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속으로 [737183] · MS 2017 · 쪽지

2018-02-06 00:16:33
조회수 13,475

재수참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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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 맘때 


나는 더 좋은 대학교를 갈꺼라며 


합격한 대학교를 걷어차 버리고


재수에 대한 열정을 키웠지만


내가 걷어찼던 대학교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은 지금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혹시 추가합격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마음을 애태우며


점수공개표를 뒤져보지만


나보다 좋은 점수를 가진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음을 확인하고


이미 끝나버렸다는 걸


어떤 설레임도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며 눈물 흘린 밤들




부모님은 앞으로 어떻게 할꺼냐고 묻지만


나는 할말이 없고


할 수 있는 말이 없고


그들의 눈에서 불신과 원망만을 느끼고


그걸 어찌할 수 없는 내가 한심한데




노력과 성실함의 힘을 믿었던 나는


타고난 재능,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싶고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고


어떠한 과정도 실패했다면 의미가 없다고


현자가 된 것 마냥 오만을 떨고 싶다




그렇다고 바래왔던 꿈들을 포기하기엔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말처럼


그런 용기가 부족하고


애매한 후회만이 남고



다시 도전하기엔 


나는 좀 지친 것 같고


나를 믿어줄 사람이 하나 남질 않은 것 같은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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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꽃이 · 799276 · 18/02/06 00:18 · MS 2018

    저도 방금 불합격 보고 왔어요... 울고싶네요

  • 생 로랑 · 634038 · 18/02/06 00:18 · MS 2015

    그러게요

  • 생2봤음2번봤음 · 787857 · 18/02/06 00:21 · MS 2017

  • 찾잼 · 601113 · 18/02/06 00:25 · MS 2015

    이게 사실 정말 재수의 현실인거 같아요..
    지금은 좀 쉬고 다시 일어나주세요

  • life in your way · 721349 · 18/02/06 00:28 · MS 2016

    인생이 반드시 순탄할 필요는 없다. 그안에 알멩이만있다면...
    힘내세요! 일단은 자기자신을 잘 위로합시당!

  • Planet · 672280 · 18/02/06 03:23 · MS 2016

    지금만이 때가 아닌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자신을 놓아주어라
    수많은 가면들을 내려놓고
    좋고싫던 과거들은 잊고
    지금의 자신을 자유롭게 바라보자

    그제서야 내일을 기대하고
    어제를 기억한다
    그게 오늘이기를..

  • 아기사자님 · 800550 · 18/02/06 08:41 · MS 2018

    다시 한번 아자~

  • 믿음대로 · 782553 · 18/02/06 08:52 · MS 2017

    지금이 너무 힘들겠지만 이 시간도 지나갑니다 인내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하세요 인생 깁니다 지금은 터널속에 갇힌것 같지만 언젠가는 그 터널에서 환하게 나올꺼예요 좋은책도 읽어보는것도 좋을것같네요.. 많이 흔들린만큼 내면은 단단해질꺼예요..힘내세요!!!

  • 제발논술 · 606972 · 18/02/06 08:52 · MS 2017

    지금 제상황이랑 너무 똑같아요

  • 수면왕 · 557860 · 18/02/06 09:22 · MS 2017

    스스로를 믿고 버티세요..
    +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부모님의 불신에도 이유가 있다고 전 생각함..

  • 마당쇠 · 577838 · 18/02/06 09:46 · MS 2017

    삼수생 아버지입니다 작년 저희아들도 님과 같은경험을했답니다 수능에실패했다고 다잃은건아닙니다 나자신을 다시돌아보고 아퍼하고 울어보고 이런경험이 님을 아주많이성장시킬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힘든 시련이 처음일거라 생각해요 이겨내세요 억지로라도 이겨내세요 그리고 포기하지마세요 부모님은 항상 기다려주십니다 홧팅

  • 의대뚫어 뻥뻥 · 800444 · 18/02/06 10:14 · MS 2018

    하이고.... 어뜨케요 ㅠ

  • 貫徹始終관철시종 · 782276 · 18/02/06 10:17 · MS 2017

    저도 재수 참패하고 장제스처럼 지방으로 쫓겨나는 처지지요..같이 힘내봐요

  • 후르츠캔디 · 737603 · 18/02/06 10:27 · MS 2017

    사실 지금은 어떤 말도 크게 와닿지 않을거에요.. 그냥 차라리 지금은 힘들어 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생각보다 이 시기만큼 절박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볼 기회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나름의 철학이 있어서 작년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잖아요? 끝없이 힘들어하다가도 어느순간 스스로 어떻게 할지 척척 정해서 그 방향으로 가고 있을거에요. 뭐 지금은 용기가 부족할지 몰라도 언제 생길지 모르는거구요 후회가 남는다고 했는데 어느새 훌훌 털어버리고 있을지도 모르는겁니다. 겨우 2월 초에요. 지난 1년간 힘겹게 공부해왔는데 스스로를 좀 다독여주세요. 본인이 다독여주지 않으면 누가 해줘도 소용없어요. 힘내세요.

  • ssmm1005 · 725073 · 18/02/06 12:02 · MS 2017

    지금부터라도 힘내요!!! 홧팅!!

  • 카라타 에리카 · 782475 · 18/02/06 12:24 · MS 2017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포함 제 주위만 봐도 재수는 기본이고 삼수는 매우 흔하답니다.. 실패가 실패가 아닐수 있어요

  • cNtCAgOFHlSfdj · 613535 · 18/02/06 13:07 · MS 2015

    걸어두고 하시지

  • 수원리틀운파 · 557219 · 18/02/06 13:21 · MS 2015

    내년 이맘때는 달라진 모습일수도! 재수해서 폭망하고 욕만 엄청먹고 무기력했는데 다행히 6월 잘본 평가원성적덕에 전장받고 다니던 학원서 삼수! 이번에 처음으로 최초합! 여유있게 쉬고 있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 정눎 · 741125 · 18/02/06 13:24 · MS 2017

    저는 젊음을 가지고 있을 떄는 꿈을 꿔야한다고 생각해요. 꿈을 꿀 수 있을 때 한 번 더 도전하면 좋을 것같네요. 시련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타협해서 굳이 다른 꿈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같아요. 한 번만 더 힘내보세요ㅠㅠ

  • 박짱뚱어 · 790054 · 18/02/06 13:25 · MS 2017

    이만 이 세상을 떠나 저 별빛속으로 가시길

  • 빵이아빠 · 783952 · 18/02/06 13:25 · MS 2017

    윗 분 말씀처럼 어떤 위로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아무리 좋은 일도 아무리 나쁜일도 이 또한 다 지나가리리. 아픈 마음 부여잡고 살아가야죠. 다시금 계획을 세우고, 또 한없이 작아진 나를 부여잡고 울고, 다시 또 계획을 세우고 작은 실행을 해보고 그 와중에 다시금 실패에 대한 괴로움과 자신에 대한 자책으로 울고, 그렇게 시간은 갑니다. 하지만 보낸 시간이 미래를 위한 님의 꿈을 위한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합니다. 멍하니 후회하기보다는 공부하고 책을보고 운동을 하고 님을 위한 보람된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 와중에 또 많이 울고 괴로워 하겠지만요. 하지만 살아있는한 희망이 있고 기회가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어제 하루 더 살기을 간절히 원한 죽은자의 내일임을 잊지 마세요. 많이 아프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아픔도 아물겁니다. 힘 내세요!

  • 윙드 훗사르 · 687499 · 18/02/06 14:46 · MS 2016

    이게다 정시축소 때문입니다

  • 쓰레기폐기물 · 799618 · 18/02/06 15:14 · MS 2018

    한강 한 번 다녀오세요
    저도 너무 죽고싶어서 마포대교 생명의다리 갔었는데
    확실히 거기 문구들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지금은 뉴런 들으면서 삼수 준비 중이에요
    화이팅

  • 인생한순간 · 767047 · 18/02/06 15:23 · MS 2017

    저도 노력과 성실함의 힘을 믿었는데...

  • rheoaleldj · 743279 · 18/02/06 16:47 · MS 2017

    너무 같은 입장이라서 댓글 남깁니다. 지금 어떠한 응원이나 위로의 말도 와닿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하루에 14시간씩 정말 밥도 안먹고 공부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지냈습니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현실은 노력보다 그날의 긴장감과 운이 너무 크게 작용했고 마땅한 댓가는 없었던 것 같아요. 너무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주저앉아버린 상태는 다시 일어날 수가 없을 것도 같았고요.
    그래도 과정에 있어 글쓴이 분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셨다면 충분히 잘해내셨습니다. 우리 스스로에게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은 결과로 우릴 평가하지만 나 자신은 나의 지난 과정들을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아직 기다려야 할 결과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기다려야 하겠지만 이미 끝나버린 결과가 있다면 너무 연연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당신의 때가 오지 않았을 뿐 당신은 여전히 길을 걷고 있는걸요.
    참고로 저는 유학을 준비합니다. 더 넓고 기회가 많은 세계에서 더 많은 것을 보려 합니다.
    다시 도전을 하시거든 스스로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휴식을, 그럴 용기가 없거나 정리하셨다면 충분히 다른 길도 많이 있으니까 너무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잘했고 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 :)

  • 타임트러블러 · 797546 · 18/02/06 23:50 · MS 2018

    님.... 재수는 실패하셨지만 필력이 거의 신춘문예등단해도 될 급인데요..? 저도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재수 망해서 힘든 나날들을 보내는 중입니다. 지금은 너무 견디기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모두 괜찮아져 있을거에요. 그렇게 믿고 싶어요. 멈추기를 바랐던 시간은 어찌되었든 계속 흐르고 있고 너무 힘들어서 울던날들도 이젠 과거가 되었네요. 수능이 끝난지 2달이 넘었고 이제 미친듯이 우는 단계는 지났나봅니다. 앞으로는 더 더 괜찮아지겠죠. 상처가 아물듯 이시간들도 추억이 될거라고 믿어요. 작성자님이 앞으로 어떤선택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 선택의 끝에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꼭 시험을 잘보는것만이 좋은결과라는건 아닙니다. 시험을 100프로 잘보리라는법은 없잖아요. 하지만 사람은 결국은 자기가 잘하는일 행복할수있는 일을 찾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작성자님도 앞으로 행복해질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wkdncwmkwl · 717786 · 18/02/09 09:41 · MS 2016

    글 잘쓰시네요 재수를 경혐해본 이들 모두를 공감할 수 있게 하는거 그건 진짜 특별한 능력이에요 생각이 깊고 훌륭하신 분 같은데 우리 힘내봐요!

  • 운좋은 · 800980 · 18/02/12 20:38 · MS 2018

    그래도 힘내세요
    실패를 딛고 일어나길요

  • 로피탈 · 755173 · 18/02/16 18:45 · MS 2017

    저도 이번에 원하는 결과를 못얻은 재수생인데요 정말 노력따위가 그리 큰 힘을 발휘못하는게 진짜 현실인거같습니다...당장의 현실은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유전자를 인정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재능을 발견해서 다시 일어나는수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