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R [783956]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12-14 18: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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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1(화학1)은 모든 킬러가 신유형이다?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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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수능 해설 20번.hwp

안녕하세요. 화학 문제 만드는 엠투알입니다.

요즘 화1 마지막 페이지 킬러들이 항상 풀어본 적 없는, 신유형으로 느껴지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냐는 식의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성적 발표 된지 얼마 안 된 시기에 다들 바쁘실 것 같아서 정시 모집 끝날 때쯤에 글을 쓸까 했는데 생각보다 공통 질문이 많아서 일찍 쓰게 되었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ㅎㅎ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학만 특별하게 신유형을 수능 때마다 많이 만들어내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화1은 기출과 연계 교재를 적극 활용하는 편에 속합니다. 놀라셨나요? 이건 기출 분석과 연계 분석을 열심히 해서 이득을 본 수험생 입장에서 확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신유형이 전혀 없이 킬러를 구성하는 탐구 과목은 없습니다. 아니, 전 과목 중에 그런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기출이나 당해 6, 9월에 건드리지 않은 부분을 들고 나오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특히 탐구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질문이 많이 나오느냐? 저는 화학 과목에 대해 기출과 연계를 다루는 수험생들의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년간 수험생활을 하면서 직접 느끼고, 여러 선생님들에게 들어왔던 것을 토대로 하면, 많은 수험생들이 화1의 연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출과 EBS는 그냥 한 번 풀어보는 문제집 정도인거죠. 실제로 제 주변에도 대부분이 그랬습니다. 질문 주신 분들에게 기출과 연계 교재에 대한 말을 해드렸을 때, 십중팔구는 그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을 안 했다, 다양하게 문제들을 풀어보느라 반복적으로 기출을 보지는 않았다 등의 답변을 하셨습니다. 심지어 연계 교재는 EBS 매출을 올려주는 의미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연계 교재를 푸는 방식을 보면, 영어는 말할 것도 없이 모두가 파고들고 문제들을 외우는 수준입니다.(저도 영어는 그랬습니다...ㅋㅋ) 지구과학 같은 경우만 봐도 EBS 교재의 개념 부분을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꼼꼼하게 암기하고, 문제마다 개념을 적고 또 외운 흔적이 많은 반면, 화1은 문제를 슥슥 풀고 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과목 특성상 암기해야 하는 부분은 지구과학이 당연히 많겠죠. 하지만 화1도 충분히 연계 교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에 어떠한 계기로 그러한 태도를 지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EBS 개념 파트를 속독하는 식으로라도 한 번씩은 꼭 읽고, 문제는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풀어보고 아이디어가 새롭게 느껴지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 문제, 길을 잘못 잡았던 문제 등은 표시하고 반드시 최소 3번 이상씩 풀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연계를 체감하지 않더라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내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선생님들, 강사들, 주변에서 기출에 대한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을 것입니다. 저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기출 활용에 대해 확신이 없으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니면 이미 한두 번 풀어봤기 때문에 기출은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는 기출 분석은 문제를 여러 번 풂으로써 끝내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올해 수능 20번 문제에 대해 말씀드려보자면, 직전 수능과 거의 같은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지 계산을 두 번 해야 하도록, 평가원이 정답률을 낮추기 위해 얕은 장치를 설치했다 정도이죠. 일치한다는 직전 수능 문제는 17학년도 수능 18번입니다. 오히려 단위 부피당 양이온 모형을 추가함으로써 더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인 것 같네요.

바로 전 수능 기출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수능장에 들어가신 수험생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분석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범적인 방향이다 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충분한 정보를 얻어갔다고는 자신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단위 부피당 특정 이온 수에 관한 그래프를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문제에 나온 개형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다른 이온이었다면 어떤 개형이 나오게 될까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잡고 이온 농도를 다르게 해서 몇 가지 그래프를 직접 그려봤습니다. 특징적인 게 어떤 게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본거죠. 특히 ‘단위 부피당’이라는 조건은 자주 활용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려보고 생각해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그 결과 올해 수능에서 20번 문제를 보자마자 빠르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20번 풀이는 한글 파일로 첨부되어 있으니 한 번씩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질문을 주시는 분들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화1은 신유형이 특별하게 나오는 과목이 아니다, 타 과목과 마찬가지로 기출과 연계를 적극 활용하라는 기본적인 공부법을 가볍게 여기시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기출을 하나하나 그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2점짜리 간단한 개념문제나 쉬운 3점 문제까지 분석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킬러였던 문제들에 대해서는 변형 가능성에 대해 한 번 이상 생각하고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킬러 한두 개에서 ‘익숙함’이라도 얻어냈다면, 기출과 연계 분석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험생분들은 수시 정시 건승하시고, 예비 수험생 분들은 앞으로 파이팅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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