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T [274191] · MS 2009

2018-08-10 18:47:16
조회수 351

[김기덕T] 무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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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8





나는 가끔 친한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한다.




인생이 게임이라고 한다면게임 난이도가 Easy부터 Very Hard까지 있다면,

나는 Very Hard의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하는 얘기도 아니고자조적인 얘기도 아니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고 살고 있다.



역설적이지만난이도가 Very Hard이기 때문에 Easy로 태어났다면 느끼기 어려웠을 법한 것들을 성취하면서 살고 있다.



내가 원래 부자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났다면나는 그래도 강사의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을까?


강단에 설 때마다 느끼는 긴장감과조금씩 학생이 늘어가는 성취감인정받는 쾌감학생들의 감사 연락을 받을 때혹은 졸업한지 오래된 학생이 연락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한 푼 두 푼 모아서어릴 때부터 가고 싶었던 곳갖고 싶었던 것하고 싶던 경험들을 하는 소소한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까.



아마 절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물론살아본 적이 없는 인생이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치트키를 치고 게임하는 느낌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몇 달 전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한 형님과 술을 한 잔 한 적이 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인데자수성가로 정말 크게 성공하신 분이다현강 (분당에서 특히)에서는 특히 언급한 적이 많은 형인데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하시더라.


너도나도그 동안 그렇게 헛되이 살지는 않았어 그치진짜 열심히 살아왔잖아.”


무슨 말을 하다가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가끔 저 말이 떠오른다


사소하게 후회되는 부분들도 있고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는 지나온 나의 삶을 돌아보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다만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당장은 힘들지만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 때의 고통과 간절함은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바뀌더라.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는 물론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타고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꼰대 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사실 강사나 선생님 입장에서라기보다는 그냥 나이 좀 더 먹은 형 같은 입장에서 말해주고 싶다.




비록그 과정은 정말 힘들었지만 열심히 살아보니까 괜찮다고.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고.







남은 수험생활도아니 앞으로의 대학 생활도 그럴 것이다.


당장의 나태함안정편안함해야 할 일을 외면하는 것은 그 순간은 정말 달콤하다죄책감은 순간일 뿐이고미래의 나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당장 뭔가를 안한다고 해서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반복된다면익숙해질 것이고결국에는 다시 치열하게 살게 될 동력까지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나중에 정말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치열함이 필요할 때,



이미 치열하게 살고 있던 사람은 평소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살면 되지만,

이미 치열함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사람은다시 뛰는 것이 힘들 것이다.



적당히 안주하는 삶만족하는 삶여유로운 삶도 물론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다만그게 내가 지향하는 삶이 아닐 뿐이다.



그 정도면” 잘했어.

그 정도면” 충분하지.


저 말 자체가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그 정도면” 잘한 거라면더 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정도면 충분하다 해도더 열심히 하는 것이 과한 것은 아닐텐데.



무제는 학생들에게 내 가치관을 공유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 내가 나에게 쓰는 글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더 재밌게 살고 싶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고

더 위로 올라가고 싶으며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


가까운 사람들과 많은 것을 누리고 공유하고 싶고

내 학생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유는 없다


배추벌레가 그저 배춧잎을 타고 올라가듯

나도 그저 더 위로 올라가고 싶을 뿐이다.








그 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조금 더 치열해질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너도.


100 XDK

  1. 100

  • 댕꿀 · 677773 · 08/10 18:50 · MS 2016

    김기덕쿵더러러러 쿵기덕쿵더러러러

  • 비빔냉면 · 819665 · 08/10 19:09 · MS 2018

  • 19연컴부시기 · 763837 · 08/10 18:51 · MS 2017

    반성하고 공부하러 갑니다

  • 대휘빵야❇ · 690775 · 08/10 18:51 · MS 2016

    기덕추
    봉소 파이널시즌2 현강생각있는데 수업에서 어떤거 다뤄주시나요??

  • 도희 · 495790 · 08/10 18:52 · MS 2014

    공감합니다. 저도 제가 가장 하고 싶고, 하는 순간에 행복한 강의를 하면서 살고 싶기 때문에 강사로 진로를 정한 것이고 아직 기덕쌤 처럼 느끼지 못했지만 제 능력으로 채워나가는 소확행을 기대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입시의 어려움도 극복을 할 난관중 하나로 인식하고 이것을 극복하면 나중에 강사가 되었을 때 꼭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더 소중한 것 같아요. :)

  • 지평지기백전백승 · 802944 · 08/10 19:07 · MS 2018

    무제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가치관에 공감하고 제자신또한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