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8-05-31 23: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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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쉰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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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왜 가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요즘 수업 시간마다 돌아가며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아마 그래서 제게 질문들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왜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져서 잘하고 있는 공부를 방해하냐는

불평 섞인 말들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밀고 나가는 중입니다.


우리는 그간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몇 안되는 기회들을 만났습니다. 그 기회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기회가 그것.'


우린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것들을.


그러기에 무엇인가를 할 때면 늘 이유를 되물어야 하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당위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스스로의 자존을 찾는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학원 강사를 하면서 스스로가 떳떳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부족한 능력 앞에, 나 할거나 잘하지 굳이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물어야 합니다.

왜 대학에 가려하고, 왜 지금의 이 자리에 있는지.


무비판과 무의식에 젖어, 남들이 모두 하니까 나도 그래야하지 않을까 하는 명령이 지난 수십년동안 대한민국을 길들여 온 것 아니던가.


우리에겐 사람들이 정상이라 부르는 길을 과감히 벗어나길 주저하지 않는 용기,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하는 곳이 블루오션임을 믿는 젊음이 필요합니다.


10년 전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도망 한 번 못간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학교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몰랐기에.

그 누구도 나에게 얘기해주지 않았기에.


10년 전의 심찬우를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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