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논술대회 [76428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4-18 23:28:48
조회수 8,769

재수를하고, 오늘 처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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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년에 실패를 겪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재수 시작하고나선 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공부도 할만했고 더군다나 00년생이라

걱정도 덜했습니다.


근데 오늘 마침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그녀를 보고나서죠.


제게 고등학교는 어떻게보면

그녀로 시작해서 그녀로 끝났습니다.

1학년때 정말 친했고 같이 밤새서 놀기도 했습니다.

같이 ㅇㅇ대학교라는 목표도 정하고 저에겐

꿈같았던 시간이였죠.


하지만 어쩌다보니 그녀와 저의 사이는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2학년때 같은반이 되었으나 인사만 할뿐 

사이는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3학년땐 다른반이 되었고 이젠 인사조차

안하는 사이가 되었죠.


하지만 저는 그녀를 볼때마다 처음볼때

그 설레임, 여전했습니다.

저한테 남은거라곤 그녀 휴대폰 전화번호.

하지만 그마저도 바뀌어버리고 카톡또한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졸업을하고 저는 재수를 하면서

저는 그녀를 다시 본다면 어떻게든

말을 걸거라고 다짐했고, 올해 입시를

마치고 꼭 연락하리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오던길에

공원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꽤 멀었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단번에 알아차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했고

듣기 좋았습니다.


혹시나 잘못 생각했나 싶어서

그녀 옆으로 지나가면서 봤는데

역시나 맞았습니다.


그녀도 저를 알아본 눈치였고

하던 통화를 멈추고 저를 처다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도

그녀쪽을 처다봤습니다.


그 상태로 눈이 마주친 시간 단 3초.


저는 이내 발걸음을 빨리 옮겼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공원을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말을 걸겠다던 그 다짐은

처참히 무너졌고 눈에서는

갑자기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유모를 눈물과 동시에 가슴은

먹먹해지고 왜 도망치듯이

공원를 빠져나왔는지,

왜 말한마디 하지못했는지,

스스로가 한심 했습니다.


어쩌면 다시 보지 못할수도 있는데...

그토록 기다리던 마주침이였으나

3초만에 끝나버렸습니다.


정말 슬픈 밤입니다.


-어디다 말할곳도 없어서 여기에

일기장 마냥 쓰니까 더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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