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드럽다, 그리고 축축하다 · 832060 · 18/11/19 03:39 · MS 2018

    서울대 개.씹.갓 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죠?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1 · MS 2018

    아뇨 개멍청합니다.

  • 부드럽다, 그리고 축축하다 · 832060 · 18/11/19 03:42 · MS 2018

    ㄱ.ㅁ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7 · MS 2018

    어디 대학을 가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르비 사이트 특성상, 대학 서열이 지성의 유의미한 편차를 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죠. 하지만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라고, 괴물들은 항상 극소수로 있고 그 외 대부분은 똥멍청이입니다.

  • 책상 위 밝혖 램프불은 사색의 꽃이다 · 772549 · 18/11/19 03:39 · MS 2017

    또라이 잇어여? 막 원서에 묻혀사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2 · MS 2018

    종종 있습니다. 저도 좀 그런 편이고

  • 생2봤음2번봤음 · 787857 · 18/11/19 03:40 · MS 2017

    졸업하면 뭐해요 보통?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2 · MS 2018

    대부분 로스쿨이나 고시 준비하고 정말 학문적 열의가 있는 몇몇 학우들만 대학원 진학하는 거 같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요.

  • 아으앙아아 · 803287 · 18/11/19 03:40 · MS 2018

    학생증이 인터넷으로도 나오는건 서울대만 그런건가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2 · MS 2018

    저거 어플이에용!

  • 한동미나1212 · 837070 · 18/11/19 03:41 · MS 2018

    철학과 진로는 어떻게 생각중이신가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3 · MS 2018

    전 대학원 진학 준비랑 작가 등단 준비 하고 있습니다!

  • 한동미나1212 · 837070 · 18/11/19 03:43 · MS 2018

    작가는 철학적인 글 쓰는건가요????
    멋있어요 ㅜㅜ 베리타스~~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5 · MS 2018

    소설 쓰고 있습니다ㅋㅋㅋㅋ 신춘문예 준비 중이에요!

  • souvenir · 781763 · 18/11/19 03:41 · MS 2017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4 · MS 2018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가 모호하네요ㅋㅋㅋㅋ 그래도 러프하게 해석해서 답변하자면, 크립키 좋아합니다!

  • souvenir · 781763 · 18/11/19 03:45 · MS 2017

    헉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네여 ㅋㅋㅋ 논리철학자 좋아하시는 분 아니랄까봐 말의 의미가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흑흑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8 · MS 2018

    논리철학자를 좋아하는데 언어철학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ㅋㅋㅋㅋㅋ

  • souvenir · 781763 · 18/11/20 03:53 · MS 2017

    철학과에 가면 똑똑해질 줄 알았는데 막상 이건 불가해한 영역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무력해졌다는 말씀이 인상깊어서 댓글 남겨요. 제 개인적으로는 근데 그건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인간에게는 그 불가해한 영역에 끊임없이 몸을 던지는 형이상학적인 성벽이 있을 테니까요. 모든 인간은 해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물음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칸트의 이야기처럼.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들은 칸트, 데카르트, 플라톤 등등. 저는 그리고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을 좋아하지 않아요. 극단적인 프리모더니즘은 독단에 빠지게 마련이지만, 극단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은 뭐랄까 세상으로부터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논리적으로 박탈한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요? 그러면 그런 세상에 뭐가 남게 될 지, 그런 세상이 무슨 의미가 있을 지 의아해서링. 추구의 대상이 될 무엇인가는 있어야만 한다, 인간은 영원히 추구하는 동물이어야 한다 - 이런 것들이 제 생각... ㅋㅋㅋ 그래서 저는 작성자님이 어느 쪽일까 궁금해서 질문해본건데, 세상에 맙소사, 크립키가 나와서 놀랐네요 ㅎㅎ...

    여담이지만 제가 철학을 좋아하는 건 그런 이유에선데. 그러니깐 추구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추구를 한다는 것이 멋져서. 그런데 작성자님은 추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로부터 좌절한다니 솔직히 말해서 좀 신기했어요 ㅋㅋ 아 그냥저냥 철학을 좋아하는 타과생 (=저) 이랑 진짜 철학하는 인간으로 태어난? 작성자님이랑은 확실히 다르구나 - 했달까요... 원체 앎과 추구에 대한 욕망이 간절했으니깐 좌절하셨을테니까요 ㅋㅋㅋ 저는 뭐랄까 약간 구경자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멋지다 생각하는거고. 왜 멀리서보면 뭐든지 희극이라잖아여 ㅎㅎㅎ

    그냥 신기해서, 그리고 잠도 안 와서 댓글 남겨봤네요. 마무리는 제가 좋아하는 플라톤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인간은 완전한 무지 (대중) 와 완전한 지혜 (신) 사이에 놓여 있고, 그 사이에서 애지를 한다고 하져. 그리고 이 에로스가 인간이 무한에 참여하는 방식이라고 ㅎㅎ... 작성자님께서는 아무래도 신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ㅋㅋㅋ 얘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사실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제 멋대로 떠든거긴 한데,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 삯글세 · 837746 · 18/11/20 19:27 · MS 2018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마구 하셔서 저로선 영광입니다ㅎㅎ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하시면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보니, 피터슨 교수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거 같네요(혹여나 좋아하시지 않거나 접해보시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찾아보셔요).
    어찌됐든, 끊임없이 몸을 던지는 형이상학적 성벽이라... 썩 마음에 드는 표현은 아닙니다만, 결국 인간이란 그런 존재임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인식하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하는 존재나 관념, 복잡성을 재단하여 인식의 틀을 만드니까요(결국 이것이 종국에 이를 때까지 관철되면 그것이 철학이겠지요).
    인간에게 본디 무가치합니다. 아니, 모든 존재자와 존재가 그러하죠. 우리가 백날 떠들어대는 당위성과 가치성은 자기네들이 만들어 낸 허상 같은 실체, 실체 같은 허상일 뿐입니다. 종교가 그러하고 도덕이 그러한 거처럼요. 이런 의미에서 본인께서 말씀하신,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바로 이런 점이겠지요.
    제가 절망한 점은 제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음에 있습니다. 네, 말씀하신 것처럼 감히 신이 되려고 한 것이죠. 다행히도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20살에 깨닫고 이제는 ‘나’에 집착하지만, 쉽지 않네요 ㅎㅎ 주절주절 쓸데없는 얘기를 너무 많이 했네요. 철학을 좋아하신다니, 저보다 더 훌륭한 사유를 이루어내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천착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수호랑✨ · 832840 · 18/11/19 03:43 · MS 2018

    논리학 잘하실듯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5 · MS 2018

    논리학이랑 별로 안 친해서ㅠㅠ

  • 수능날 만점 가채점표를 휘날리자 · 731465 · 18/11/19 03:46 · MS 2017

    개멋있다
    철학에 동경심 있어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48 · MS 2018

    동경만 품은 채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 흐귱ㅠㅠ · 764959 · 18/11/19 03:57 · MS 2017

    진짜로 수학 배워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3:59 · MS 2018

    어떤 수학을 말씀하시는 건지ㅠㅠ

  • 빨간망토차차 · 835155 · 18/11/19 04:13 · MS 2018

    비전공자가 교양수준에서 철학을 배우려면 어느 책으로 시작하는 게 좋은가요? 제가
    고등학교에서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를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교과를 나중에 따로 공부하는 것은 비효율적인가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4:20 · MS 2018

    요즘 그 두 과목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몰라서 거기에 대한 대답은 아낄게요. 어느 정도 수준의 배움을 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겉핥기 정도만 원하신다면 현재 인문학 코너에 전시되어있는 아무 책이나 다 괜찮습니다. 단, 거기에 제시된 문제의식 정도만 공유하세요. 좀 딥하게 파고 드실 거면, 1차 번역서를 읽는 게 제일 좋습니다 +_+

  • 안기모 · 745937 · 18/11/19 04:15 · MS 2017

    순수철학 책한권 추천해주신다면? (수준은 상관없어요) 그리고 관심있는 응용철학분야는 무엇인가용//그리고 샤대는 확실히 철학분야도 전공구분을 해놓은 학교인데 철학과는 무엇을 중점으로 배우셨는지

  • 삯글세 · 837746 · 18/11/19 04:27 · MS 2018

    1. 순수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수준 상관 없이 괜찮은 개괄서적으로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괜찮습니다.
    2. 현재 천착하고 있는 파트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폐단 쯤 되겠군요. 궁금하시면 더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3. 샤대가 철학분야도 전공구분을 해놓았다라... 그건 대학원 쯤 들어가야 발생하는 일입니다. 그냥 러프하게 ‘철학과’로 존재합니다. 사학과처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로 구분되어있지 않고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4:31 · MS 2018

    혹시 철학과, 미학과, 윤리교육과의 구분을 가지고 말씀하신 거인가요? 그렇다면 이건 좀 다른 얘기입니다. 각 학과가 지향하는 목표도 다르고, 배우는 과목도 상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전공구분을 해놓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듯 합니다.

  • 세종 · 642105 · 18/11/19 04:34 · MS 2016

    철학과 교과목 수업계획서에 있는 교재들+추가적인 교재들을 읽고 생각한다면 철학과에 갈 필요가 있나요?? (철학과 생각해본적이 많은데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묻습니다.)

  • 삯글세 · 837746 · 18/11/19 04:42 · MS 2018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어떤 과목이든 학부 수준은 독학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이든, 사학이든, 공대 수업이든 간에요. 학부 수업이라 해봐야 뭐 별 거 없습니다 . 특히 인문학이라 불리는 과목일 경우 더더욱 그렇습니다(괜히 대학원 석박 과정에 ‘강독’이라는 커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본인이 공부할 열의만 있다면야 원서든, 1차 번역서든, 2차 번역서(해설서)든 간에 붙잡고 줄줄 읽으면 됩니다. 논문 쓸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온 몸 다하여 철학과로 진학하실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 세종 · 642105 · 18/11/19 04:57 · MS 2016

    정성껏 해주신 말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 원영아영원해 · 520149 · 18/11/19 04:41 · MS 2017

    철학을 배우시면서 인생관 같은게 많이 바뀌셨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4:49 · MS 2018

    저는 제가 정말 똑똑해질 줄 알았습니다. 위키스러운 똑똑함이 아니라, 지혜와 같은, 다시 말해 세상만물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우칠 줄 알았죠. 하지만 막상 철학과에 와서 공부해보니 지금까지 헛된 이상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공부한 철학자들이 뛰어나서 말도 안 되는 경외감을 느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이것은 불가해하고 불가지한 영역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할까요.
    아마 그때부터 제 인생관, 더 정확히 말해서 세계관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에 저를 보면 ‘나’라는 존재자에 강박적으로 집착합니다. 내가 세상만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적어도 ‘나’라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안 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는 중입니다.

  • 원영아영원해 · 520149 · 18/11/19 05:02 · MS 2017

    그렇군요 개인적으로 인문대에 간다면 철학과에 가는게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도움이 되고 좋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철학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닳게 될 수도 있군요
    철학과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있었는데 감사합니다

  • 구리구라 · 826883 · 18/11/19 05:45 · MS 2018

    수시로 가셨나요 정시로 가셨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5:48 · MS 2018

    정시로 들어왔습니다.

  • 구리구라 · 826883 · 18/11/19 05:49 · MS 2018

    철학과에 뜻이 있어서 들어오셨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5:51 · MS 2018

    애초에 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진학했습니당

  • 구리구라 · 826883 · 18/11/19 05:52 · MS 2018

    오.. 저 면접 봐야하는데 팁이라도..ㅋㅋ

  • 삯글세 · 837746 · 18/11/19 05:57 · MS 2018

    음... 제가 알기로는 학원에서 서울대는 타대학과 달리 분석적이고 정형화된 대답보다 창의적이고 개성있는 답을 좋아한다 는 식으로 가르친다고 알고 있는데 맞나요? 만약 그렇게 가르친다면 그건 전 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교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대답하세요. 어차피 대학 면접이 합불을 가릴 정도로 유의미하지도 않고요.

  • 京城帝大文學部 · 804497 · 18/11/19 06:03 · MS 2018

    사고뭉치반이신가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6:05 · MS 2018

    신상 질문은 삼가주시면...ㅠㅠ

  • 삼반수복학각 · 811076 · 18/11/19 06:55 · MS 2018

    논리학 재밌으신가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7:03 · MS 2018

    재밌지는 않고 그냥저냥 할 만한 거 같아욥...

  • 웅냥냥 · 837471 · 18/11/19 07:43 · MS 2018

    정말 가고싶엇는데 설철학 ㅠㅇㅠ 너무멋져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8:12 · MS 2018

    아닙니당 ㅠㅠ

  • 탐플 · 682256 · 18/11/19 07:51 · MS 2016

    일반인이 철학관련해서 읽을만한 책 한권 추천해주실수있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8:12 · MS 2018

    책 추천은 위에도 해놔서 위에 제가 써놓은 댓글 읽으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소주 · 761355 · 18/11/19 08:31 · MS 2017

    논리학을 철학과에서 배우나요? 리트같은거 씹어먹겠군

  • 삯글세 · 837746 · 18/11/19 08:39 · MS 2018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아아ㅠㅠ

  • 할수있다우리 · 829509 · 18/11/19 08:37 · MS 2018

    솔직히 조금의 재미라도있나요? 저도 철학과 진지하게 고민중인데 괜히 멋있어보여서 했다가 그럴까바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08:42 · MS 2018

    저도 논문이나 페이퍼 안 써도 되고, 책이나 깔짝 보면서 공부할 땐 정말 재밌었습니다... 근데 뭐든 업이 되고 주가 되면 증오스러운 법이죠ㅋㅋㅋㅋ
    아무튼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철학과 진학은 다시 한 번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 공알못 · 771538 · 18/11/19 08:53 · MS 2017

    죄송하지만 정시를 어느정도 보면 들어갈수 있나요? 너무 가고싶어서용

  • 삯글세 · 837746 · 18/11/19 09:45 · MS 2018

    제가 요즘 입결을 잘 몰라서... 아마 3개 안쪽으로 틀리면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요?

  • 재숳ㅎㅎㅎㅎㅎ · 800280 · 18/11/19 09:13 · MS 2018

    설대다니는 사람이랑 인서울 하위, 수도권 대학 다니는 사람이랑 삶의 질이 얼마나 다를까요?흑흑 설대 목표로 했는데 수능 완전히 말아먹었네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0:04 · MS 2018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유의미한 삶의 질 편차는 나타나지 않는다 입니다.
    아직도 기억이 남는 게, 어쩌다 여러 학벌의 스펙트럼을 지닌 집단에서 세미나를 열어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모 지거국 철학 학부 한 분이 계셨는데, 그 당시 전 학벌 hierarchy에 상당히 젖어있었으니 당연히 그 분을 탐탁지 않게 봤습니다. 지거국 학생이 하면 얼마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요. 그 분이 발제를 시작하고 끝 맞칠 때까지 과장 조금 보태서 백 번쯤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같은 학부생이라기엔 학업적 성취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나서요. 이건 뭐 질투를 하고 싶어도 질투를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거든요.
    뒷풀이 자리에서 그 분 옆에 붙어서 대화를 나눠보니 이미 그 분은 사회적으로도 성취를 이루신 분이었어요. 아마도 지금 제 나이때 쯤 난생 처음 쓰신 장편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 되셨으니까요. 투고한 이유도 심플하더군요. 대학원 갈 돈 버려고.
    물론 이런 괴물같은 분들은 서울대에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비율이 비슷하다는 거예요(이건 지극히 제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학벌은 그 집단의 지적수준의 최댓값이 아닌, 최솟값을 말해주는 거라고. 결국 본인께서 어느 대학을 가든, 심지어 저 지방에 있는 이름도 모를 대학에 가든, 언제나 괴물은 존재할 겁니다.
    학벌에서 오는 열등감, 천대 등을 생각하면 당연히 학벌이 좋은 게 낫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찌됐든 ky보단 s, 서성한보단 ky가 낫겠죠. 하지만 이런 걸 마음 속에 품고 평생 살아갈 만큼의 여력이 남아있을까 의문입니다. 지금 당장 전 각 집단에 계신 괴물 같은 분들의 발끝도 못 쫓아가는 게 현실인 걸요.
    냉정해지세요. 본인께서 천부적인 재능이나 뒷배경이 있지 않는 한, 성공하기 위한 노력의 양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 양이 100 쯤 된다면, 학벌이 주는 메리트는 기껏해야 10정도 될 거예요(이 10도 사실 어마어마 하지요).
    타인에게서 오는 열등감, 혹시 모를 천대 등이 걱정 되셔서 혹은 강력하게 목표하는 바가 있어 학벌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이가 말하듯, 물론 제가 말하는 얘기와 그 질감이 사뭇 다릅니다만, 학벌이 전부가 아닙니다.

  • 재숳ㅎㅎㅎㅎㅎ · 800280 · 18/11/19 10:11 · MS 2018

    감사합니다ㅠㅠㅠ

  • djsqpdlffld · 823762 · 18/11/19 12:30 · MS 2018

    참 좋은 글이네요.

  • 하하하하하하하핰 · 785948 · 18/11/19 12:48 · MS 2017

    안녕하세요! 어렸을때부터 철학과에 관심 있던 연대 상경 반수생입니다!
    이번에 서울대 목표로 반수했으나 실패해버린거 같습니다ㅠ 그래서 만약 점수가 된다면, 이번에 상경대를 버리고 연대 철학에 지원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로스쿨, 행시 쪽 준비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저는 경제, 경영쪽에 관심이 1도 없어서 현재 대학수업 따라가기도 벅차거든요 ㅠㅠ 어렸을 때부터 철학쪽에 관심이 있어서 마음은 철학과로 갈아타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 인식때문에 많이 고민이 되네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3:09 · MS 2018

    아이고... 힘든 길을 오시는 군요. 뭐, 굳이 말리거나 설득하진 않겠습니다. 본인이 가고 싶은 길이니까요.
    각설하고, 연대 상경에서 철학으로 가는 모양새는 좋게 쳐줘야 옆그레이드, 나쁘게 쳐주면 다운그레이드 쯤 되네요.
    단순히 난 철학이 좋아! 라는 이유로 철학과에 진학하시는 건 전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로스쿨이나 행시를 목표로 하신다면요. 오히려 상경 쪽에 남아 계신 게 겹치는 부분도 꽤 있고 공부하기도 수월할 거예요. 철학이 좋으면 복수전공을 하시거나, 혹은 혼자 책을 달달 읽어가며 공부하면 됩니다. 굳이, 정말 굳이 1학기(혹은 1년)을 날려가며 갈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우진희로애락 · 773166 · 18/11/19 13:34 · MS 2017

    쪽지 드려도 될까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3:42 · MS 2018

    얼마든지요.

  • Green Gables · 728629 · 18/11/19 13:46 · MS 2017

    미래 생각 전혀 안 하고, 단순히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설철학을 진학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서울러 · 787232 · 18/11/19 13:58 · MS 2017

    타과생이 지적욕구 채우려고 철학과 전공수업 들어도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 없음. 내 '욕구'만으로 내 생계가 해결되면 물론 좋겠지만, 그걸 분리해도 괜찮을텐데

  • 삯글세 · 837746 · 18/11/19 14:08 · MS 2018

    괜찮다고 봅니다. 우리 내 삶, 특히 저를 포함한 요즘 20-30대의 삶을 보면 불쌍하기 그지없어요. 대단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미래라는 것에 매몰돼서 지나치게 열심히 살거든요. 열심히 사는 것을 칭송하는 것에 대해 항변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을 비난한 것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인간이란 존재자 자체가 어떤 목적이 시원에서부터 설정되어있는 것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태어났으니까 산다는 말이 굳이 따지자면 진리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회하는 존재자일 뿐이에요. 무슨 거창하게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는 둥, 신에게 귀의하기 위해 산다는 둥,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산다는 둥, 모두 다 사유와 이후 생성된 신념의 결과물이죠. 근데 요즘 20-30대를 보면 태초에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적이 있고 그걸 좇기 위해 사는, 한 마디로 무슨 rpg게임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야지, 대학생 때는 좋은 직장에 가야지, 직장인 때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지 혹은 좋은 집을 사야지, 중년 때는 좋은 자식을 둬야지, 노년 때는 좋은 말년을 보내야지, 이런 목적성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요. 저기서 설정한 알고리즘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모멸과 경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막상 타인은 그렇게 안 보는데 타인은 그렇게 볼 거라고 단정 지은 채 스스로를 패배자로 확정하죠. 이게 올바른가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 20-30대가 더 방황하는 겁니다. 저 알고리즘에서 벗어나는 걸 견디지 못해요. 니체가 말한 니힐리즘이 다른 게 아닙니다. 저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순간 휘몰아치는 감정이 곧 니힐리즘이에요.
    전 현재만을 중요시 합니다. 현재만이 현현하니까요. 과거 역시 기억과 추억 따위로 치환되니 이 또한 현재입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래가 오긴 합니까? 당장 내일, 아니 1분 후가 온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확실한 것에 집중하세요. 지적 욕구(전 이게 지적 허영심으로 의역됩니다만)를 충족하기 위해? 과잠바를 입고 충족되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 뭐든 좋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사유와 감정에 집중하여 거기서 비롯된 욕구를 충족하고 욕망을 실현해내면 되는 문제입니다.

  • 서울러 · 787232 · 18/11/19 13:57 · MS 2017

    철학과도 다 먹고 살만하더라고요. 대학 때 배운 철학의 방법들이 회사를 다니던 뭘 하던 도움 될때가 올겁니다. 잘됬으면 좋겠다. 대학원 생각 있으면 외국어 공부 해서 석박은 영미로 갔다오고요. 전공을 분석철학쪽으로 생각하면 더더욱

  • 삯글세 · 837746 · 18/11/19 14:11 · MS 2018

    살다살다 철학과가 먹고 살만하다는 소리를 다 듣네요ㅋㅋㅋㅋㅋ 물론 분석철학을 필두로 영미권이 현 메인스트림인 것은 맞습니다만, 그 중 ‘제대로’ 된 논문을 내어 조교수라도 다는 사람이 몇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미권 석박? 좋습니다. 간지나죠. 문제는 태반이 영미권 석박이에요. 영어는 기본에 불어, 독어까지 원서로 슉슉 일어내는 인간들이 널린 풀이 이 풀입니다. 그 중에서도 살아남는 인간들은 10%도 채 안 되고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4:15 · MS 2018

    학계에 계신 분들 중에 논술 강사나 대학 시간 강사로 빌어먹으며 월 200 조금 넘게 버는 인간들 넘쳐납니다. 심지어 30대에 알바 뛰고 고등학생 과외하는 인간들도 있어요. 다른 학과보다 더 빌어먹으면 더 빌어먹었지, 이 지옥 같은 곳에 ‘먹고 살만 하다’는 수식어는 기만 밖에 더 됩니까?

  • 서울러 · 787232 · 18/11/19 17:42 · MS 2017

    철학과 나온 그냥 평범한 회사다니는 직장인인데, 대학원 생각한다고 하니까 한 말이었어요. 지나치게 먹고살길 걱정하지는 말라는 말이었는데 꼰대 같다고 느꼈으면 미안해요^^;

  • Green Gables · 728629 · 18/11/19 17:10 · MS 2017

    두분 다 감사합니다 :)

  • 구범석 · 546893 · 18/11/19 14:19 · MS 2018

    철학 사랑해요♡

  • satre · 828676 · 18/11/19 14:55 · MS 2018

    관념에서 벗어나는 법이 있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5:12 · MS 2018

    없다고 봅니다. 벗어날 필요도 없고요.

  • 왕끼기긱꾜꾜 · 726593 · 18/11/19 15:02 · MS 2017

    가족이 지방대 철학과 졸업후... 비스카이 철학과 석사 입학예정입니다. 평소 좀 허언증이 잇는 아인데 지방대서 서울로 가면 요샌 윤리나 생명쪽 병원 의료윤리학 교실이나 이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세후 300이상 받는 칼퇴근하는 안정적이고 럭셔리한 직업구할수잇다고 가족들 설득하며 월세와 용돈 한달 150씩 가져갑니다.. 이제 입학이구요.. 동생말대로 철학과 석사나오면 좋은곳 취업 지방대 철학과- 비스카이 인서울 철학과 석사로 가능한지요??

    주위 다 이과라 아는곳이 정말 없어서 여쭙니다.

    자기말로는 석사하고 박사는 한국 정부에서 학비랑 집세 용돈까지 다 대주는 프로그램 신청만하면 다되서 박사도 한다고 하는데 이런게 정말 잇는지 혼란합니다

  • 삯글세 · 837746 · 18/11/19 15:16 · MS 2018

    그런 직장은 들어 본 바 없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프로그램은 있습니다만, 합격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 왕끼기긱꾜꾜 · 726593 · 18/11/19 15:18 · MS 2017

    아산병원이나 삼성병원등 병원마그 의료 윤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구 그러더라구요... 그리구 의과대학 의료 윤리학 교실두 있구요.. 거기 정규직 취업은 잘 선호 안하시나요?

  • 삯글세 · 837746 · 18/11/19 15:20 · MS 2018

    의료 윤리 쪽으로 빠지는 동문은 제 주변에는 없는 거 같아요. 사실 그 쪽 계열이면 제 생각에 굳이 철학과를 뽑을 필요가 있나 싶고요. 차라리 보건계열 전공한 학생을 뽑을 텐데요.

  • 옴뇸뇽뇸 · 820540 · 18/11/19 15:08 · MS 2018

    안녕하세요.저는 철학에 대해서는 단순한 지적호기심정도만 있고, 단순 흥미로 인문학 관련 대중교양서정도를 몇권 읽어본 문과 학생입니다. 철학을 업으로 삼을 그릇도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이번에 수능성적이 연고상경에서 서울대 인문/사범정도 쓸 점수가 나왔습니다. 차후에 로스쿨 진학을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 인문을 1순위로 두고 있는데, 고등학교 윤리과목도 접해보지 못하고 책만 몇권 읽어본 제가 인문쪽에 학점을 딸 수 있을지 감이 안잡힙니다. 서울대 인문계열 친구들은 뭔가 다 철학에 천부적인 능력이 있을 것같은 막연한 걱정이 듭니다. (고등학교 때 그런 천재적인 친구를 한 명보면서 저는 따라갈수없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어서요. 그런친구들만 모여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그런 재능에 있어서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고, 학점을 따기 위해 성실하게는 생활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학점을 따는데 무리는 없을지, 혹시 겨울방학 때 윤리/철학 노베이스의 학생을 위해 추천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 삯글세 · 837746 · 18/11/19 15:18 · MS 2018

    학부 학점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학부 학점은 정말 공부한 만큼 나오거든요. 따로 서적을 읽으며 준비하면 좋겠지만, 일단은 즐겁게 노세요. 업을 삼을 일이 없다고 단언하신다면(혹여나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도) 학기 후에 교수가 읽으라는 책을 그때부터 읽어도 충분합니다.

  • 옴뇸뇽뇸 · 820540 · 18/11/19 17:46 · MS 2018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