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세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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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된 제 강의를 돌려보고 있을 때
누군가 그 이유를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강의를 모니터링하는 중이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저를 두고
참 열심히 하는 강사라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럴 듯한 명분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는
내 안에 자리한 부끄러움을 직면하기 위해서입니다.
왜냐구요.
강의 중 아이들에게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하는지
끝없이 역설하는 제 모습을 돌려 보면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과연 나는 그토록 건강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일까.
항상 하고 싶은 것들만을 좇아온 삶이었는데
어느 순간 많이 허무해졌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정말 이렇게 한다고 해서 세상은 바뀔 것인가.
때론 주변의 이야기들에 휘둘린 적도 많았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들에
투정을 부린 적이 많았고
그 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투정을 부렸으며
투정을 투정으로 받아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투정을 넘어 짜증을 냈었던 적도 종종 있지요.
아무리 물이 급하게 흘러가더라도
그 위에 떠있는 달은 흔들리지 말아야 하건만
어느 순간 물의 빠르기만 걱정하여, 달이 떠있는걸 망각해버린 삶이 되어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들과 찍어둔 영상들을 다시 보면서
나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시점에 온 것이지요.
그대들은 어떻습니까.
어느덧 2월입니다.
여전히 내 모습 그대로를 지키고 있으신지요.
나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봅시다.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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