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3수 [830156]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8-11-17 03:56:54
조회수 6,172

삼수를 마치며 인생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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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3수에 마침표가 찍혔네요. 오랜동안 만났던 연인을 떠나보내 듯 참 알수없는 기분들이 공존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던 제 자신에게 참 수고했다고 고생 많이했다고 위로해주고 싶어요.

3년이란 시간을 묵묵히 앉아 그저 할수있는 거라곤 버티는 일뿐이었던 지난 나에게 그리고 그 시간들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재수가 끝나고 며칠만이라도 맘편하게 하고 싶은거 다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수능을 잘봤다고 거짓말 했어요.

들킬때 들키더라도 죄인으로서가 아닌 그저 수고한 수험생으로서의 나날을 보내고 싶었어요. 부모님께 거짓말이 들통나고 지옥같은 한달을 보내면서도 거짓말로 속였던 그 짧은 날들이 참 행복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수능만 잘 봤어도 평범했었을 그 시간들이 너무 야속했습니다. 6월 9월 모두 원하는 성적을 받고 수능때는 그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2번의 수능이 있었고 이번으로 3번째를 맞았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아요. 마치 예견된 일인냥 익숙해요. 저는 지금 2년전 그때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나로 있습니다. 가장나를 힘들게 하는건 내가 거는 나에대한 기대에요. 전 단한번도 제가 꿈꾸는 저의 모습을 한 일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거에요. 죽음과도 바꾸기 싫은 3년의 노력조차 저를 바꾸지 못했다면 어쩌면 전 변할수 없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는 너무 지쳤어요. 벌써2번째 부모님께 수능을 잘봤다고 속였습니다. 이젠 제가 저를 참아줄수 없는 때가 온것 같아요. 죽음이 무섭다고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살아가는게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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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4 · 745528 · 18/11/17 03:59 · MS 2017

  • 不자유 · 759279 · 18/11/17 05:48 · MS 2017

    인문학적 소양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지니고 있을 타인에 대한 연민.

    인간이기에 존귀한 것인지,
    존귀할 만한 다른 이유가 있기에 인간다움.이라는 말이 있는걸까요?

  • 치대조아 · 813532 · 18/11/17 03:59 · MS 201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이규현소위님 · 834725 · 18/11/17 04:02 · MS 2018

    뭔 인생을 마치냐 ㅋㅋㅋㅋ
    진짜 자살하는 사람은 여기에 이런 글 안 쓴다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진짜 자살시도해본 사람 입장에서 말하는거다

  • 이규현소위님 · 834725 · 18/11/17 04:04 · MS 2018

    수면제 한통 다 먹어본 적도 있고 손목 그은 적도 있고 옥상에서 뛰어내려본 적도 있고 칼로 배 찔러본 적도 있는데 결국 다 살아서 이렇게 눈 뜨고 있다

    진짜로 자살하고 싶으면 전화번호써서 쪽지해라 진짜 100% 자살하는 방법 알려줄테니까

  • 꽃처럼 · 424336 · 18/11/17 04:23 · MS 2012

    ㄱ-

  • ℙÅȠclʘ\^@ · 783758 · 18/11/17 04:02 · MS 2017

    저도 지금 같은 상황인데요
    그래도 사는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결국에는 죽을 건데

  • 신촌김동호 · 384617 · 18/11/17 04:03 · MS 2011

    저도 목표했던 곳을 못가고 그후 방황도 많이 했어요 지금도 언젠간 행복해질거라 믿고 꾸역꾸역 살고 있어요 절대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마시길...

  • Adadas · 833818 · 18/11/17 04:03 · MS 2018

    이해가 갑니다...
    근데...하...그러지 말아요...

  • ♡미야♡ · 840347 · 18/11/17 04:04 · MS 2018

    수고 많았어요 얼마나 힘들겠어요..그마음 잘 알지만 순간의 선택으로 삶을 저버리시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대로 끝내긴 너무 아쉽고 너무 슬프잖아요

  • 5학년 2반 · 810093 · 18/11/17 04:05 · MS 2018

    죽음은 휴식이 아닙니다

  • 01234567890 · 724461 · 18/11/17 04:09 · MS 2017

    가장나를 힘들게 하는건 내가 거는 나에대한 기대에요. 그렇죠 근데 막상 포기하면 괜찮아져요 자존감은 없어도 자존심만 있으면 살만하던데요

  • 카오나시 · 522396 · 18/11/17 04:11 · MS 2014

    계속된 실패에 넘어지는게 익숙해지는게 두려워서 다시 도전했어요. 그런데 또 넘어지고 말았어요. 원하던 목표을 이루지 못한건 걷고 있던 길이 있기에 괜찮은데 또 실패를 경험한건 사실 조금 힘들어요. 내가 수능이라는 판에서 그만큼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눈을 낮추지 못하는게 서글퍼요. 근데, 제가 님보다 고작 한살 더 많지만요, 두번째 수능을 끝내고 세번째 수능을 보기 전 고작 일년 반 동안 제가 경험했던 세상은 이 세상에 내 능력을 뽐낼 판이 수능만 있는게 아니라는걸 보여줬어요. 그래서 그냥 이 판은 나랑 어울리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무덤덤히 다른 판을 찾아보려구요. 직접 경험해보시기 전에는 귀에도 안들어올 말이지만, 우리 눈에 담고 있는 세상은 사실 개미보다도 못해요. 우리 좀 더 넓게 봐봐요.

  • 내가 수능잘보라고 해주면 대박남 · 812142 · 18/11/17 04:13 · MS 2018

    작년에 비슷한 떡밥았지않았나..ㅋㅋ

  • souvenir · 781763 · 18/11/17 04:22 · MS 2017

    저도 수능을 망한 적도 있고 대학에 떨어져 본 적도 있고, 또 굳이 입시가 아니더라도 많이 많이 힘들어서 방황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 때의 제가 어땠는지를 알기에 위로를 드리기도 조심스러워요. 그때는 괜찮다는 이야기, 진정으로 낭비인 시간은 없다는 이야기, 다 지나갈 거라는 이야기 등을 정말로 정말로 싫어했었거든요. 웃기네. 내가 얼마나 힘든데. 응 낭비야. 응 지니갈 때까지 니가 기다보려보든지 - 하고... 그런데 어쨌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저런 이야기들이 마냥 틀린 이야기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어요. 물론 그렇다고해서 작성자님한테 나도 버텼으니 작성자님도 버틸 수 있어요, 따위의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에요. 만약 그 때 안 힘들 수 있었더라면 저도 주저않고 안 힘드는 쪽을 선택했을거구요... 아무튼 그땐 참 ㅈ같았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정말 정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거에요... 살다보면 어쨌든 언젠가는 지나게 마련이라는 것? 그리고 지나가고 나면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는 것...안 힘들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겠지만, 정말정말 싫은데 그래도 꼭 힘들어해야 한다면, 그 힘든 시간들이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작성자님께서는 이런 이야기 들으시면 화나시겠지만서도.

    아무튼 "들킬때 들키더라도 죄인으로서가 아닌 그저 수고한 수험생으로서의 나날을 보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는 작성자분께, 작성자분은 절대로 죄인이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다는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얼마나 많이 노력하셨을지,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얼마나 속상하실 지, 그런 것들을 제가 감히 짐작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정말정말 많이 고생하셨으리라는 것은 알아요. 그리고 작성자님께서도 아실 테고요.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주저앉고 싶었는지, 그럼에도 얼마나 꿋꿋이 버텨왔는지.

    그러니깐 울지 마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그래도 만일 울 수 밖에 없다면 펑펑 우세요. 대신 스스로를 죄인이라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작성자님의 잘못이 아니니깐...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은 정말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든 버텨내시고, 버텨내신 끝에 나중 언젠가 작성자님한테 꼭 걸맞는 빛나는 길 위에 놓이게 되기를,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많이많이 즐거우시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그리고 모쪼록 맛있는거 많이많이 드시면서 그때까지 잘 견뎌내시기를...

  • 예비이과황 · 689199 · 18/11/17 04:40 · MS 2016

    아니 다들 반응이 이래 냉소적이야....

  • 뜨뜨뜨뜨 · 774209 · 18/11/17 04:53 · MS 2017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힘내서 다시 일어납시다

  • 21cent · 815770 · 18/11/17 05:08 · MS 2018

    세상에...솔직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 못된똥주석 · 721957 · 18/11/17 06:49 · MS 2016

    조금만 눈을 돌려보셔요
    또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 쿠키120116 · 633746 · 18/11/17 07:21 · MS 2017

    남은 가족들에게 못할짓입니다....

  • 우엥우어엉 · 823931 · 18/11/17 08:32 · MS 2018

    님 죽으면 가족들 인생도 파탄나요 그런 기사들 못 보셨습니까

  • 현이는나의빛 · 832067 · 18/11/17 07:31 · MS 2018

    힘내세요 진심으로
    지옥같은 3년 버티신게 너무 대단하세요
    그 정도의 의지라면 죽음이 아닌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 두구두구두구 · 721532 · 18/11/17 12:50 · MS 2016

    저도 4수해서 의대 왔네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의미가 있는 거에요. 항상 인생의 모든 것을 교훈으로 삼길 바래요

  • 항공대학고반수생 · 910893 · 21/05/10 01:13 · MS 2019

    아직 살아계십니까?

  • Untitled15 · 1095154 · 22/02/26 20:03 · MS 2021

    ㅋㅋㅋㅋ

  • 적통 · 1155605 · 23/12/10 16:30 · MS 2022

    이분 살아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