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싱클레어 [429588] · MS 2012 · 쪽지

2018-07-16 12:54:29
조회수 1,335

힘세고 강한 공주님 스타일의 신촌 여대생 그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7763764

운동을 열심히 하는 외부 동아리였는데

본 운동이 끝나면 각자 쉬거나 개인 운동을 하곤 했다

근육남 체대생인가 싶은 여자들 속에서 겨우 운동 마치고 쉴 때

그녀는 나한테 와서 말을 건다

내가 다른 기구로 가서 운동을 시작하니

또 나한테 온다

거리가 심리적 거리를 반영한다는데

몸이 겨우 닿지 않을 거리에서 항상 화제를 만들어서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걸 올 때마다

반복 반복


문제는 걔 남자친구가 거기 있었다는 것이다

남친이랑 이야기하다 나랑 이야기하다

그 친구는 그녀가 나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그녀를 부르는 것 같았다


아직 스물 하나라 지각이 없는 거겠지

스물 한살 여자들은 다 그런가?


다른 동아리에서 만난 다른 친구도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주변에 있는 여자친구 없는 남자중에

괜찮은 남자가 너밖에 없어


넌 네 친구야(난 그때 스물 여섯이었다)


(만난지 일주일만에)내 친구 소개시켜줄게


음료수 사줄게


밥 사줄게


그러다 카톡을 너무 자주 보냈더니


너 나 좋아해? 제일 친한 남사친도 일주일에 한 번 연락해


라고 했다


...


그녀는 예뻤고

나는 외로웠고

어쩌면 내 실수였고


지금 이 동아리에서도 같은 실수를 할까 두려웠다

먼저 연락을 하거나 그러진 않는 친구지만

그렇게 가까이서 예쁜 얼굴로 말을 걸어오니 심장이 너무 떨렸다

어쨌든 적당한 거리 유지는 잘 하고 있고

나는 동아리에 폭풍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으며

적어도 양심이란게 있어서 남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근데 그녀가 자꾸 생각난다

요즘 여경 체력 논란이 거센데

노력을 해서 남자 수준으로 운동을 하는 모습이(사실 나보다 훨씬 잘한다)멋있었다

처음에 정말 체대생이냐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나도 사실 나랏일 하고 싶은데

그 친구도 나랏일 하고 싶다 하니

더 호감이 갔다


그런 사람이 자꾸 말을 거니

그러고 외로웠으니

(어쩌면 도끼병일지도 모르겠지만)

...


사실 그래서 동아리 가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좀 싫었다고 해야 하나


한 이주 전에 질문한다는 핑계로

카톡을 보냈는데 칼같이 답이 왔다

사실 안부를 묻고 싶었는데

죄책감이 솔직히 좀 든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