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찬우가 보내는 마흔 아홉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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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어 보신 적 있으신지요?
제가 랄프(주인공)를 처음 만난 것은 19살의 일로, 논술을 핑계로 한 학교 선생님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단숨에 읽어나간 이 작품은 크게보면 20세기를 비추는 빛이었고, 작게보면 10대의 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단순히 노벨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어찌 이 작품 속 세계를 드높여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그곳에서 두려움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10대의 마지막은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두려워 했습니다.
'파리대왕'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음에도 막연히 그런 괴물이 존재한다는 두려움 속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늘 열병을 앓았던 것이지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리대왕은 큰 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었습니다.
정작 두려워 해야할 것은 쌓여가는 부끄러움임에도, 성적으로 가려져버린 거짓된 두려움에 굴복하여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을 제어하지 못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를 망각했었습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10대를 벗어난 뒤, 이 질문을 품고 수없이 '나'를 되뇌이던 20대가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요즘 많이 두렵습니까.
난 그대들에게 막연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가 두려워 하는 것이 있다면, 그 실체를 명확히 보시고 능히 두려워 하시길 권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혹 그런 실체가 없다면 전혀 두려워하시지 않길 권합니다.
'파리대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대들이 서 있는 곳에 10년 전의 내가 있습니다.
실체없는 두려움을 놓고 그것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 했던, 그런 고민의 시간들이 사치라고 생각했던 또 다른 심찬우가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명심합시다.
우린 어둠을 밝히는 젊음이고, 어둠이 만들어내는 거짓을 물리치는 강한 열정이라는 것을.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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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어둠을 밝히는 젊음, 어둠이 만들어내는 거짓을 물리치는 열정...감동하고갑니다
약간 이리떼 같아요 ㅋㅋㅋㅋㅋ이리떼는 없당..ㅎㅎㅎ잘 읽고 갑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위치나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선생님을 보고 느끼는건 강사로도 대단하지만 심찬우 그 자체가 제일 빛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제가 선생님을 8월초 친구가 강남러셀 무료특강을 같이 가자해서 처음 쌤을 접했는데 그때 갔다와서 바로 심찬우 프리패스를 결제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잘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계속해서 찬우쌤과 교감(?)을 하고 싶어서도 있습니다. 지금 까지 누군가의 수업을 들으면서 이렇게 까지 마음에 와닿는 말을 많이 들은 적도 없을 뿐만아니라 항상 강의를 통해 내가 수능 공부에 필요한 내용을 잘 배웠다라는 느낌에서만 뿌듯했지 이렇게 인생에 필요한 내용들로 뿌듯해진적은 없습니다. 이번 9월 평가원 해설강의도 가보고 싶었지만 신청을 못해서 못간것은 아쉬우나 이번 해설 강의를 들으면서도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원래 이런 글쓰기를 별로 안좋아해서 어디서 글을 올려본적도 없고 질문도 잘 안하는 편이지만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마지막에 자신이 삘이 왔을 따 해야된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제가 접한사람중에서 제일 가치있고 세상에 도움이되는 사람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물론 지금도 완벽하지만여 선생님이 정말 어디까지 올라가실지도 궁금합니다 짧게 한두줄 쓰려고 했지만 쓰다보니 길게 쓰게되었습니다. 기회가된다면 선생님 파이널도 신청해서 갈수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글 좋은강의 많이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매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글을 보니 조금 위로가 되네요...
이거 저희 학원 화장실에 붙어있던데..
선생님 글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