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726956] · MS 2017

2019-01-09 18: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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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요청) 코드킴의 인문논술 칼럼 - 1, 대입 인문 논술을 대하는 태도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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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합격자 발표 시즌입니다.


더불어 누군가는 공부를 하기 위해 이런 저런 정보들을 수집할 때입니다.


인문 논술에 대한 정보들은 별로 없으니, 제가 풀어드리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고양이 한 마리 보고 가시죠.



'take a look' is watch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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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 논술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하는 질문과 직결됩니다. "공부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신 인문 논술에 대한 생각을 돌이켜 보는 게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인문논술에 대해 오해가 있으시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오해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제가 전달해드릴 논술에 대한 정보들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분명히 작성하실 답안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다음의 내용들은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러나 누구도 명료하게 말해주지 않아 답답해 하셨을 내용들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논술에 대해 어떤 사고 방식을 가져야 하는가와도 연관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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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술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은 오해가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논술은 답이 없다더라.', '그래서 채점 기준이 교수마다 맘대로라더라.', '논술은 순전히 운으로만 결정되는 시험이다.'와 같은 말들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심지어는 '선풍기에 답안지를 날려 채점을 한다더라'라는 말까지 들어봤습니다. 이런 말들이 만들어지는 첫째 원인은 대학이 명확하게 채점 기준과 점수를 밝혀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붙거나 떨어져도 자신의 논술 점수를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몇몇 학교들은 논술 채점 기준을 아주 두리뭉실하게 발표합니다. 이런 학교들은 논술시험 출제의도를 봐도 답안의 갈피를 잡기 힘듭니다. 둘째 원인으로는 정립되지 않은 방법론 때문입니다. 수학이나 국어처럼 '올바르다' 내지는 '검증되어 믿을만하다.'하는 방법론이 시중에 많이 있지 않고, 방법론을 명확하게 만들고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드물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사실 '논술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라는 오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완벽하게 고정된 답안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변적인 옳은 답안은 존재합니다. 답안을 두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답안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 하는 형식적 측면과 형식을 무엇으로 채워 넣을 것인가 하는 내용적 측면이 있을 겁니다. 형식적 측면에 있어서, 논술은 답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논술은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내용적 측면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논술 답안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 정해져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를 어떻게 제시하든 문제의 발문이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 제시했다면, 올바른 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내용만 맞으면 형식이 논리적 구성을 해치지 않는 한 옳은 답안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답이 되는 내용은 정해져있다고 말하겠습니다. 예시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라는 문제에서도 답안의 작성 방향성이 존재합니다. 다음은 2014 연세대학교 인문논술 기출문제입니다.

  

  <문제 2> '상상', '주체', '폭력' 개념을 모두 사용하여 '공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 제시문(가), (다), (라)의 사례를 활용하시오.(1,000자 안팎으로 쓰시오. 50점)

   (2014 연세대학교 인문)

   

   위 발문을 보시면, '공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기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에 조건이 붙습니다. 이 발문에는 나타나있지 않은 '공감'에 대한 주석과, 발문에 나타난 '상상', '주체', '폭력'의 개념을 모두 사용해야만 하고 제시문 (가), (다), (라)의 사례를 활용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조건을 건 이유는 여러분들에게 특정한 방향의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출제자들이 숨겨둔 답을 찾아보라는 것이죠. 무조건 어떤 내용의 답이 나올 수밖에 없게끔 말입니다.



   

2. 인문논술은 배경지식 싸움이다


인문논술이 요구하는 내용적 배경지식은 거의 없습니다. 단, 수능과 비슷한 수준의 배경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해당 교과 과정을 이수했다면 당연히 알만한 내용들이죠.

     

인문논술에서 배경지식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물론 논술 주제와 맞는 배경지식을 기존에 가지고 있다면 제시문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답안을 구성하는 데에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수월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능 국어 비문학을 공부할 때, 배경지식을 모조리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비문학의 주제로 무엇이 나올지 모르고, 비문학들이 너무나도 지엽적인 지식들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인문논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는 비문학을 공부하듯이 독해를 기초로 한 방법론으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어떤 제시문이 등장하든, 주어진 제시문들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 답안을 구성할 것인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배경지식은 거창한 것들이 아닙니다. 대입 인문논술이 요구하는 배경지식은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문, 윤사 등의 교과에서 아주 기본적인 지식만 있어도 됩니다. 수능 시험에서 해당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셨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시문의 독해를 통해 충분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께 필요한 배경지식은 하나가 더 있습니다. 원고지 사용법과 맞춤법입니다. 이 둘을 지키지 않으시면 개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감점이 이루어집니다. 안타깝게 감점되어 당락이 결정될 수 있으니 평소에 답안을 작성하실 때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3.문장력에 대하여


 가끔 커뮤니티에서 논술 관련 쪽지들을 받기도 합니다.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제가 논술 공부를 해도 괜찮을까요? 고등학교 때 글쓰기 상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별로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글을 쓸 때에 문장을 잘 쓴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는 표현이 매우 유려한 문장을 써낼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문장 간의 논리적 구성이 탄탄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첫번째 의미에서의 훌륭한 문장력은 대입 인문논술에서는 그렇게 필요한 능력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대입을 위한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지, 신춘문예에 글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인문논술에서 요구하는 표현은 간단하고 명료한 단어와 문체입니다. 어휘의 수준이 높지 않아도 되고 표현에 기교가 없어도 됩니다. 이정도 수준의 표현은 조금만 연습하셔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이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의 의미는 조금 주목할만 합니다. 논술은 논리적 글쓰기입니다. 뒤에도 나오겠지만 문장 간의 구성이 논증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논술은 자신이 찾은 답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기에 이 의미로 문장력이 훌륭한 학생이라면 대입 인문논술 시험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논제가 요구하는 답안의 내용을 제시문 내에서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졌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은 문장을 유려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는 겁니다.여러분들이 먼저 신경써야할 것은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까?’ 보다는 기초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글을 읽는 ‘독해력’이어야만 합니다. 또한, 인문논술에서 요구하는 글쓰기는 그렇게 복잡한 글쓰기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찾은 답안을 발문의 요구사항에 맞게 큰 무리 없이 전달할 수준이면 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technique)의 영역이며 여러 수정과 고찰을 지나고 나면 쉽게 개선됩니다.



4. 글씨체에 대하여



 글씨체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정말 글씨를 못 써서 답안이 아랍어와 같은 다른 국가의 언어처럼 보이는 바람에 채점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글씨체 때문에 합격이 갈리는 일은 없습니다. 예쁜 글씨는 채점하기에 편할 뿐이지, 이것으로 점수의 높고 낮음을 가를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글씨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학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봅시다.

내용적으로 아주 기가 막힌 논술 답안지를 그저 글씨체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교수님이 걸러낸다면?

누가 더 손해겠습니까.


여러분들의 답안을 채점하는 분들은 채점에 엄청난 내공을 지니신 분들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5. 공부량에 대하여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누구는 수능 이후에 몇 번 보고 붙었다는데?’, ‘누구는 거의 안 했다던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말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합격자들은 장기간 논술 공부를 했거나, 나름의 체계적 방식으로 논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온 사람들입니다.


 일부의 사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신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수능으로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하루에 몇 십 시간씩을 수능 공부에 투자하시면서, 논술 합격을 위해서는 전부 다 해서 몇 십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붙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붙었고, 그만한 이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혹은 엄청난 운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우연에 맡기기보다는 필연에 맡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학을 가는 것은 전부 어렵습니다. 이 교재를 이용하여 대학을 가는 것. 어렵습니다. 정시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어렵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 난해하고 낯설어 힘들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논술은 수능으로, 혹은 다른 전형들로 못 갈 대학을 가게 해주는 마법의 길이 아닙니다. 어딜 가든 그에 요구되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그런 능력을 갖추려면 그만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노력하세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적어도 대입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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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나옴

https://orbi.kr/00020626346

26요청) 코드킴의 인문논술 칼럼 - 2, 인문 논술 공부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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