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긋한달팽이 [464973] · MS 2018 · 쪽지

2018-11-13 03:46:55
조회수 1,615

수능을 다시 보는 게 맞을까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9104683

안녕하세요.


단대 사범대 다니는 스물넷 남학생입니다.


내용이 쫌 많이 기네요. 밑에 3줄 요약 해놓겠습니다.




예전부터 작은 학원 차려서 강사가 정말 하고싶어서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려고 사범계열 과로 맞춰 들어갔어요.


들어가서 한 2년은 꿈을 위해 한발짝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도 빠짐없이 만족스럽게 지냈던 것 같네요.


학교를 2개월 쯤 다니다가 일단 내가 원하는 직장이 어떤 모습인지


부딪쳐봐야겠다는 생각에 학원알바를 하게 됐어요.


남들이 학원알바 박봉이다 뭐 청소만 한다 복사만 하다 끝난다 


이렇다 저렇다 불평불만 욕하건 뭐하건 들어갔는데


각종 복사 청소 잡일하다 모르는거 학생들이 들고오면 풀어주고 


정 안풀리면 다음 출근날까지 어떻게든 풀어보고 알려주면서


깨닫고 "고맙습니다~" 하면 그게 너무 행복했어요.


그렇게 강사에 대한 꿈을 안고 1년?쯤 근무하면서


가끔 어떤 강사분들 자리 비우면 땜빵식으로 수업도 몇 번 했었는데,


원장님이 "혹시.. 모의고사 분석해서 가르칠 수 있어요?" 라길래


열심히 분석해서 처음으로 제대로 만들어 준 저만의 자리에서


강의했는데 이게 좀 잘 돼서.. 아예 한 반 담당을 해보라시길래 


단순 보조로서가 아닌, 강사로서 출근을 하게 됐어요.


이 때 정말 잠도 못 잘 만큼 기분좋았던게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ㅎㅎ


6개월 후 어느 정도 학원이 돌아가는 체계도 감이 오고 한창 좋을 때


군입대 문제때문에 두 달 전에 대타를 구했고 


이제 빈 자리 죄송하지 않겠다 싶어서 맘편히 군복무하러 갔어요.


군복무하면서도 선생님 잘 지내세요? 하고 문자 오면


잊지 않았구나 너무 감동받았고 문제 모른다고 물어보는것도


내가 누군가에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풀어주고..


몸 건강히 전역하고 돌아올때까지 행복했어요. 딱 저 때까지.


집에 돌아왔을 때 원장님이 생각이 나서 연락드리고


방문선물 주스 한 박스 사들고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며칠 뒤에 술 마시면서 "강사가 하고싶습니다" 했는데,


정말 그 쪽으로 개척해서 나아가고싶으면


나이 꿇고라도 반드시 고학력을 따라는거예요.


너무 충격을 받았었는데, 10초만에 납득한 게 참 웃프더군요.


그 후로 여러 사교육쪽 이리저리 부딪쳐보는데 아무것도 안돼요.


그저 저건 정말 운이 좋아서 저기까지 갈 수 있었던거지.


라는 생각만 드는군요 지금은..


과외건 학원알바건 찾아가보고 시도해보는데 슬픈 건


이 시장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게 대학 이름이라는 점


그리고 웬만해서는 이게 처음에 가장 중요하다는 점.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받기만 해도 반은 한거고 정말 좋겠는데


아무 데도 필요로 하지 않더군요.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사교육도 일종의 사업이니 홍보도 


무시할 수 없는데 저같아도 학력 좋은 곳 사람있으면 


그런 사람을 쓰고싶겠더라구요.


그런데 문제가 만약에 다시 수능을 보게된다고 해도 스물여섯에


대학을 들어가게 되는건데,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서 졸업을 해도 휴학했던 게 있어서 스물여덟 졸업인데


만약 옮기면 서른 졸업이고.. 간다는 보장도 할 수 없고..


하지만 꿈은 포기하고싶지 않고..


물어보면 굳이 사대인데 그렇게까지 장수를 하느냐 도 있고


나중에라도 사교육이 하고싶으면 나이불문하고 가라 도 있고..


도전이라도 해봐야 맞는걸까요 아니면 너무 무리인걸까요


보통 의대로 가려고 장수하는데 교육계쪽으로 장수가 맞는건지..


너무 혼란스럽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줄 요약


1. 강사로서의 생활이 너무 행복해서 학원강사를 꼭 하고싶다.


2. 사교육쪽으로 개척해나가려면 고학력이 필요할 것 같다. 아니.. 거의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3. 나이 스물다섯에 높은 대학 사범계열로 들어가고자 수능을 보는 것이 맞는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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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베황 · 755458 · 18/11/13 03:58 · MS 2017

    너무 큰 고민이라 함부로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학벌을 높여서 사교육쪽에서 일하고 싶은 것도 이해가는데 4년이라는 시간+돈이 들어가니까 음... 단대 정도면 실력으로 커버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확답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 어떤 분이라도

  • 나플라. · 603136 · 18/11/13 03:58 · MS 2015

    와드

  • dkdkdkdkdk12 · 804960 · 18/11/13 04:05 · MS 2018

    저라면 학부졸업하고 교육대학원 진학할거같아요

  • 수호랑✨ · 832840 · 18/11/13 04:11 · MS 2018

    학원가에 있으려면 강의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게 학벌이긴 해요...
    예를들어 학원에서 선생님을 뽑아야 하는데
    서울대 사범출신 A와 지방대 사범출신 B가 지원을 했어요
    시범강의를 해보라고 했는데 A. B 둘다 잘 못가르칩니다.
    그러면 학원에서 생각을 할거에요
    'A는 가르치면 잘하지 않을까?'
    'B는 뭐 그렇지...'
    여기서 출신학교가 좋은 A에게 한번 더 라는 기회가 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학벌은 어디까지나 "메이저/탑클래스" 학원에서 많이 볼 것이라 생각하네요.. 어디 주변학원이 학벌을 아예 안본다는 것은 장담할 순 없지만. 경험이 있으시니 학원강사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점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재수 끝나고 대학 올 때 학원 강사의 생각을 했었지만(1학년때까진 이랬음), 이번에는 의대가보려고 수능 다시 보려하네요...

    깊이 생각해보시고 신중한 선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해요 우리.

  • asdio · 760796 · 18/11/13 04:40 · MS 2017

    조정식이 말한거네

  • Art149 · 488828 · 18/11/13 04:12 · MS 2014

    저 아는 학원선생님께서
    한양대기계졸->학원강사생활->

    더 가르치는것에 대한?
    전문적?으로공부하려고+학벌때문에

    학원강사생활+고려대수교과 병행
    입학이 28~32살로 기억해요
    그리고 졸업하셨는데

    정말 학벌이 필요하다면
    이런길도 있지않을까합니다.

    강사+대학생활병행

  • Art149 · 488828 · 18/11/13 04:13 · MS 2014

    +본인이 어떤 강사를 목표로 하느냐도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겠죠

    아예 학벌 비공개하고 수업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구요
    개인적으로 1타강사급라인에서 학벌

    서울대라인->메리트 ++
    연고라인->메리트 없음
    그 밑->디메릿 or 메리트없음

    이라고 생각해요

  •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 765369 · 18/11/13 05:00 · MS 2017

    박광일T 동국대국어국문
    찬우T 명지대 였던거 같은데 맞나요
    극복은 가능하죠 다만 더많은 노력이

  • 질문글에답변을 · 515146 · 18/11/13 06:27 · MS 2014

    대학원으로 세탁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 왕치킨마요 · 822271 · 18/11/13 07:37 · MS 2018

    학원 강사나 다른 직업군이나 학벌의 비중은 비슷할 것 같은데요? 대기업도 학벌 구리면 안써주는데 뭘

  • 안녕 · 572348 · 18/11/13 07:57 · MS 2015

    아이고.. 임용을 봐서 정식교사가 된 후에 강사로 나가시면 되죠. 교사가 되면 명문대학원 입학도 훨씬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