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히어로즈 티티 [795412] · MS 2018 · 쪽지

2018-11-25 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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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생 쌩삼수러의 긴 2018 삼수생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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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관련시험 다끝나서 책정리하고

올해의 수험생활을 마무리하는겸 씁니다


2월 

정시 원서 잘못써서 

가군 예비1번 나군 예비 2번 다군 예비22번으로 정시를 끝냈다

여러분 정시는 쪼끔하향 아니에요 미친듯이 하향을 하나는 까세요 

안전빵이 최고임 그냥 뭐 인생 붙겠지 1상향2안정 썼다가 인생망함

삼반수를 하겠다는 야망은 쫄딱 망했고 

아니 뭔 예비가 저따구로 끝나냐 하면서 하루종일 바닥을 굴러다니다가 친구가 서울대 전화찬스 받고 대학갔다는거 듣고 

왠지 모르겠는데 그소리 듣자마자 재종 바로 결재하고옴

그리고 공부하기 싫어서 2월내내 굴러다님


3월

3월 2일내 눈뜨자 마자 한생각이 와 죽겠다였다

5시40분에 일어나서 6시 40분에 학원가고 10시 50분에 들어오니까 

나갈때도 달이랑 인사하고 올때도 인사하니까 달이 꼴보기 싫었음 

나만 삼수같아서 우울했다 (하지만 아니였다 알고보니 10명넘었음)

애들끼리 죄다 삼삼오오 모여서 밥먹으니까 고등학교애들이 생각났다 

혼자 밥먹으니까 고독한 미식가가 된거같은 기분이였다 

미각이 발달하는 기분 급식이 맛있어서 그나마 행복했다 소확행


4월

혼밥 혼양치 혼매점을 굉장히 잘하게됨 

고등학교때 부터 인싸속의 아싸를 지향하면서 살았는데 

그냥 이제 완벽한 아싸가됨 

사람눈 안마주치면서 정면보고 걸어다니는법을 터득함 

학원 카페를 한번 시험삼아 가봤는데 존맛탱이라 기분이 좋았다

엄청 편함 놀고 싶을때 놀고 혼자서 분식점 햄버거집등 다잘가게됨

인생은 원래 혼자인거지뭐


5월

애들이 노는 사진을 봐도 현타가 안오는 지점에 등극함 

아 노는구나 꽃이구나 축제구나 필터가 사기네 한강이네 무념무상

기록해둔게 저거밖에 없음 5월은 되게 좀비처럼 산거 같네여


6월

6월에 친구들중에 삼수프렌즈가 이때 2명 생겼어요 

사실 이때 안건가 그런거 같기도 하고 

친구들한테는 뭔가 미안하지만 니들이 내 위로가 되줬다 

나만 ㅈ같은게 아니라 우리 모두 인생은 고난이야

역시 고통은 나누는거야 

6평 처음으로 수학 객관식 다맞았어서 되게 행복했었음

아직도 기억난다 살면서 이게 모든 시험통틀어서 처음이였을꺼에요


7월

엄청아팠다 한달내내 대학병원 들락날락함 

한달내내 검사했는데 아무도 정확하게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고 

호흡곤란때문에 살기 힘들었다 

그래도 학원수업은 다들어서 기특했다 아예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수고함 나자신


8월

아픈거도 다낫고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더웡 개더웡 더럽게 더워서 정신이 없음 

화장실에서 이를 못닦겠어서 빡침 

아니 왜 12시보다 6시 화장실이 더 더운걸까 하면서 개빡쳤다가 

축적된 태양에너지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고 저녁에는 가글만 했다 

앞으로 신축건물은 무조건 화장실에 에어컨다는법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함


9월

친구들이 나의 잠수를 견디지 못하고 난리쳐서 결국 삼밍아웃함 

이때 이후로 카톡 선물함이 풍족해짐 친구들아 사랑한다 

고등학교때 얘네가 날 이렇게 생각한적이 한번도 없는데라는 생각을함 

역시 사람은 가끔봐야 좋은건가 

기프티콘을 열심히 먹고 굴러다니기 시작함


10월

시간 더럽게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중학교 졸업하기 직전에 

우리 수능 천일 남았다고 깔깔대던게 생각이 났다 

그땐 몰랐지 내가 수능 세번볼줄은 으아아악

시간 엄청빠르네라는 생각을 함 

이젠 작년도 생각이 잘 안나고 고삼때는 진짜 안나기 시작함 

점점 원래 외우던것들을 까먹기 시작함 외우고 있던 쓸데없는 것들이 기억이 안나기 시작함 암기력에 한계가 온거 같다고 생각함


11월 수능전

아 수능 실화? 로 14일을 다 보낸듯 공부진짜 안됨 

한시간에 다섯번은 아 공부하기싫어를 생각하고 있음 

이때쯤 되니까 허리가 못버텨서 맨날 파스붙이고 침맞고 고생함 

여러분 자세교정은 2월부터 하는거에요 늦게 시작하면 안되요 

허리 아프면 진짜 공부하기 싫어요


11월 수능후

수능 조졌다리 조졌다 꺄르륵 

세번봐도 삼년내내 수능만 조지는걸 보니

이건 수능을 관둬야한다는 확신이 왔다 

그래서 오늘까지 논술이랑 시험공부 열심히 했어요 

이제 개처럼 놀꺼야 

세번째기 때문에 누구보다 대학가기 전까지 알차게 놀수있습니다 

수시로 대학갈래 붙여줘요 도르르르륵

정시가면 나진짜 그냥 유학가야해 이제 더이상 수능은 보고싶지 않아


2000시간동안 고생했다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저는 이제 올해를 마지막으로 입시판 뜹니다 

아니 뜨고싶어요 수시붙여줘 갸아아아악

인간적으로 고2때부터 고3 재수 삼수 죄다 열심히 살았는데 

이젠 붙을때가 된거같아요

불합격은 22번으로 충분합니다 

하나 딱 하나만 바로 그걸로 붙여주세요 으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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