원증원했다고 안가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여
-
저는 경찰준비 하다가 집에서 대학생활은 즐겨보고 시험쳐라 해서 재수준비 하고...
-
ㄹㅇㅋㅋ
-
의대 증원되서 의대 안감vsR&D 삭감되서 이공계 안감 1
후자가 더 많지 않을까요
-
[고1~고3 내신대비 자료 공유] 2025 EBS 수능특강 국영수, 고1 국어, 고2 문학, 독서 분석 문제 배포 0
안녕하세요 나무아카데미입니다. 2025학년도 고1~고3 내신대비를 위해 수능특강...
-
작수 국어 6등급이었는데 4덮 원점수 87점 나와서 등급컷 높을 줄 알았는디 보정컷 후한거맞죠
-
엉덩이에 스테로이드 놔 줄 사람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네 ㅋㅋ
-
“1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빅맥”…또 방부제 ‘논란’ 0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영국의 한 여성이 구매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멀쩡한...
-
자러가유
-
편입-)치전원 0
연고대로 편입후에 치전원 준비 하려고 합니다 치전원은 전적대 학벌이 중요하다고 알고...
-
. 0
모두 행복하세요 생의 마지막 날 인 것처럼
-
요즘 직책 수행에 권한대행 수행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아무리 그 직책이...
-
거의 1년만에 에타 들어갔는데 공감수랑 댓글수 보고 처음 알았어요 ㅋㅋㅋ 평소에...
-
성공 0
-
국어 공부를 시작해보자!
-
얼버기 0605 1
-
수능공부하면 안피는게 안되네 ㅋㅋ
-
본교에 있는 학과들하고 성향이 많이 다른가요? 결 자체가 다른 느낌인가
-
흠 그냥 대한민국 계층 사다리의 종언이 아닌가 싶은데 뭐 의대 망하면 가재게붕어끼리...
-
근데 내가 본 교수님들은 수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0
그냥 점수대로 뽑으면 되는 걸 왜 그 난리법석을 떠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스탠스 였음...
냥추
고졸 무직 미필 남성 치고 너무 능력있자너
ㅇㅈ
ㄴㄴ 개무능 아마추어임
코드킴님 언제 시간되시면 훌륭한 집사가 되는 법 칼럼 써주세요
제가 집사여야 쓸텐데 말입니다.
도움!!
개인적 도움은 언제든지 개인적 연락 바람.
프사는 댕인데 왜 냥이파이신가여
영희라는 이름만 두고 인간인지, 외계인인지, 고양이인지 판단할 수 없듯이 저의 댕댕이 프사만을 보고 저를 댕댕파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법입니다.
잌ㅋㅋㅋ 근데 인문논술 갓이셔서 그런지 글 진짜 잘쓰시는거같아요 ㄷㄷ
반대추론에 대해 저는 굳이 공부하지않고 직관적으로 논술 공부할때마다 사용했던듯함 결국 올해 성대논술 합격
그냥 사용해도 통할 때가 대부분이죠.
많은 논제들은 제시문의 다른 내용 덕분에 그렇게 설계되기도 합니다.
특히 성대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미필>면제로 바꾸시면 완벽할듯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알게 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