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에르 [409028] · MS 2012 · 쪽지

2016-05-31 23:48:08
조회수 4,255

[퓨에르] 오늘부로 오르비멘토를 마쳤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506514

수능 끝나고, 왕복 4시간씩 걸려가며 시작했던

오르비 교대점 멘토일을 오늘부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매주 화요일,목요일 밤 10시에 여러 학원의 학생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은

계속해서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끽해야 5개월정도 많은 학생분들을 만나가며 상담하고 질문에 대답해주곤 했는데

많이 부족함을 느끼면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왜 재수하니?' 라는 질문에 눈물로 대답하던 학생, 제가 학원에 가는 날이면

매일같이 와서 이런저런 질문과 인생얘기를 하던 학생, 마지막날이라고 선물주는 학생

많은 학생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보람찬 하루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멘토라는 이름을 걸고, 단순히 '수학문제를 알려주는사람'이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고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괜찮은 형 혹은 오빠로 기억해줬으면 하면서 상담을 진행하고

대화를 나눴었는데 돌이켜보니 많이 부족했던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선생님, 혹은 형이라고 불러주던 아이들에게 참 고맙네요.

아이들 덕분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는걸 느껴봤습니다.


나중에 실제로 학교에 나가 '선생님'으로 살게 되었을 때 뭐랄까.. 1년을 마치고 나서

빈교실을 보면 느끼는 감정이 이런걸까, 싶기도 하면서 싱숭생숭한 오늘이네요

더 나은 모습으로, 더 잘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수학원에서 또보면 안되고)


마지막으로 많은 학생들께 하고싶은 말은

제가 작년에 사관학교를 자퇴하고 펜을 제대로 들었던 날이 6월 13일입니다.

수능이 약 163일정도 남았던 시점이네요.

혼자 풀어본 6월모의고사는 23344 라는 등급을 맞았었습니다.

재종학원,단과강의,인터넷강의 모두 듣지 않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었습니다.

(살면서 처음해보는 지2 만 개념강의만 들었습니다.)

수능에선 4개를 틀렸구요.

수능에서 몇개를 틀리고 어쩌고 저쩌고, 이런 것으로 누군가의 노력을 전부 평가할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스스로, 정말 후회없이 보냈던 나날들인것 같아요.

그러면, 많은 학생들이 저의 공부법을 물어봅니다.

어떤 교재를 쓰셨고 어떻게 공부했고 등등..

그런데 그것들을 물어보기 전에, 우선 여러분의 하루하루를 되돌이켜보길 바랍니다.

걸어다니면서, 밥먹으면서, 화장실에 가면서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는지 단어장이 들려있는지.

집에 가서, '학원에서 공부했으니 핸드폰으로 카톡하고, 웹툰봐야지'하면서

매일매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아무런 목표도 잡지 않고, 단순히 열심히 달려오기만 하다가 방황하고 있진 않은지.

왜 내가 공부하고 있는지.

'공부법' 보다, '태도와 마음'에 관련된 생각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할 수 있어요.

대신, 정말 '제대로' 하셨으면 합니다.



주저리주저리 정리도 안된 글을 끄적이면서 마칩니다

오르비 학생 여러분들, 그리고 오르비 회원분들 모두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시며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회 없이' 남은 기간을 보내셨으면 합니다ㅎㅎ

(1관 원장님, 실장님, 2,3관 임실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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