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글)제가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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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지금 재수하고 있어요. 어재 같이 재수하는 친구랑 잠깐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진로를 바꿨더고 하더라구요, 원래는 기자가 돠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은 그냥 교대 가서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싶대요. 기자가 돼봤자 먹고살기 힘들다면서요.
저 역시 교대지망생이에요. 중학교 2학년때부터 교사의 삶을 꿈꿔왔어요. 아이들이랑 함께 있는 것이 정말 좋았고 아이들에게 우리의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우리 인생은 행복해질 수 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구요.
그래서 제가 하는 공부도 이걸 아이들이 잘 이해하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할 때도 많고, 이 외에도 아이들에게 보여질 저의 많은 모습들을 신경쓰면서 살아왔어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어른이 보고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할 나이니까요. 교대에 입학하게 되면 정기적으로 보육원이나 지역아동센터에 봉사를 가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요, 저 역시 교사의 꿈을 꾸고 있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친구와의 전화통화 중 순간 욱해서 친구한테 쓴소리를 조금 했어요. 교직이라는 직업의 가치와 무게, 사회적 중요도, 그리고 담임을 맡을 반 아이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었냐구요.
저는 그래요. 제 생각에 교직이라는 것은 정말 영광스럽고 중요한 것이에요. 초등교사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사회에 스며드는 첫걸음을 책임지고 앞으로의 단계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잖아요. 무엇보다 직업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이 중요하다고도 생각해요.
그런데 비단 친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만으로 교직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현실이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 슬프고 안타깝기도 해요. 일자리가 없으니까 취업이 잘 되는 곳으로 몰리는 현실을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결국 현실이잖아요.
의대도 마찬가지에요. 환자의 생명을 가장 우선시해야할 직업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직업의 안정성, 부가가치, 사회적 인식 등 때문에 의사가 되기를 희망해요. 이게 과연 옳은 걸까요?
물론 저 같은 생각을 가진 학생들, 그리고 위정자들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들도 그랬을 것이고, 저 역시 그렇게 되겠죠. 결국 현실과 타협하게 돼요.
대학이 도대체 어떤 방식을 써야 책임감 있고 직업적 소명의식이 투철한 학생만을 선발할 수 있을까?
자신의 진로를 자신이 정하겠다는데 내가 너무 오지랖부리는 건 아닐까?
책임감이 있는 학생을 모두 선발한다고 해도 과연 그 수가 사회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도가 될까?
일자리가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내가 바라는 게 너무 이상적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자꾸 이런 현실에 순응하고, 복종하게 돼요.
한편으론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너무 이상주의자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다 포기해버리고 싶기도 해요.
저는 그런 문제(적어도 제가 생각하는)를 교육으로 해결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낮으며,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다른 걸 억지로 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해요. 사람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할 때 행복해지는 법이니까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은 학생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의 부재는 결국 아이의 행복을 빼앗으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아간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꿈이 없는 아이로, 그리고 꿈이 없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결국 자본을 요하는 사회의 흐름에 떠밀려 직업을 선택하고, 본인의 진짜 적성이 무엇인지 모른 채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을 한다....그 결과 중 하나로서 교직을 맡으면 안 될 사람이 교편을 잡게 되고, 이 사람 밑에서 배운 아이들은 그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죠. 저는 가방끈이 짧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어요. 그저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에요.
교직에 적합한 인재들만이 교직을 잡고, 우리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저의 이상을 우리 사회에 구현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나 높아보이네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제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것밖에 없어요.
....글을 쓰고 나니 막판에 이상한 곳으로 새는 느낌도 있네요.
제가 하는 이러한 생각들이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마지막으로 사족을 덧븥이자면...
과연 몇 분이나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의대를 희망하는 분들, 의대 재학생분들께 한마디만 부탁드리고 싶어요.
부디 생명의 존엄성과 당신의 양심, 그리고 남겨질 이들의 슬픔과 고독을 돈과 맞바꾸지 말아주세요.
부디 타인의 고통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의사가 되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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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한 20살이, 사회에 발을 담그지도 못했던 제가 독서실 책상에 앉아 써내랴간 주관적인 생각들일 뿐이에요. 이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환영합니다만 날선 비판은 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니 자제해주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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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은 해당 직업을 갖기 전에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해당 직업을 갖고 나중에 생길 수도 있어요. 글쓴이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게 가장 이상적이죠. 하지만 안정성 등의 이유로 혹은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나라같은 인적자원 중심 국가는 그런 사회 만드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항상 북유럽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는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다들 행복하게 살 수 있어서 그런거고.. 우린 서로 경쟁해서 국가에 조금 더 도움되는 사람이 되어야 행복할 수 있는거니까.. 학생들이 현실적 면을 보고 직업을 택하는 걸 절대 뭐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의사는 솔직히 모르겠는데
교사는 사명감 없는 것들이 하면 안된다고 생각함
의사는 1회적 교류이지만, 교사는 아니니깐요
좋은 교사가 되시길.
좋은교사되세요~ 글 첫머리 보니까 유명신문사에서 기자하시다가 그만두시고 교대로 옮겨서 졸업하시고 현직선생님이 되신 선배님이 떠오르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근데 현실이 각박해서 저 같은 이상주의자도 흔들릴 때가 많아요 돈이 문제임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