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피아트 [63059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8-11-21 0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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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과 선택과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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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정시철이 되면 생각해볼 시간도 별로 없고, 이런 얘기를 꺼내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 지금 학과 선택과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지금은 주말 논술 제외하면 수시도 거의 끝났고, 정시를 분석하기엔 데이터가 안 모인 시기여서 지금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다녔던 경영학과 위주로 지난 번에 올렸던 글을 재활용하여 넓게 인문계열 과 선택에 관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차후에 이과에 관한 것도 올리겠습니다.


저희 팀에 상담을 오신 분들의 경우에도 이런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스나이핑을 하는 경우엔 꼭 하위과가 잘 뚫리는 것이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이런 고민이 적지만 적정-안정 지원의 경우 이러한 고민의 순간에 놓이게 됩니다. 여러 데이터를 보고 판단을 해 조언을 드리지만 지표가 비슷한 경우 수험생분들 대부분이 마지막에 직관에 의해 특정한 과를 고르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평소에 과에 대해 잘 알아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문계 학과의 경우 크게 상경/ 사회/ 인문/ 어문/ 사범 등 특수계열 이렇게 다섯 종류 정도로 나뉩니다. 사실 진로에 관하여는 각 계열별로 비중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비슷하게 가기 때문에 공통적인 부분을 말씀드립니다. 


최근 졸업생(남학생의 경우엔 11, 12학번, 여학생의 경우엔 13,14 학번)은 크게 네 가지의 진로로 나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학교 별, 학과별로 다소간에 차이가 있으니, 제가 본 기준은 다소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1. CPA 등 시험

첫 번째는 최근들어 감소세를 보이는 CPA 및 행시, 즉 고시류의 계열이 있습니다. CPA랑 행시는 한 부류로 묶기엔 성격이 다소 다른 측면이 있지만 과정이 상대적으로 비슷해서 고시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올해를 끝으로 사법고시는 없어졌고, 외무고시는 외교 아카데미로 일 년에 굉장히 제한적인 숫자를 뽑기 때문에 남아있는 고시는 행시입니다. 행시는 크게 1, 2차로 나뉘는데, 1차의 경우 PSAT이라고 하여, IQ 측정의 성격이 강한 객관식 시험을 상반기에 보게 됩니다. 지식의 영향이 거의 없어서, 일부 행시 1차 합격에 장학금을 주는 학교의 경우엔 해당 학교의 의예과 학생들이 장학금을 위해 행시를 응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후 1차를 통과하게 되면 2차는 제로 베이스에서 실제 고시스러운 과목들을 보게 됩니다. 학습량에 대해서는 저도 실제 해보진 않아 정확히 모르겠지만, 실제 수험생활을 할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문과 수능을 6개월 정도 공부 과정으로 봤을 때 약 2년 반-3년 정도의 학습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CPA의 경우 행시랑은 다소 다른데, 그 이유는 다루는 내용의 특성상 경영학과와 밀접한 부분이 있고, 시험도 행시에 비해서는 버티면 붙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가장 무난하고 성공적인 코스는 1, 2 학기 중에 한 학기를 휴학하고 나머지 한 학기를 수업을 조금 들으면서 약 1년 가량 1차시험을 준비하여 2월에 있는 1 차시험에 통과한 뒤, 여름에 있는 2차 시험에서 일부 과목을 합격하여 유예를 하고 2학기를 다시 학교를 다닌 뒤 차년도 1학기에 휴학을하여 나머지 2차시험 공부를 하고, 작년에 합격한 과목 이외의 과목을 응시하여 합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가 시험 합격자 중에 잘 풀린 경우이고 일부 1년반만에 붙는 분과 좀더 많은 3년 반만에 붙는 분들이 있습니다. 

*CPA의 경우 수습기간 2년 후에 초봉으로 평균적으로 5천 정도로 일반 대기업보다 살짝 높은 정도를 받습니다. 차이점은 결산 시 등 특정시기에 매우 바쁘고 그 이외의 기간은 상대적으로 좀 여유가 있습니다. 제조업 기업과 달리 성과급은 별로 없지만 연봉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2. 특수 계열 취업

두 번째 경우는 특수 취업이라고 해서, 취업은 취업인데 다소 난이도가 높은 취업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컨설팅 기업(맥킨지, BCG, Bain), 외국계 IB(골드만, JP Morgan 등), 그리고 금융공기업이 있습니다. 컨설팅의 경우 굉장히 적은 수를 뽑기 때문에 통상 6차례가 넘는 면접을 통과해야 붙을 수 있습니다. 보통 여름이나 학기 중에 RA로서 인턴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B같은 경우에도 바로 취업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인턴을 해본 사람들 중에서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공기업은 흔히 말하는 A매치 데이라고 해서, 메이저 금융 공기업들의 필기 고사가 시행되는 날에 시험을 봐서 뽑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금감원, 거래소, 한은 등이 있습니다. 금공의 경우엔 최근 블라인드가 강해져서 학벌보다는 개인의 실력이 중요하고(물론 학벌과 개인 실력이 아예 무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컨설팅 기업과 IB 같은 경우엔 클라이언트 관리 문제 등도 있어서 학벌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합격자 분포를 통한 사후적인 해석입니다. 

*컨설팅 기업과 IB는 일은 엄청나게 많이 시키는 대신 월급은 많이 주는 편인데, 성과급이 괜찮게 나오면 세전 1억 가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일반 대기업보다 조금 못미치는 수준인 4천 정도를 수령하는데 work life balance가 좋아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3. 로스쿨 진학

세 번째 경우는 최근 들어 늘고 있는 로스쿨 진학입니다. 08을 끝으로 법학과가 사라져 현재는 대부분의 법학사가 사라졌고, 올해를 끝으로 사시가 폐지되면서 로스클로 법조일원화가 된 것이 경영학과에서 로스쿨 진학이 많아진 이유로 보입니다. 실제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의 로스쿨 입학자의 3-40퍼센트 정도가 상경계 출신입니다. 로스쿨은 크게 학토릿이라고 해서 학점, 토익, 리트로 선발하게 됩니다. 중요도 순서는 학교마다 가중치가 다르지만 리트, 학점, 토익 순서로 중요합니다. 최근 영어는 자격 요건으로 변화하는 추세이고 대부분 잘 받기 때문에 사실상 리트와 학점입니다. 학점 대부분이 4.0이 넘고 평균적으로 4.15정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리트의 경우 서울대는 표준점수135점 이상 KY 대학은 130점이상, 성대 한향대는 120점 이상 정도로 나와야 하는데, 실제 국어 1, 2 등급들만 모아 놓고 보는 것이 리트라는 점에서 고득점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시와 달리 지식 측정 시험은 아니라 편하게 응시를 할 수 있는 것이 로스쿨 지원권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로스쿨 입시에서 학벌이 중요하냐는 질문들도 많이 하시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중요합니다. 올해 입시에서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본인의 학부 학교 이상을 가는 것은 거의 어렵고, 자교만 가도 잘 했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로스쿨을 졸업하면 진로에 따라 연봉이 많이 달라져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흔히 말하는 빅펌(큰 로펌)의 경우 연봉 초봉이 1억 내외입니다. 김앤장 같은 경우엔 1억이 조금 넘고 다른 회사는 약간 못미칩니다. 검사와 로클럭의 경우엔 행시출신과 큰 차이가 없는데, 보통 4천 정도를 초봉으로 받습니다.


4. 일반취업

마지막 경우는 일반적인 취업입니다. 이 경우는 탑티어 대기업부터 중소, 중견기업까지 다양하게 분포가 되어 있어있고 인문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보통 선발 과정은 마지막 학기(보통 8학기째) 중간고사 즈음해서 자소서 등 서류전형을 하게 되고 이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인적성이라고 하는 필기시험을 보게 합니다. 2차 전형까지 통과하면 보통 3-9배수 정도를 면접 대상자로 선발하여, 집단 면접, 개인 면접, 임원 면접 등 회사마다 다른 과정을 통해 최종 선발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은 4-5천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FAQ

1. 상경계는 취업이 잘되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상경계라고 해서 같은 전형으로 사원을 뽑을 때 더 유리한 경우는 없습니다. (조금 유리한 정도). 그러나 상경 직렬이라고 해서 상경계 출신만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 취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즉, 취업이 잘 된다기 보단 취업의 기회가 조금 더 많다고 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2. 경영 경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경영과 경제, 그리고 통계는 아예 다른 학문입니다. 경제와 통계는 오히려 이과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과적인 성향이 강하고, 경영의 경우엔 재무, 회계와 같이 이과적인 성향의 분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많습니다. 


3. 경영학과의 장점은 무엇인가?

경영학과는 세부 학과로 재무, 회계, 마케팅, 국제경영, 경영전략, MIS, 인사 관리 등 세부 과목이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과목이 잘 안 맞아도 잘 맞는 과목 위주로 들으면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취업의 문이 넓어서, 고시, 로스쿨, 등 여러 일을 부담 적게 할 수 있습니다.


4. 경영학과의 단점은 무엇인가?

많은 과목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특정 과목에 전문성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전공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영어에 자신이 없으면 성적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경영학과 기준으로 설명을 했지만 진로의 측면에선 문과 기준에선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경영학과에서 CPA를 하는 비중이 조금 더 높고, 경제, 사회대에서 행시를 보는 비중이 조금 더 높다는 정도가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가서 뭘 배우는지를 정확히 아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대학생활의 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 이외에도 인문계 과 선택(어떤 것을 배우는지) 및 진로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시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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