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08-30 05: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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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마흔 일곱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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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한 번씩 마음이 답답할 때면 박노해 선생님의 시집을 들춰보곤 합니다.


오래된 습관입니다.


8월의 끝,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니 멈춘 것 같던 시간들도 흘러가는가 봅니다.


외롭고 두려운 마음에 더해 이제는 자존감마저 그림자보다 더 낮은 곳으로 향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앉지도 서지도 않은 어정쩡한 모습의 내가 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평소 해보지 않았던 고민들의 한가운데 내가 있습니다.


그동안 공부라는 미명 아래 애써 외면해왔던 부끄러움이고 또 진실된 내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비로소 내 모습을, 온전한 내 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일전에 제가 보내드린 시를 기억하시는지요.


우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밀한 그의 마음을 옅보았습니다.


별을 보고 싶은 화자의 그 순수한 마음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새벽 어스름 끝에서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빛은, 그대의 간절함을 향해 빛의 속도로 날아오는 나의 별의 외침입니다.


땅만 보고 살았던 지난 몇달을 뒤로하고, 오늘만큼은 하늘을 봅시다.


좋은 아침이고, 상쾌한 날씨입니다.


희망찬 오늘을 보냅시다.

우린 아직 젊으니까요.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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