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6-26 05: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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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스물여섯 번 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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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 관한 잡설.


나이가 들고 철이 들고, 서서히 어른이 되는 것에 까닭모를 두려움을 느끼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저는 어느 날 거울 속의 낯선 나를 발견한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내 곁엔 부모님이 있을거라는 절대적인 믿음.


가끔은 엉뚱해서 더 귀여웠던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동심.


무모했지만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던 그 시절이,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나를 발견한 순간 산산히 부서졌기 때문이지요.


나조차도 내 모습이 낯선 까닭은 바로 쉴새없이 성장해서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이기심과 공존해 한층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의 모습을 한 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연약하고 받는 것에만 익숙하던 내가, 나름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제법 책임감있게 성장하기까지의 그 숫한 시도와 실패들이 내 앞에 지금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순간, 그 시절이 문득 그리울 때가 있다는 겁니다.


왜냐구요?


바로 그 성장의 순간들은 불안하고 위태로워서 결국 더 아름다운 시절이었기 때문이지요.


두렵고 신비한 그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지금까지 세상과 맺어오던 관계는 저 너머로 사라져 갑니다.


하나의 세계를 넘어선다는 것,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철이 들어간다는 것.


그것은 이토록 많은 힘을 들이는 일이 아닐까.


수험생 여러분


난 그대들에게 수험의 과정에서 숱한 고민들을 해보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동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전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헌데 그 웃음엔 가소로움도 있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충동적인 욕망도 섞여있습니다.


오늘의 이 시간도, 미래의 어느 순간에 떠올렸을 땐 분명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겠지요.


성장의 시작에서 만난 '데미안'에서 이런 구절이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끝없이 아프고, 끝없이 외로우며, 끝없이 도전하라.


'성장'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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