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T [808094] · MS 2018

2018-08-08 02: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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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험생활이 끝을 향해가던 10월,

나는 집으로 귀가하는 그 시간에 

세계사 수능완성을 들고

가로등 불빛을 스탠드 삼아 

문제를 풀며 걸어왔었습니다.


막바지의 공부,

비단 10월이라서가 아니라 사실은,

공부라는 것 자체가

모르는 것을 알아내 메꿔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정말

모르는 것이 무언지 알아내기 위해

문제를 푸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또 그것이 진짜 공부라며 시간을 카운트하기에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고 채점하는 그 시간들이

내게, 

책상 앞에서 버려지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독서실에서 나와 집으로 길을 걸으며 문제를 풀었고

화장실로 걸어가며 풀었고

밥을 먹으며 풀었습니다.


단 3분이라도, 5분이라도 조금 더

의미있는 공부를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한낮에 집에 돌아와 

침대에 걸터앉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그렇게 하기 싫던 수능 공부도

하루에 12시간, 14시간씩 해냈는데


이제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이 자유의 공기 아래에서

나는 왜 이리도 멍청한 숨을 쉬고 있느냐고

왜 어느 것에도 12시간씩 매달리지 못하고 있냐고 

나를 자책했습니다.


수험생활에서 내가 얻은 것은,

하고자 마음 먹은 것에 내가 얼만큼 몰두할 수 있는

인간이었던가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도

내가 느꼈던 그것을 각자의 수험생활에서

얻길 바랍니다.


내가 자의로 선택한 길에 대한

나의 책임을 말입니다.


그래서 100일 남았다던 날에도,

그리고 오늘도 나는,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하지 않는 것도, 하는 것도

다 본인의 선택이겠지요.


다만, 자신이 정한 자신의 길

그 끝의 결과, 그 과정의 마음가짐,

그 모든 것들이

다 여러분 각자의 몫입니다.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을


자랑스러울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고,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그 시간의 자유를 오롯이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지나간 날의 후회가 되지 않도록요.



내 선택에 대한 온전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남은 99일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99일은 각자의 인생에서

아주 짧은 기간이겠지요.

남은 인생 모든 날이 다 우리의 선택임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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