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N90 [340530] · MS 2018

2018-10-04 10: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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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영]11월 15일, 현대시가 다르게 다가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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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정말 다음 달이 되었네요ㅜㅜ 지난 주만 하더라도 수능은 두 달 뒤였는데 며칠만에 다음 달이 되버렸어요. 정말 얼마 안남았다는 것을 체감하실거 같네요. 추위를 느꼈던 올해의 겨울에 2018년을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결심했던 그날의 추위가 다시 찾아오고 있네요. 다들 후회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시간은 많고 최선을 다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죠. 


오르비는 굳이 수험 정보를 얻으려는 마음이 없어도 그냥 매일매일 들어오게 되는 마력이 있는 사이트죠. 저 또한 수험생때 그랬고요. 그냥 아무생각 없이 인터넷 검색 후 오르비에 들어갔다는... 그리고 무심코 눌렀던 어떤 글이 제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수능이 얼마 남지 않는 이 시점에 무슨 얘기를 하면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실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캐스트를 올렸고 이번에도 간단한 얘기를 하나 해보려고 해요. 


수능에서 현대시를 마주하면 무슨 생각이 가장 많이 들까요? 아마 현대시만큼은 다 맞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에요. 왜냐하면 현대시니까요. 무슨 말인가 하면 현실적으로 독서를 무조건 나 다 맞힐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현대시를 다 맞힐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 더 들긴 하죠?(물론 아닐 수도 있죠. 개인차는 있는 거니까. 하지만 현대시를 실제로 다 맞힐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다 맞혀야겠다. 실수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본인 스스로 족쇄를 채울 떄가 많아요. 이번 9월 평가원의 현대시 박재삼의 '추억에서'는 사실 너무 쉬웠고요, 만약 수능이라면 올해 6월 평가원의 '우포늪 왁새'나 작년 수능의 '강 건너간 노래'정도의 작품이 수록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작품들의 특징은 수능 날 마주했을 때 생각보다 압박이 심하게 든다는 거죠. 내용을 한번에 이해하기가 벅찬 건 분명 사실입니다. 시 전공자도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시를 그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한다는 건 수험생 입장에서 너무나도 부담이죠.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현대시를 다 맞혀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현대시니까요. 문제는 위와 같은 작품들을 읽을 때 중간 중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나오면 당황합니다. 이를테면 작년 수능의 '강 건너간 노래'에서 



생전 처음 본 시에서 수능 날 이 부분을 보면서 한번에 이해가 돼 고개를 끄덕였다면 정말 공부가 잘 된 학생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저 부분을 보고 물음표를 던지죠. 정확히 무슨 말인지말이에요. 만약 서술형으로 물어보면 대답할 학생이 몇이나 될까요? 짧은 시간 안에 말이죠. 하나 더 볼까요? 이번 6평의 '우포늪 왁새'에서 



마찬가지로 처음 본 시가 수능 날 나왔는데 이 부분을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자. 수능날입니다. 앞에 독서를 풀었는데 느낌이 막 시원하지는 않아요. 이를테면 법+경제 융합이라는 끔찍한 혼종이 나왔다고 해요. 그럼 이 지문의 정답에 대한 엄청난 확신을 가지진 못할거에요. 그럼 자연스럽게 현대시를 풀면서 현대시만큼은 다 맞혀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만약 틀린다면 독서에서 틀릴 것이고 현대시를 늘 그랬던 것처럼 다 맞혀야하니까요. 근데 위와 같은 부분에서 막히게 되죠. 평소에는 맘 편하게 넘어가요. 해설강의를 들으면 되니까. 근데 수능은 그러지 못하잖아요. 해설강의를 들을 순 없죠... 


그럼 저 부분을 두고 한참을 씨름하죠.  모의고사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수능은 쉽게 되지가 않아요. 그러다가 결국 포기합니다. 됐다. 그냥 일단 문제를 풀자는 생각으로요. 사실 여기서 '내가 100% 이해를 못했다 하더라도 문제 풀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잘한겁니다. 100% 이해를 못해요 답이 도출되기 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거든요. (오해는 마세요. 최선은 시를 완벽히 이해하는게 맞습니다. 저는 차선을 말씀드리는 거에요.)


문제는 어떤 학생들은 문제 푸는 과정에서 더 큰 족쇄를 스스로 채우게 된다는 겁니다.


바로 '모든 선지를 완벽하게 검토해서 나 스스로에게 납득시키자'라는 생각이죠. 


독서는요, 만약 끙끙거리면서 어떻게든 풀었던 문제는 생각보다 잘 검토안해요. 다 검토하기엔 부담이 되고 혹시 검토했다가 또 다른 선지가 눈에 들어오면 어떻하지? 겨우 답 결정했는데라는 생각에 넘어가요. 근데 현대시는 안그러죠. 다 맞혀야 하니까요. 그럼 문제가 생깁니다. 이를 테면 작년 수능 '강 건너간 노래'에서 


 

사실 시를 완벽하게 이해를 하지 않아도 정답이 4번인건 확실하죠. 



말도 안되죠? 자연물에 대한 화자의 태도 변화를 알 수도 없고, 희망적으로 일살적 현실이 바뀐것도 아니죠. 평소 모의고사에선 그냥 4번 선택하고 넘어가요. 근데 수능이에요. 난 무조건 다 맞혀야 해요. 그럼 선지를 검토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선지 1~2개 정도가 모호할 때가 있어요. 이를 테면 2번 선지를 보세요. 



한번에 이해가 잘 안될거에요. 왜 적절한지 와닿지 않죠. '현실의 모습을 사막으로 표상한 건' 무슨 말이며, '직면하게 될'은 또 무슨 의미일까하고요. 그럼 2번 선지를 고민하게 돼요. 한참을 들여다보게 돼요. 


여러분 '게슈탈트 붕괴'라고 들어보셨어요? 여러분에게 익숙한 단어 이를테면 '물컵'을 여러 번 반복해서 발음해보면 순간 그 뜻이 모호해지는 순간이 와요. 마찬가지로 2번선지를 계속 보잖아요? 그럼 '게슈탈트 붕괴'와 같이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해요. 점점... 화자가 직면하게 될 공간적 배경이라니. 화자는 그냥 노래를 부른거고 화자가 이동한다는 말을 없잖아?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죠. 


그럼 4번 선지는 마찬가지로 점점 적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4번 선지는 진짜진짜 말이 안되서 생각보다 정답률이 낮지는 않았아요. 단지 2번 선지를 고민하면서 시간이 엄청 걸렸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 6평은 상황이 달랐죠. '우포늪 왁새'에서 



사실 답은 너무 노골적으로 5번이죠. 



하늘을 선회하는 건 왁새이며 완창 한 판 잘끝내다고 말하는 건 소리꾼 영혼의 심연이기 때문에 대비라는 말은 틀린게 되죠. 근데 수능날, 모두 다 검토해야 해요. 그래서 선지를 쭉 보면 4번 선지를 두고 고민하게 되죠. 



일단 4번 선지 자체가 쉽게 이해되지가 않아요. 그리고 한참을 생각해요. 상상적으로 떠올린 세계는 뭐지? 화자는 현재 우포늪에서 왁새를 보고 있는데 상상적으로 떠올렸다고? 이러면서 '게슈탈트 붕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죠. 사실 이 생각은 완전 잘못된거 아시죠? 4번 선지 뒷부분을 봐야 하는데 제가 예전 캐스트에도 썼듯이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나면 선지를 한정적으로 봐여. 


화자가 상상적으로 떠올린 세계를 ㅁ;ㅇㄴ라ㅓㅁ;안러;ㅁㅇ나러;ㅁㅇ러 


이렇게요. 그럼 4번이 적절하지가 않게 되죠. 그럼 5번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인간과 자연이잖아요? 그럼 대비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5번이 적절하게 되고 그렇게 수정을 하게 됩니다...(농담삼아 국어는 답 고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 무조건 틀리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하고 싶은 말은 하나에요. 수능날, 작품이 이해가 너무 잘되고 선지가 모두 이해가 되면 베스트죠. 근데 혹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컨디션 난조, 독서에 대한 부담, 나아가 수능 시험이라는 부담이 현대시를 내가 늘 보던 현대시로 보이지 않게 하죠. 이해가 좀 덜 될 때, 선지가 모두 나에게 확신을 안 줄 때,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 보는 시간도 필요한 거 같아요. 


만약 선지 몇 개가 너무 모호하다. 근데 정답은 너무 확실하다. 그렇다면 마음 독하게 먹고 정답 찍고 넘어가는 연습도 실전모의고사를 풀면서 해야하지 않을까요? 기출 분석을 조금이라도 해 본 학생들은 알 거에요. 내용 해석과 관련해서 적절하지 않는 것을 물어보면 노골적으로 틀리다는 것을요. 


사실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 수능날 혹시나 할 수 있는 실수를 대비하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전모의고사를 풀때 아 이번엔 몇점이다. 1컷이 몇점이냐. 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매주 본 실전모의고사를 모은 후 내가 틀린 문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용이 이해가 안되서 틀린 것도 있지만 실수로 틀린 문제들이 있죠. 해설지 보는 순간 '아 내가 왜 그랬지?'라는 생각이 드는 문제들은 내 실수에서 비롯된 겁니다. 그 실수를 반드시 정리해서 수능날에 습관적으로 나올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약속을 정하는건 어떨까요?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수험생때 실모만 계속 풀었어요. 점수가 맘에 안들면 충동적으로 바로 다음 회차를 풀게되더라고요. 내가 이런 점수가 나오다니. 이건 내 실력이 아니야. 이번엔 반드시 잘 풀거다하면서요. 피드백이 없이... 결국 수능날 틀린 문항들은 내가 평소에 하던 실수가 그대로 반복됐었죠. 


지금까지 여러분이 푸셨던 실모를 한 번 쭉 모아보시고 틀린 문항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자신이 어떤 실수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수능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의 약속을 세우는 시간도 가졌으면 합니다.  



[지난 글들]

남들에게 다 쉬운 문제, 나만 고민하고 틀린다면 1

https://orbi.kr/00018396540

남들에게 다 쉬운 문제, 나만 고민하고 틀린다면 2

https://orbi.kr/00018443776


그리고 여담으로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강좌를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막판 실수 방지를 위한 정리강좌 입니다.


https://class.orbi.kr/course/1579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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