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핌196426

2017-12-07 16:45:17
조회수 17945

재수, 반수에 대해서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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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학교 4학년이 현대자동차에 합격했다. 주위에서는 일류대기업에 합격했다고 축하하고 부러워했으나 정작 1년 정도 다니고 나니 왠지 삶이 공허한 것 같고 스스로가 두드러보이지도 않는 것 같고 드디어 사표를 던졌다.


누군가는(또는 혼자만) "와 그런 일류대기업을 때려치다니 정말 대단하다."라고 얘기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이들이 입사하고 싶은 일류회사를 때려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다!!!


사실 이것은 주관적 평가이다. 정말로 저런 것이 대단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혹자는 조직에 부적응한 낙오자라고 평가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 용기가 부럽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주관적인 평가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팩트로만 얘기한다면 저 사람의 상태는? 실-업-자 또는 백-수...에 불과하다. 정말로 저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려면 그 좋은 회사를 때려치고 스스로의 칼을 더욱 갈고 닦아서 더욱 훌륭한 인재 또는 더욱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까지 나아가야 칭송을 들을 만하다. 현재 상태는? 그저 국가 실업률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실업자일뿐...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주관적 평가에 매몰되어서 착각을 한다. 인재를 몰라보다니... 나는 내 주변사람들이 또는 이 사회가 나를 평가하는 것 이상의 사람이다. 그 증거가 내가 사표를 썼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평민들이 만족해하고 부러워하는 삶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은... 백수이다.


어려움에 처할 때 편안한 곳, 고향, 엄마품과 같은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에게 엄마품과 같은 포근한 공간은 수능모의고사 시험장, 더 나아가 수능시험장이다. 현재 나의 삶의 팍팍함, 고단함, 소외, 열등감을 벗어나기 위해서 엄마품으로, 나의 홈그라운드로, 내가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받는다.


수학 수능모의고사 문제를 풀면서 정답을 맞힐 때마다 나의 자존감은 극대화된다. 그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나 결국은 같은 상황에 마주친다. 80살까지 수능만 보다가 유언으로 "너는 과학탐구 투과목은 절대로 하지 말거라. 자자손손 가훈으로 삼거라. 꼴깍"하고 삶을 마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는 많은 수험생들이 스스로의 진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것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의 중요함을 경시하고... 고작 수능 몇문제, 서연고서성한이 어쩌고 저쩌고, 수능입결 누백이 우리과가 몇프로고 저기는 몇프로고 하는 것에 매몰되는 것이 안타깝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정말 사소하고 심지어는 무의미하기조치 한 주제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관악의 S대를 가고 싶었는데 신촌의 S대로 가게 되다니 억울하고 안타깝고 약오르고 미치고 폴짝 뛸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게 얼마나 그리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본질적인 가치가 어떠하다면 그가 어느 위치에 있든지 앞으로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앞으로 그의 노력이 90% 이상이고 현재 스코어는 10%에 불과하다.


그 90%의 노력을 하기가 두렵고 짜증이 나고 귀찮고 불만족스러우니 도피하고자 한다. 이것은 내가 이곳 S대로 왔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훨씬 행복했을 것인데...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는 나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곳이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본질적인 문제는 그가 앞으로 자신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과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불신하는 거다. 그 부분에서 스스로 답이 없으니 서연고가 어떻고 서성한이 어떻다느니 사고에 갇혀있는 거다.


젊은 나이의 1년을 소모하면서 본인과 주변의 괴로움을 감내하면서 선택을 하고자 한다면 그런 선택의 결과물에 대한 상이 잡혀 있어야 된다. 나는 이런 선택을 해서 저런 성과를 얻어낼 것이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그런 삶을 살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결정할 문제다.


나는 상위 1프로만 다닌다는 이곳에 만족하지 않는 대단한 사람이고 고작 여기 따위에 만족하는 동기들과 다르다. 내가 반수를 선택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나의 반수는 나의 대단함을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팩트는? 나의 동기들이 도서관에서 강의실에서 역량을 갈고 닦을 시간에 나는 대입 재수학원에서 고등학생용 수능참고서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팩트를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나의 선택에 소신이 있고 노력할 자신이 있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일련의 과정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한번은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반수생이다!!! 나는 반수생이다!!! 와 님 대단해요!!! 용자시네요!!! 이 대목에서 뿌듯함을 느끼는 나를 부끄러워 하고, 나는 반수에 성공했다!!! 나의 반수선택은 결과를 떠나서 옳았다!!!라고 얘기하고 오르비언들에게 칭송받을 수 있는 그런 미래를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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