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ANI1111 [77809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8-06 17:49:55
조회수 19,389

정시로 서울대 2번 입학한 썰 풉니다 EP. 3.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7996001

제가 경력이 조금 특이해서 제 지인들은 제가 누군지 바로 알겁니다. 그래서 조금 창피하기는 하지만, 진로를 위해 시험 하나를 준비하던 중 옛날 생각이 너무 나서 휴면계정을 풀고 수기를 써 보려 합니다. (이 시험에 대해 정보가 너무 없어서 수기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런 거 원하려면 저부터 실천해야겠다 싶어서요.. 후배님들께서 참고할 만한 내용이 들어있으면 좋겠네요!)


 저는 문과였고, 16년도, 17년도 수능을 응시했습니다. 17년도 까지만 해도 영어가 절평이 아니라 국영수가 전체적으로 아주 중요했습니다. 탐구는 두 해 전부 물보정이라서 실질적으로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16년도 수능 점수는 국어 98 / 수학 96 / 영어 100 이었고,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교차지원을 해서 합격했습니다.

17년도 수능 점수는 국어 100 / 수학 92 / 영어 100 이었고, 서울대학교 인문계열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현재 재학중이고요. 탐구 점수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16년도에는 한국사 46, 윤사 48/ 17년도에는 윤사 45, 사문 47 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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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 이어서 쓰겠습니다 ㅎㅎ


ep.1. 링크 : https://orbi.kr/00017986184

ep.2. 링크 : https://orbi.kr/00017987984


오늘은 반수 공부법을 작성할게요! 아마 이번 에피가 가장 길 것 같습니다. 

제 공부법이 가장 질적으로 향상되었던 시기입니다.

여기 있는 분들도 정보가 많으시겠지만 6야에서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하면 정보 획득이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가능합니다. (당시엔 오르비도 많이 했어요. 수능 끝나고는 들어오지 않아 휴면계정이 되었지만... 여러분도 입시 성공하시고 오르비 휴면계정 만드세요 ㅎㅎ) 서로 공부하면서 어려운점들과 극복 방법도 엄청나게 공유했습니다. 저희 반 친구들이 서로 경쟁심은 많이 없고 으쌰으쌰하는 동료같은 느낌이라 정보가 하나도 없는 제게 많은 정보를 주었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해요.  


공부법 얘기만 해도 엄청 길 것 같기도 하고 일상얘기 말고 공부얘기나 하라는 쪽지를 받기도 해서.... 기름기 빼고 쓰겠습니다.

<국어 기출 v.s. 다른 교재(김봉소/ 리트/ 파이널 등>


 첫 주제부터 댓글창 논쟁이 걱정되네요...  쪽지로 많은 분들이 '기출만으로 고득점이 가능한가요?' 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이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았답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참고로 제 시대(겨우 2년 전이지만)에는 '기출만 봐라, 그럼 된다.' 하는 수험생 및 T는 있었어도 '리트나 김X소를 봐야한다.'는 분은 없었습니다. 저는 남 말 잘 안듣고 공부하는 스타일이라...봉모의랑 리트도 조금은 봤어요.) 


 많은 분들이 공부를 하실 때 '뭘 해야 한다.'나 '뭘 하면 된다'라는 말씀을 많이들 하십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입니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거죠. '무엇을 하면 되는가?'라는 질문은 앞 질문에 비해 조금 부가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필수적이진 않으나 점수를 올리기 위한 방식을 찾아나가는 질문이겠죠.


 개인적으로는 고득점을 위해 '기출'은 '꼭 해야 하는 것'이고, '사설모의, 리트'는 '해도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이견이 없으실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대답은 '그래서 기출만으로 된다는 거야 안된다는 거야..; '라는 대답을 낳게 되겠죠.


 저는 '기출만으로 고득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출을 중심으로 다른 걸 건드리는 것도 효과적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리트와 김X소를 보기는 했으나 정말 참고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대부분의 국어공부시간에는 기출과 개념서를 봤고, 리트와 김봉소는 타임어택으로 풀기만 했습니다 (김X소는 오답도 많이 안했어요.) 


 제가 이렇게 공부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어 기출은 분석할수록 새롭다. 기출도 완벽히 마스터하지 못했는데 다른 것을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2) 리트 지문 독해법은 비문학 지문 독해법과 다르다. 리트 지문은 수능에 비해 독자의 배경지식을 높게 상정한다.
 3) 김X소는 수능적 사고방식이 온전히 결합된 모의가 아니다. 국내 최고 사설모의이기는 하지만, 수능 따라가려면 멀었다. 이런 모의를 풀다가 평가원적 사고방식이 흐려질 수 있다. 


 제게 리트와 봉모의는 갑자기 지문이 길어진 유형의 국어시험에 적응하기 위한 자료들일 뿐이었습니다. 유형이 적용된 기출이 누적된 것도 아닌데다, 긴 지문은 기존 기출에 없었으므로 실전용으로 위 두 자료를 풀었습니다.  

  

 평가원 기출이 중요한 이유는 한도 끝도 없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만 설명드리겠습니다.

 1) 평가원 국어 비문학의 출제방식은 다음과 같다. => 대부분 일치 문제를 제외하고는 핵심에서만 답이 출제된다. 고난도 지문일 수록 특히 그렇다.

 

 예시를 들어드릴게요. 11년도였나 나온 디스크 스케줄링 지문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기술 지문으로 여러 문제지에 수록되어있으니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지문입니다.

 지문의 구조는 대강 다음과 같습니다.



 디스크 스케줄링이란 : 접근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FCFS는 무엇이다


 SSTF는 무엇이다/ FCFS보다 빠르다/ 앞의 순서가 밀리는 단점이 있다.


 (SSTF의 단점을 해소한)SCAN은 무엇이다 


 LOOK은 무엇이다/SCAN보다 빠르다.



 이렇게 간단한 구조로 지문이 구성되어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지문을 읽을 때 각각의 스케줄링이 어떤 방식인지, 단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소하는지 정보 하나하나를 기억하시려 노력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읽는 건 핵심을 찾지 못하는 독해법입니다.

 이 지문에서 중요한 건 네 스케줄링의 작동 방식을 알고 모든 부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지문의 심은 '디스크 스케줄링'입니다. 다시 말해 '접근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정보와 단점을 제외하고, 접근 시간과 관련된 'SSTF와 LOOK만이 핵심이다.'라는 결론을 내리실 수 있으셔야 합니다.  이 지문에서 세 문제가 나왔는데요, 첫 일치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문제의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두 번째 문제

  (선지 번호) SSTF / LOOK

 -세 번째 문제

  (선지 번호) SSTF / LOOK


 핵심만을 답으로 출제하는 게 평가원의 사고방식이라는 단적인 예입니다. 


 다른 예시로 슈퍼문 지문에서 '거리가 멀어질 수록 작게보인다.'라는 핵심만 찾으면 일치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것과, 종단속도 지문에서 '종단속도는 힘들이 평형을 이루면 이루어진다.'라는 핵심만 찾으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께서 이런 행간까지는 보지도 않고 기출을 마스터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정도의 분석을 체화하신 분들은 평가원적 사고방식을 알고 계신 것이므로 리트와 사설이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문제는 거르면서 필요한 부분만 공부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평가원적 사고를 체화하지 못하신 분들께는 리트와 사설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결국 공부의 길은 자신이 찾아가는 것입니다. 본인에게 리트와 사설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시면 공부하시면 됩니다. 다만 기출 분석을 소홀히 한다면 길이 샐 것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참고로 기출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기초가 없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방식은 구조도 그리기 입니다. 구조도를 입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하면 기출 분석이 훨씬 쉬워질 거에요!! 


 * 문학 독해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유형별로 핵심을 찾는 법을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현대소설의 핵심은 인물의 성격-성격에 따른 행동 -촉발하는 갈등 인 경우가 가장 많아요. 조금 고난이도일때에는 성격 - 성격에 따른 일반적인 행동 - 행동변화 - 행동 변화의 이유(내적 갈등인가/ 성격 변화인가/ 상황 변화인가)추론 인 경우도 많고요.


* 수학도 기출은 중요합니다. 평가원은 개념만큼, 개념을 활용한 논리전개과정을 중요시합니다. 쉽게 풀이과정이라고들 말하죠. 평가원이 원하는 개념의 총량은 기출을 풀며 보충하는 게 최고입니다. 보통 문과수학은 그래프, 경우의 수 이 두가지 개념이 아주아주 중요시되는데, 직접 느끼실 수 있는 방법은 기출이 최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원이 원하는 논리전개과정은 문과수학수준에서 유형화가 가능합니다. 어떤 개념을 아는지와 어떤 논리를 아는지는 아예 다릅니다. 그래서 다른 문제지들을 아무리 풀어도, 평가원이 원하는 논리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워요. 고난도 문제를 대비하며 기출도 놓지 않는 게 필수적입니다. (당연히 기출 외에 다른 문제도 봐야하긴 합니다 수학은!)
- 예를 들어 문과수학에서 평가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논리는 경우의 수 개념을 기반으로 한 상황분리입니다. 교집합이 없고, 합집합은 전체집합인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을 수합해 전체집합을 구하는 논리가 가장 중요시되는데요! 대표적인 것으로 가장 고난이도인 14~16년도 21번 그래프문제가 그렇습니다. 서로 다른 형태의 그래프꼴(3,4차함수 그래프 개념 알아야함)을 스스로 설정해 논리를 전개할 줄 알아야합니다. 이는 기출분석으로 체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에요! 30번 개수세기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말씀드렸듯이 고3때 기출을 주파했기 때문에 반수할 때 대부분의 기출이 익숙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기출 매너리즘에 분명 빠져 있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국어와 영어 같은 경우에는 문제를 풀지 않고 읽는 연습만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어 지문 /비문학 / 문학 지문을 딱 한 번만 읽은 후 - 다시 보지 않고 지문을 구조화해 노트에 쓰고 - 제가 구조화한 내용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가를 문제와 선지를 보며 확인하는 루틴을 돌렸습니다. 

 평가원이 일치 문제를 제외하고는 찌질한 문제를 내지 않는다 가정했을 때 제대로 읽는다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독해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생각이었습니다.


 수학은 17년도에는 범위가 바뀌어 제가 감히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었고 계속 문제를 풀었습니다. 탐구 역시 범위도 바뀌고 응시과목도 바뀌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었습니다.


 제 위 공부방식은 정답이 아닙니다.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방법은 '본인이 해 본 적 없으나 본인이 생각하는 공부 방향에 맞는 새로운 공부방식'을 찾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창의적인 공부방식들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매너리즘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넘어져 있는 기간을 최소화하고, 넘어진 이유를 생각하고, 다시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대 6야는 새벽부터 문을 잠가놓지 않는데요, 저는 강대 생활에 있어 한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아침에 불은 내가 키자.' 

 

 친구 한 명과 불키기를 경쟁하다보니 항상 이기지는 못했으나, 새벽 5시 반에 꼬박꼬박 기상했습니다. 핸드폰도 정지하고 집에 던져놨던 시절이라 잠도 일찍 잘 수 있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도 들일 수 있었습니다. 문구점에서 가장 소리가 큰 자명종을 사 놓고 책상 위에 올려놨습니다. 옆 방 친구가 이 소리를 듣기 전에 빠르게 깨어나 자명종을 끄는 것이 목표였죠. 


 일어나서 바로 씻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고 담배를 두 개 정도 핀 후에 학원에 가면 6시쯤이었습니다. 가서 2시간쯤 국어 및 아랍어 공부를 하다 보면 아침식사시간이 와서 학사로 돌아가 아침을 먹었고, 돌아오며 커피를 한잔 더 사 아침 자습을 했습니다.


 6시 - 8시 :아랍어와 국어

 8시반 - 9시 : 국어

 10시 - 1시 : 수학, 영어 약간

 1시 : 점심

 2시 - 3시 : 영어

 3시 - 4시 반 : 탐구 


이게 평일의 루틴이었고, 이후로는 수업이 진행되어 수업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강대 친구들과 수업이 끝나고 조금 놀기도 했습니다.

제 생일이 10/28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다같이 술집에 가서 술을 쳐마시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수능 며칠전이여... 용기있었네 ㄹㅇ)


주말에는 조금 늦게 일어났고, 저 루틴을 끝낸 후에는 부족한 공부(탐구 인강이나 수학 21,30 대비 등)을 진행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것 외에는 남들과 똑같았고, 오히려 조금 풀어질 때도 있었습니다(전날 술마시면 다음날까지 힘든 몸이라서요...). 


생활은 제게 큰 부담은 아닌 정도로 계속 진행했습니다. 

남들보다 앞서나가기 위해 생활을 크게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속도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혼자 남아있는 경험을 많이 하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떨어져나가는 사람이 생각보다 엄청 많을거에요. 


 '이 지라를 내일도 해야한다고? 모레도 해야한다고? 근데 결과는 확실하지 않잖아!' 하는 감정이 들면 떨어져 나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를 하나 인용하겠습니다.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할 때, 큰 사막을 하나 지나야 합니다. 그런데 그 사막에는 가로등이 없습니다. 2박 3일간 달려야 하는데, 밤이 되면 10미터 앞만을 비추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만이 유일한 빛입니다. 하지만 10미터만 봐도, 자기가 달리고 있는 곳이 길은 맞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10미터만을 보면서 길을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 어제보다 성장하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은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될 거에요!! 대한민국 수험생 화이팅입니다.


 


을 쓰려 했는데 아버지와 술 한잔 하기로 한 약속시간이 다 되어 다녀와서 쓰겠습니다...ㅠ 진짜 원래 두 편에 걸쳐 쓰려 했는데 왠지 자꾸 길어지네요....


추가적으로 댓글로 질문 쓰시면 제가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에피4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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