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07-15 04: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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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서른다섯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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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우연히 뉴스를 보다 전역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유명을 달리한 문화 예술인들의 세 번째 추모식을 보면서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의 존재와 시간이 내 머릿속에서 잊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겁이 납니다.


나도 혹 그렇게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존재와 시간을 가볍게 여긴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두려움입니다.


그렇다면 잊혀지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하고 있는 나는, 과연 누군가의 존재와 시간을 소중히 여겼던 적은 있을까.


이기적인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는, 정작 두려워 해야 할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이 참으로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오직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외로움과 함께 걸어가다 혹 주변의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했던 적은 없으신지요.


그들은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을 포함해 가족들과 학교, 학원의 수많은 관계인들을 말합니다.


그깟 대학 문턱을 넘기 위해, 종이 쪼가리에 적힌 성적 몇 개를 위해


건강한 관계를 포기하고 오직 나만이 절대선이고 나의 시간만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공부는 이기적이어야 하지만, 공부를 하는 태도는 한없이 이타적이어야 하고, 배려심이 앞서야 합니다.


잊혀지기를 두려워 하는 그대가 입신양명의 얄팍한 미래를 위해 주변인들을 돌아보지 않고 잊어버리는 역설적인 시간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수험생 여러분


7월의 중반을 넘어섰고, 우리들의 입시는 100일대로 진입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또 앞으로 남은 기간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이 앞서겠지만


잠깐의 여유가 있을 그대의 가슴 한켠에, 배려의 광장을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이 따뜻한 기억과 버무려져 배려의 태도까지 나아갔으면 합니다.


난 그대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난 그대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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