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TARR [798651] · MS 2018 · 쪽지

2018-11-21 05:06:04
조회수 12,224

국어 31번 완벽하게 해설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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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작업하고 저장했더니 다 깨져서 원본을 첨부합니다. 뽑아서 보는 걸 추천합니다. 

국어 31번 원본.pdf



(시간 없으면 선지 풀이만 보되, 천천히 다 읽어보는것을 추천합니다.)



1. 펼치며


 안녕하십니까. 수험생여러분 이번 수능국어 31번을 해설하고자 합니다. 본 해설을 쓰는 필자는 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재학중이며 졸업 예정임을 밝힙니다. 



 해설에 앞서 이번 수능국어 31번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문항이었습니다. 혹자는 문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과생들에게 유리하고 문과생들에게 불리한 문항이었다고 말합니다. 유튜브나 각종 기사에서도 이 문제를 풀어보며 “국어 시험인가 과학 시험인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비판들은 지문과 보기의 내용보다 과학적인 배경지식으로 쉽게 답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31번에 대한 이의제기가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31번 문항이 국어문제가 아닌 과학문제였을까요? 지문과 보기에서 답을 유추해낼 수 없는 “타당성 없는” 문항이었을까요? 필자 역시도 많은 해설들을 보았지만 그 어느것도 만족할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 해설을 작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짧은 해설을 통해 평가원이 묻고자 하는 독해능력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자세로 기출을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2. 해설 



2.1. 본문 읽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1번 문항은 가장 “수능국어스러운” 문항이었습니다. 지문을 읽으며 중요 지점들을 확인하겠습니다. 본문의 A문단을 보시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저와 함께 사고합니다. 



 첫번째로 본 문단에서 여러분이 주목하셔야 할 정보는 만유인력의 “정의”입니다. 본문에서 만유인력이 어떻게 정의되어 있습니까? 만유인력이란 두 질점(질량이 모여있다고 보는 이론상의 물체)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 정보를 본문 옆에 쓰며 정보를 저장합니다. (아래 질점정의는 각주에 있습니다.)



만유인력 = 두 질점이 끌어당기는 힘

질점 = 질량을 가진 점



 다음으로 만유인력의 크기와 관련된 ★수식數式★이 등장합니다. 만유인력은 두 질점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며,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정보는 수학적인 식, 즉 수식으로서 반드시 문제화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여러 기출에서도 이러한 수식(사칙연산, 비례식)이 수차례 문제화됨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수식이 등장한 순간! 우리는 본문 옆에 다음의 정보를 쓰며 이해해야 합니다.(여기서∝는 비례관계를 의미합니다)



만유인력의 크기 ∝ 두 질점의 질량의 곱(질점1질량 x 질점2질량) -> 질량과 비례

만유인력의 크기 ∝ 1/거리²(거리 제곱 분의 1) -> 거리와 반비례




 이정도 정보가 정리되었으면 다음 내용을 보겠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중요 정보는 역시 “정의”입니다. 만유인력은 천제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각각이 천체 밖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의 합으로 정의됩니다. 이 정의 속에는 다시, 부피 요소란 천체를 잘게 나눈 것이라는 “숨겨진 정의”가 들어있습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다시 다음과 같은 정보가 저장됩니다.



만유인력 = 부피요소 각각이 천제 밖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의 합

부피요소 = 천체를 잘게 나눈 어떤 것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제 마지막 부분을 보겠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정보는 첫째로 “지구와 태양이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이 같다”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지구와 태양의 질량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정보입니다. 가끔 수능 비문학 본문은 무언가를 참이라고 단정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 진리이자 참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본문은 두 가지를 참으로 전제합니다. 그 두 정보는 바로



1. 지구보다 태양의 질량이 크다.

2. 태양-지구 만유인력 = 지구-태양 만유인력, 

즉 지구와 태양이 서로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같다는 것입니다. 



 이제 정보들이 모두 추려졌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이런 것이 시험장에서 가능할 리 없잖아”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 풀어서 그렇지, 위 과정은 매우 순식간에 이루어지며, 기출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고입니다. 중요 정보를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만유인력 두 질점이 끌어당기는 힘

질점 질량을 가진 점


만유인력의 크기 ∝ 두 질점의 질량의 곱(질점1질량 질점2질량) -> 질량과 비례

만유인력의 크기 ∝ 1/거리²(거리 제곱 분의 1) -> 거리와 반비례


만유인력 부피요소 각각이 천제 밖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의 합

부피요소 천체를 잘게 나눈 어떤 것 


1. 지구보다 태양의 질량이 크다.

2. 태양-지구 만유인력 지구-태양 만유인력

즉 지구와 태양이 서로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같다는 것입니다




2.2. 보기 살피기



 이제 보기를 보겠습니다. 우선 전체를 제시하고 끊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분명한 진리를 알아야 합니다. 출제자가 보기에 그림을 넣었다는 것은 여러분이 글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가며 읽는 능력(2009개정 교육과정 [독서]의 사실적 읽기능력)을 측정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수능 문제에서의 그림은 곧 지문의 내용을 시각화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림은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결국 이 그림을 통해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림(그래프)은 곧 글(본문)이다”


 이러한 이해 아래, 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무언가 보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저 그림은 단지 보기의 내용을 시각화한 것에 불과합니다. [지문]에서는 부피요소가 천제를 잘게 나눈 어떤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는 그 부피 요소들이 빈틈없이 한 겹으로 배열되어 이룬 것을 구 껍질이라고 다시 정의합니다. 그림에서는 회색 동그라미 부분이 바로 “구 껍질”임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정의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다시, 다시, 우리는 다음의 “정의”된 정보를 저장합니다. 



구 껍질 = 부피요소들이 한 겹으로 배열된 것 



 구 껍질들이 겹겹이 쌓여 구를 이루고 있음이 보입니다. 결국 는 “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부피요소 -> 구 껍질 -> 구



 이 부분에서 이미 눈치 빠른 분이라면 알아채셨겠지만 다시 ★수식數式★이 등장합니다. 의 이 문장을 주목해주십시오. 이 문장은 수식이 담겨있어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부피 요소는 그것의 부피와 밀도를 곱한 값을 질량으로 갖는 질점으로 볼 수 있다.



 부피 요소가 무엇인지는 이미 정의되었습니다. 잘게 나눈 어떤 부분입니다. 그런데 위 문장은 부피 요소를 다시 “정의”합니다. 부피 요소는 곧 질점이며, 그 질점이 갖는 질량은 부피와 밀도를 곱한 값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서 질점을 정의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질점 = 질량을 가진 이론상의 물체”입니다. 그 “질점의 질량”이 바로 부피요소의 부피와 밀도의 곱으로 정의되는 것입니다. 결국은 다시 정의입니다. 정의된 정보를 머릿속에 정리해보겠습니다.



부피요소 = 질량을 갖는 질점

이때 질점의 질량 = 밀도 x 부피 



 글을 제대로 읽으려니 머리가 아프실 겁니다. 그러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완벽한 사고를 단련하기 위해 우리 조금 더 힘을 내 봅시다. 마지막 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1)의 정보가 다르게 보일 겁니다. 이전의 정보 중에서 “부피요소가 모인 것 -> 구 껍질”이라는 정보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부피 요소들이 모여 구 껍질을 이룬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해를 갖고 (1)의 정보를 보면 다음과 같은 정보가 보입니다.


 부피 요소들이 구 외부의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의 총 합은 구 껍질과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구 껍질의 중심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이 문장을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들을 갖추었습니다. 잠시 본문을 보겠습니다. 


 

 정보를 눈여겨보면, 만유인력은 부피 요소들이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힘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 (1)은 결국 만유인력에 대한 설명에 불과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서 설명합니다. 천체를 잘게 부순 부피 요소들이 모인 것이 “구 껍질”입니다. 그것이 외부의 질점을 당기는 힘은 그 “구 껍질”과 동일한 질량을 가진 질점이 외부의 질점을 당기는 힘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보겠습니다. 


 

이 그림이 이해가 된다면 이제 하나의 질점을 생각해봅시다. 위의 그림에 있는 구 껍질이 가진 질량과 동일한 질량을 가진 질점을 떠올립니다. 이 질점의 질량은 구 껍질의 질량과 같으므로 위의 그림에서 구 껍질이 질점P를 당기는 힘과 동일한 힘으로 질점을 당길 것입니다. 그림으로 보겠습니다. 



 결국 구 껍질의 만유인력을 설명하기 위해 구 껍질과 동일한 질량의 질점을 설정한 것뿐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1)을 모두 이해했습니다. (2)는 이것의 반복에 불과합니다. 만유인력의 정의를 다시 떠올립니다. 사고란 언제나 정의에서 시작합니다. 만유인력의 정의는 부피요소들이 천체 외부의 질점을 당기는 힘의 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구 껍질이 모여 만들어진 “구”의 만유인력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시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2)의 내용입니다. 


 길어졌지만 결국 를 통해 우리가 알아낸 것은 지문에 나온 만유인력의 정의를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만유인력은 부피요소들이 천체 외부의 질점을 당기는 힘들의 합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 부피요소들의 모든 합, 즉 구 껍질들의 합과 동일한 질량을 가진 질점을 설정했을 뿐입니다. 눈으로 볼 수 있듯, 그림은 곧 글이라는 명제가 증명되어 의 신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본문의 부연일 뿐이었으니 말입니다. 정리하여 보겠습니다.


결국, “구”의 만유인력이란 = “부피요소들의 합(구 껍질들의 합)”과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외부의 질점을 당기는 힘. 


 



2.3. 선지 박살내기



 이제 선지로 넘어가겠습니다. 의외로 선지는 쉽게 파훼할 수 있습니다.



 올 것이 왔습니다. 비례식을 문제화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다루었던 만유인력의 비례관계를 떠올려 봅시다. 



만유인력의 크기 ∝ 두 질점의 질량의 곱(질점1질량 질점2질량) -> 질량과 비례

만유인력의 크기 ∝ 1/거리²(거리 제곱 분의 1) -> 거리와 반비례

 


 여기서 여러분은 만유인력이 질량에 비례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만요, 질량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엇으로 정의되었습니까? 위를 확인해봅시다. 에서 우리는 이미 이렇게 정의한 바 있습니다. 


부피요소 질량을 갖는 질점

이때 질점의 질량 밀도 부피 


이제 1번선지로 다시 돌아옵니다. 



밀도가 동일하다면 부피가 클수록 질량이 커질 것입니다. 반지름이 커진다는 것은 부피가 커짐을 의미하므로, 질량이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유인력의 비례식을 떠올리면, 질량과 만유인력은 비례합니다. 그러므로 1번선지는 옳은 추론이 되는 것입니다.

 대망의 2번선지를 보겠습니다. 정의가 어떻게 문제화되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질량이 m인 질점을 떠올려봅니다. 질량이 m인 이 질점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을 생각해봅시다. 여러분 다시, 다시 만유인력의 비례관계를 떠올려봅시다. 이 질량이 m인 질점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 즉 만유인력과 질량은 어떤 관계로 정의되었습니까? 이제는 대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유인력의 크기 ∝ 두 질점의 질량의 곱(질점1질량 질점2질량) -> 질량과 비례

만유인력의 크기 ∝ 1/거리²(거리 제곱 분의 1) -> 거리와 반비례



 위 공식에 따라 질량이 m인 질점과 지구 사이의 만유인력의 크기는 “질점의 질량 m”과 “지구의 질량”을 곱한 값에 비례한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결국 이런 비례관계가 정의됩니다.



 (태양 중심에 위치한)질량 m인 질점과 지구사이의 만유인력 ∝ 질점의 질량m x 지구 질량



 이제 지구 중심에 있는 질량m인 질점을 떠올려봅시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다음의 비례관계가 성립합니다.



(지구 중심에 위치한)질량 m인 질점과 태양사이의 만유인력 ∝ 질점의 질량m x 태양 질량



 본문에서 분명히 정의한대로, 태양이 지구보다 질량이 큽니다. 따라서 위의 비례관계에 따라 질점m이 태양과 지구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본문에 지구와 태양이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은 같다고 되어있는데 그러면 두 만유인력 같은 거 아닌가요?”라고 질문한다면, 여러분은 지문을 완벽하게 오독한 것입니다. 지문에서 태양과 지구가 서로 당기는 힘은 같다고 정의되어있었지요? 그것이 바로 함정입니다. 제가 지금 태양과 지구사이의 만유인력을 구했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구한 것은 “질량이m인 질점과 지구사이의 만유인력”, 그리고 “질량이m인 질점과 태양사이의 만유인력”입니다. 결코 지구와 태양사이의 만유인력이 아닌 것입니다. 그림으로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질점m은 질량이m인 질점을 의미합니다.




 위 두 개의 만유인력은 각각 다릅니다. 수차례 살펴왔듯, 만유인력은 두 질점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면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왜 글쓴이가 질량이m인 질점을 지구와 태양 위에 올려놓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리가 같음”을 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거리가 같고 질량이 다른 지구와 태양, 그리고 질점m의 관계를 묻는 선지였습니다. 설명은 장황했지만 결국 비례관계를 통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제 3번선지를 보겠습니다.



보기에 정의된 만유인력의 정의로 간단히 풀 수 있습니다. 만유인력은 두 질점 사이의 당기는 힘으로 정의됩니다. 질량이M인 지구와 질량이m인 달 사이의 만유인력은 동일한 질량의 질점이 당기는 힘과 같습니다. 


이제 4번선지를 보겠습니다.


 

 에서 부피요소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찾아봅시다. 


 


 위에에서 볼 수 있듯, 이미 부피요소 = "질량을 갖는 질점"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선지의 태양을 구성하는 부피요소를 "질량을 갖는 질점"으로 설정합니다. 다음으로 지구와의 만유인력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했는지 생각해봅니다. 이 때, 우리는 의 (1)과 (2)에서 만유인력을 구하는 방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의 부피요소 전부를 더한 질량을 갖는 “질점”과 “태양의 부피요소”와의 만유인력을 구하면 되는 것입니다. 의 정의가 그대로 사용됨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번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3번선지와 동일한 진술임이 보입니다. 그림으로 이해하면 더욱 쉽기에 그림으로 해설을 대체하고자 합니다. 다시 말합니다. 질점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거리가 같고 질량이 같다면 만유인력이 같다는 것입니다. 아래 두 그림에서 두 질점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은 같습니다.




 기나긴 해설이 끝이 났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본 해설을 진행하는 동안 단 하나의 과학적인 배경지식도 동원하지 않았습니다. (배경지식이 도움되리라는 사실을 묵과하는게 아닙니다.) 저는 그 대신 그저 지문에 나타난 “정의”(안은문장으로 숨겨진 정의), “비례관계”, “수식”등에 조금 더 집중했을 뿐입니다. 정의나 비례식 등은 이미 교육청과 기출에서 수도 없이 중요하게 반복되어왔던 개념입니다. 이제 논의의 끝이 보입니다. 제가 서두에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31번 문항은 그 어떤 문제보다 국어스러웠던 문항입니다. 지문에 드러난 정보들을 “사실적”으로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론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결코” 과학문제가 아니라, 국어문제임이 분명해지는 순간입니다. 







3. 맺으며


 이제 여러분은 왜 31번이 국어문제인지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정의”, “수식數式”, “비례관계”, “그림은 곧 글이다”등의 귀한 명제들까지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결코 이 문제가그리고 수능국어가 쉬웠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그리고 여러분의 노력이 다 헛된 것이라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시험장에서 이 문제를 푼 수험생들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수능의 압박, 그리고 인생이 걸린 시험, 그 무엇 하나 만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수능기출의 종말”을 외치기 전에, 미어터지는 실모와 LEET, 사관학교 기출을 외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 바랍니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어떤 자세로 기출을 대해 왔는가.” 그리고 다시 이 문제를 펴서 처음부터 사고를 펼쳐나가길 바랍니다.  실모든 LEET든 지문이라는 재료는 차고 넘칩니다. 해설은 내가 그 답에 확신이 있을 때, 곧 나의 근거와 추론에 한 점 의심도 없을 때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출과 글을 통해 수능 비문학이 요하는 사고력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 날카롭게, 갓 간 칼처럼 날카롭게 연마하기를 바랍니다. 견디기 힘든 지루한 반복의 시간 뒤에야 성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진정한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뵙겠습니다.






“항상 치열하고 명증적으로 사고하라.”



여러분의 앞날에 학운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2018.11.20. 다락리에서

 돌고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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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시6승 · 758962 · 18/11/21 05:57 · MS 2017

  • okgsjun · 689496 · 18/11/21 06:08 · MS 2016

    수능 공부를 이렇게 분석하면서 공부하면 사교육이 필요 없이 좋은 점수 맞음. 그저 분석 없이 막연히 읽고 문제 푸니까 실력 향상 없이 시험 문제 타령만 하는게 문제

  • 21cent · 815770 · 18/11/21 07:19 · MS 2018

    이런 분석이 가능한 시점에서 걔는 국어 공부 할 필요 없는거임

  • 명문도봉 · 806881 · 18/11/21 06:57 · MS 2018

    3번 선지에서 구체들간의 인력에서 질점들간의 인력으로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나요?

  • 바른정신몸 · 772195 · 18/11/21 06:58 · MS 2017

    이런 긴 사고과정이 타당하지않다고보입니다

  • 빛ㅤ · 795473 · 18/11/21 07:19 · MS 2018

    체감 상 보기는 지문이랑 비슷한 말 반복이고 선지가 명확하고 쉬웠던 문제.. 시험장에서 마지막에 1분컷

    이것보다 훨씬 난해한 문제들이 시중에 차고 넘치는데.. 많이 볼 것도 없이 ebs 파이널만 봐도 화날 정도의 비문학 문제들이 많아요.

  • 글읽는소년 · 515854 · 18/11/26 11:44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글읽는소년 · 515854 · 18/11/26 11:55 · MS 2014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 m인 질점'은 태양의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질점의 질량이 m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부피요소의 질점일 뿐이라고 이해했으면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중심에 있는 질량 m인 질점도 그렇습니다.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m인 질점은 태양(모든 부피요소들의 질점)의 질점이 아니라 질량이 m이 될 만큼의 부피요소의 질점일 뿐입니다. 즉, 보기를 통해서 부피요소와 질점에 대해 알려준 바를 생각하면 태양이라는 구를 구성하는 껍질들 중에서 일부의 질점이 되는 거지요.

  • perfect설의 · 804097 · 19/03/12 02:43 · MS 2018

    진짜 완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