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감도 [334406] · MS 2010 (수정됨) · 쪽지

2016-10-23 02: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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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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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좀 전에 위의 글을 보다가 과거 편의점 그녀가 불현듯 생각이...

위의 글 쓰신 분과 같이 집 근처 편의점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더 생각나고 떠오르네요..

아... 괜히 썰 푼다고 댓글을 달아서...ㅎㅎ
잠들기 전에 누워서 썰 좀 대충 편하게 풀어 볼께요ㅎ







지금은 비록 낫미(?)도 가입하지 못 하는 비감도 아재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혈기왕성한 이팔청춘이였음ㅎㅎ

어느날 집 앞 편의점에 갔는데 당시 알바생이던 그녀를 보는 순간 진짜 심장이 멎고 말그대로 한눈에 반했었음(그때 그녀의 첫인상을 말하자면 배우 남상미가 오버랩 되면서 되게 비슷한 이미지였음)

그날 집에 오는길에도 그녀가 계속 생각나고 다음날에도 생각이 계속나서 집으로 오는길에 그 편의점 지나칠때면 항상 그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한두개 사왔었음ㅎ

그러던중 어느날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데 빳빳한 새지폐가 있어서 그 지폐를 꺼내게 되었음(당시가 설날 바로 지나서 세뱃돈으로 새 지폐를 받은 게 지갑에 쫌 있었음)

이때 갑자기 딱 이거다하고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다음날 은행에 가서 1000원짜리 새지폐로 5만원치 교환함(첫번째 간 은행은 없어서 안된다고해서 2번째 은행에서 교환함)




혹시 새 지폐의 위력을 잘 모르는 사람은...
한번 그 온기가 느껴지고 따따하고 빳빳한 그 지폐를 직접 받아보면 어떤 느낌인지 바로 알게 될거임ㅎ
(실제로 그녀도 매일 꼬깃꼬깃한 지폐를 주는 손님들만 접하다가 그사이에서 내가 주는 새지폐를 중간에 받았을때 자기도 알 수 없게 괜시리 설레고 기분 좋으면서 자기가 대우 받는 느낌이 들었었다고 나중에 직접 말해줌)


아무튼 그렇게 그 편의점에 새 지폐를 들고 매일 갔었음ㅎ
아 그리고 계산으로 지폐를 건넸을때 꼭 유의할 점이 지폐를 계산대 위에 내려 놓지말고 직접 그 알바생 손에 건네줘야 함.

이게 아주 사소한거 같지만 혹시 나중에 편의점 알바를 해보면 알게됨. 알바생 입장에서 제일 서럽고 쫌 불쾌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계산할때 손님이 돈을 바로 자기 손에 건네주지 않고 계산대에 돈이나 카드를 던지듯이 놔두는거나 툭 내려 놓는거..
(이것도 실제로 그녀가 말해줬던 내용ㅎ 그런 손님들 만나다가 예의바른 손님 만나면 그렇게 기분 좋고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함ㅎ)



그렇게 1주일 정도 새 지폐를 들고 다니다가 어느날 그녀가 나에게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넴ㅎ
(물건을 계산대 올려놓고 계산하려고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건네주는데 그녀가 웃으면서)

'ㅎㅎ 오늘도 또 새거네요ㅎ 새지폐가 많으신가봐요^^'

(나 또한 웃으면서..) 'ㅎㅎ네^^ㅎ'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누구인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오늘은 과연 내가 언제 몇시에 편의점에 올지.. 무척 궁금하고 기다려졌었다고 함ㅎ



그녀와 첫 대화를 그렇게 시작하였고 이제는 종종 계산할때마다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았음ㅎ
(몇살인지... 일은 힘들지 않은지... 어디 사는지...)


그리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코너쪽을 항상 유심히 보면서 1+1상품중에 마실만한 좋은거 나오면 그거를 꼭 하나 샀음.
그 상품을 계산대 포스기에 바코드 찍으면 1+1 상품입니다하고 음성이 나오는데.. 그러면 그녀가 다시 1+1상품이라고 말해줌ㅎ

그러면 이때다하고 기다렸다가 바로 음료 하나 더 갖고와서 계산대에 올려놓고ㅎㅎ

'이거 드세요ㅎ'하고 웃으면서 나옴ㅎ



그러다 서로 대화 점점 많이 하면서 나중에 친해졌을때..
일하면서 심심할때 종종 연락하라고 내가 먼저 내 번호를 건네줬음ㅎ

나중에는 아예 저녁마다 편의점 도시락 먹으로 자주 갔었고 그 시간때쯤이면 도시락 물건은 동이나 없는데.. 그러면 그 핑계로 물건 들어오는 시간까지 편의점에서 같이 기다리고ㅎㅎ
(진짜 갈때마다 제발 제발 도시락 다 떨어져서 없어라하고 어찌나 간절하게 바라면서 매번 갔었는지ㅎ)

저녁 8시쯤 안되어서 편의점 물건이 들어오는데..
나중에는 그 물건 정리도 같이 도와주고..ㅎ

밤 10시에 일 끝나면 같이 집에 가면서 먼저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고.. 나는 다시 먼길을 돌아서 집으로 오고..ㅎㅎ
(사실 집 방향이 전혀 다른데.. 그때는 같은 방향에 산다고 말해서 같이 갔었음ㅎ)


그렇게 매일 그 편의점에 출석도장을 찍었음ㅎ
그리고 나중에 날 잡아서 고백하고.. 그렇게 핑크빛으로 이어갔죠ㅎㅎ






아무튼 위의 글쓰신 분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그 편의점이 멀리 외지에 있거나 단 한번만 가는 편의점이라면 그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서 접근하는 게 맞지만...

님처럼 집 앞 편의점이고 매일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단순하게 접근하는것보다 중장기적으로 치밀하게 접근하는 방법이 괜찮아요ㅎ

무엇보다 그녀에게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드는게 제일 기본이에요.. 그게 저같은 경우는 새 지폐를 통한 방법이였고..
만약 님께서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시다면 매일매일 그 방법으로 그녀에게 접근해서 님을 일단 그녀가 궁금하게 만들어야해요ㅎ

명심하세요. 님 일방적인 감정으로만 접근하면 절대로 안되고... 동등한 위치에서 그녀에게 접근해야 해요!ㅎ
(그녀도 님이 누구인지 궁금하게 호기심을 갖게하고 어느순간 님이 매일매일 그 편의점에 들어오는게 기다려지게끔...ㅎㅎ)










ps. 네이버 클라우드에 찾아보니 그때 편의점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 있네요ㅎㅎ

아무튼 언제나 영화처럼님 덕분에 옛날 추억 강제소환 했네요ㅎ



ㅇㅇ야~ 잘지내고 있지? 오늘 너랑 있었던 에피소드 쓰게 되면서 너 생각이 많이나고 너랑 있었던 일들이 바로 어제일처럼 진짜 생생하게 사소한거까지 하나하나 생각이 다 나더라ㅎㅎ

그때 정말 너 덕분에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설레고 행복하고 좋았어ㅎ

꼭 행복하게 잘지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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