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늬여늬해 [741080]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4-24 15: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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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틀린적 없는 현대시+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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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하시라고 두 편 올려봤습니다



성적표 파일을 못찾겠어서 학생증으로 때웁니당 ㅈㅅ


시험끝난김에 3000자 썼는데 날아가서 열받네요. 대충 쓰겠습니다

읽고 마음에 드시면 26 부탁드립니다


현대시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많이들 고민하시는 부분이죠. 17수능 구름의 파수병이 충격이 크기도 했고.


해석하지 마세요, 제발. 못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수험생은 시를 너무 모릅니다.

살면서 시집 한 편이라도 사서 진지하게 읽어보신 분? 별로 없죠. 있더라도, 어차피 우리의 문학적 깊이는 시인에 비해 일천합니다. 해석은 시인이랑 지적으로 대결하는 행위인데 급이 안 돼요. 가령 김수영. 쉬운 시만 나오다 구름의 파수병 나와서 많이들 놀라셨는데 원래 빡센 시인이에요.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다 


가 이렇게 시작하는데, 표현력이랑 사고를 보세요. 소름끼치지 않아요? 해석은 김수영만큼 문학을 공부한 비평가의 일입니다. 우리 세계가 아니에요.


둘째, 시를 좀 아신다 해도 해석은 원래 모호합니다.

현대시에서 가능한 해석은 항상 몇 개 이상이에요.


―― 제3인도교의 물 속에 박은 철근 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괴기영화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까치도 까마귀도 응접을 못하면 시꺼먼 가지를 가진
나도 감히 상상을 못하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래서 대체 거대한 뿌리는 뭔데? 싶죠. 적폐청산을 하자는 시일까? 시인이 유전병이 있나? 대대로 집이 가난해서 저러나? 이건 해석을 잘 못해서라기보단 그냥 모호함이 있는 거에요.


그럼 어떻게 읽어야 되냐.

묘사되는 상황과 시인의 태도, 이것만 보세요.

저 두 개가 없으면 시를 안 씁니다. 훈련하면 저 정도는 금방 발라낼 수 있고요.

황지우의 봐 봅시다.


나는 시를, 당대에 대한, 당대를 위한, 당대의 유언으로 쓴다.
상기 진술은 너무 오만하다(  )
위풍 당당하다(  )
위험천만하다(  )
천진난만하다(  )
동자들은 (  )에 ○표를 쳐 주십시요.
그러나 나는 위험스러운가(  )
얼마나 위험스러운가(  )
과연 위험스러운가(  )에 ?표 !표를 분간 못 하겠읍니다.
부재의 혐의로 나는 늘 괴로와했읍니다.
당신은 나에게 감시당하고 있는가(  )
당신은 나를 감시하고 있는가(  )
독자들이여 오늘 이땅의 신인은 어느 쪽인가(  )
어느 쪽이어야 하는가(  ) ○표 해 주시고 이 물음의 방식에도 양자택일해 주십시요.
한 시대가 가고 또 한시대가 왔지만
우리가 우리의 동시대와 맺어진 것은 악연입니다.
나는 풀려날 길이 없읍니다 도저히, 그러나,
한 시대를 감시하겠다는 사람의 외로움의 질량과 가속도와 등거리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죄의식에 젖어 있는 시대, 혹은 죄의식도 없는 저 뻔뻔스러운 칼라 텔레비젼과 저 돈범벅인 프로 야구와 저 피범벅인 프로 권투와 저 땀범벅인 아시아 여자 농구 선수권 대회와 그리고 그때마다의 화환과 카 퍼레이드 앞에,


이게 뭐야? 싶지만 여기도 상황이 마지막 문단에 있고 태도는 비판, 부정적 태도임을 쉽게 잡아낼 수 있죠.

이 정도를 알고 문제를 어떻게 풀 거냐?


선지에 해석이 이미 있습니다.


평가원의 해석이 그냥저냥 논리가 있다 싶으면 o고 개소리면 x를 치는 거죠. 단, 해석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출제자 교수니까 너무 깐깐하게 보면 안됩니다. 어지간하면 오케이해주세요.


끝. 연습용 시 하나 곧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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