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힝2힝 [773517] · MS 2017 · 쪽지

2018-07-16 22: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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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방대를 떠나고 싶은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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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겨울, 아마 내인생에서 가장 씁쓸하고 힘들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미친듯이 재수가 하고싶었지만 재수에 대해 관용적인 생각이였던 부모님은 여기저기 자문을 구했는지, 아니면 인터넷을 뒤졌는지는 몰라도 수능이후 내가 재수를 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반대를 하게 되었고 내가 계속 우중충하게 아무의미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으니 수험생으로서 듣기 힘든 말도 내 뱉곤 하셨다.

하지만 3년동안 큰 일탈 없이 공부만 한 탓이였을까, 그래도 '대학교'를 간다는건 설렘을 만들기엔 충분했고, 그후 3/4월달을 과 애들과 술만 마시면서 놀았다. 재밌었다. 애들한테 전화받고 술마시러 나가는거 자체가 너무 재밌었고, mt,체육대회같은 과 행사는 고등학교와는 다른 느낌이라 대학생이 됐다는걸 실감케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의문이 들었다.


물론 필자가 '애들과 수준이 안 맞는다'라는 걸 이야기 하는건 절대로 아니다.

그 애들도 나름대로 공부라는걸 하긴 했을거고 수험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왔을테니까. 내가 서서히 생각이 바뀐이유는 첫째, 저게 정말 대학교 전공교수인지 싶을 정도로 무기력한 교수를 보았다. 고등학교때부터 경제학을 공부하고싶었던 나는 대학교재를 읽던 중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어서 강의가 끝난 후 교수님 단상에 가서 질문을 했다. 직접적으로 한 말은 아니였지만 교수가 나한테 하는 말은 '이런걸 왜 궁금해 하냐'였다. 대놓고 출튀를 해도 잡지 않았고 애들이 수업을 듣든 안듣든 자기 할일만 하는 교수였다. 여기까지는 이해 할 수 있다. 열정이 떨어진 교수를 비판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 교수는  교재에 있는 연습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고 과연 이런 교수 밑에서 내가 제대로 경제학을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우리학교는 지방 국립대이다.(지거국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9급을 많이 준비하는데 필자는 애초에 9급이든 7급이든 공무원시험을 볼 생각이 없고 무조건 취업을 생각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본 공시생들 중 3일 연속으로 나오는 학생은 정말 몇명 본적이 없었었고, 나도 그들 처럼 될 것 같아서 너무 싫었다.


셋째, 나는 한때 에브리타임을 자주 이용했다. 게시판 글을 보면 1학기때는 반수생들이 룸메를 하자거나, 단톡방을 파는 일이 있곤 했는데 어그로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잡대생이 반수하면 오를것 같지??ㅎㅎㅎ/너네 어차피 성적 안올라 ㅎㅎ/애새끼들 공부 개 못하면서 공부하면 될 줄암ㅋㅋㅋ(앎이 맞다)/응~00대 지잡 맞아~(알다시피 에타는 학교인증을 한 재학생들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 어떤 사람이 6월 모의고사 잘 본걸 인증하니까 그래도 수능날 안 될거라는 둥 그 성적이여도 요즘엔 취업 안된다라는 둥.. 과연 이런 누워서 침 뱉는 줄도 모르는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애들이 뭘 할 수 있을까.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자면 이 세가지이다. 다른 학교는 내가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최소한 학교 자체가 이런 생각이 팽배하게 깔려있는데 이런 곳에 있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읽고 보니 가독성이 좀 떨어지긴 하네요.. 완벽하게 쓰고 싶으나, 다시공부하러 가야하므로 그냥 쓰렵니다. 오르비에 계시는 에피, 대학뱃지 가지고 계신분은 그냥 이런 학교가 있구나~정도로만 봐주시고, 현역이나 재수생 분들은 조금이라도 자극이 됐으면 좋겠네요. 현재 저는 2학기 12학점 노 중간고사 교양 몰빵으로(전공 드랍 ㄷㄷ) 19학년도 수능을 준비하고있고, 중경외시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자신의 가치관이나 이상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학벌이라는게 절대로 무시 할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 

D-122, 다 같이 열심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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