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nours [571649] · 쪽지

2015-04-26 21:43:43
조회수 3,718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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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궁금해서 카톡 상메를 몰래 훔쳐보곤 해 

전화할 용기까진 나지 않더라

나는 언제나 그렇듯 
너에게도 장난치듯 애정표현을 했고 너도 그게 귀여웠는지 
나를 궁금해했지 그렇게 서로에 대해 알아갔던거 같아

너에게 처음부터 진심이였던거 아니야
자기방어적 태세로 난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고 
특유의 감정 속이는 모습으로 늘 즐겁고 밝은모습만 보였지

그래서 넌 날 강하게 봤고 그렇게 보이고 싶더라
너는 나와 닮은듯 했지만 많이 다른삶을 살고 있었고
그런 네가 부럽더라

사랑받는막내
잘사는집 아들에 방학때면 늘 외국여행을 다니고 
그로인해서인지 영어에 능숙했고 대대로 넉넉한 집안이였어서 그런지
우리집이랑은 참 다르게 너희 가족은 여유있고 따뜻하더라 
드라마에서나 보는 환경이였어 
그래서 부러웠고 자격지심에 더 속였던거 같아

그러다 눈치빠르고 명석한 너는 날 파악했는지
진지하게 이야길 했지

그뒤로는 나도 너에겐 그나마 가장 나답고 어짜피 숨겨봐야 얜 알겠구나
싶어 솔직해졌던거 같아

내가 강해보였는지 아니 내가 봐도 난 꽤 강한사람인거 같긴한데
기대려 할때 나는 썩 내키지 않단 표현을 했고
넌 그런얘기 앞으로 안하겠다 했지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때 기대게 해줄걸 


그리고 말하고 싶었어

누군가 내게 기대는걸 왜 방어적으로 행동했는지 
왜 내가 사람을 두려워하고 
남들은 치기어린행동으로 보겠지만 집에서 그렇게 독립을 하고 싶어하는지
또 했었는지 

항상 난 너에게 이야길 하고 싶었지만
또 너는 이해한다 말하라 했지만 그런얘긴 하지 못했어
사람은 경험한만큼 남을 이해한다 생각해서 날 이해 못한다 단정지었던거 같아

또 네가 나에게 진심이라고 생각을 잘 못했어 
그래서 표현도 늘 조금만 했고 

넌 나에게 좀 더 가까이 오고 싶어했고 
난 항상 거리를 조금씩 두었고 

잘은 모르지만 한살 어린 네가 나는 너무 어른스럽더라 그건 지금생각해도 그래 
가끔은 내게 함부로 했던적도 있지만 
나중엔 네가 사과했지 그때부터 넌 나를 좀 아껴줬던거 같기도 하고 

그러다 나는 너에게 이별을 말했지
예상치 못한 내 행동에 너는 왜냐는 말만 반복하다 이해할수 없단 표정으로 
아이 같이 울더라 

그렇게 항상 늘 강해보이던 네가 울길래
나는 정말 당황했어 

그러면서도 넌 늘 그랬듯 이성적으로 나에게 얘기했지
끝까지 내 행복을 바래주면서 
그리고 미안했다면서 

나는 너로 인해 어린나이에 정치에 대해 알게되고 
문학에대해 접하고 
우리 나이엔 거의 없는 40대나 좋아하는 90년대 가요를 너로 인해 알게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많은걸 배웠던거 같아.

난 우울한 기분을 많이 느끼며 성장했어서 그런지
그런부분을 보면 쉽게 동요되고 
노래도 우울한노래 
영화도 감정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영화
또 그런사람을 보면 왠지 나를 보는거 같아 시선이 가고

너는 그런 나를 조금은 바로잡아준거 같아
그땐 내 행동이 맞다 생각해서 널 차갑게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

이별을 고하고 나서 
처음에는 솔직히 괜찮았는데 조금 시원하기도 했는데
나중엔 감정없다 생각한 내가 울고 있더라

이유는 모르겠어
너를 향한게 사랑이였는지 동경이였는지 아니면 너로 인해 행복해지고 싶었던건지
또 나는 아직 사랑을 모르겠어 그게 어떤감정이고 사랑하는방법도 

그러다 시간이 꽤 흘렀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살아가다

나는 전화를 걸었어
뜻밖이였는지 너는 아무말도 못하다 밖이라고 했던거 같아
정말 어색함 하나없이 어제 본 사이처럼 
오랜 시간 서로 뭐하고 지냈는지 지금은 뭘하는지 이야길했고 

조금은 달라진 내 모습에 그니까 사랑을 갈구하고 좋게 표현하자면 착했던 모습에서
약간은 냉소적이지만 솔직해진 내모습을 넌 더 좋아하더라

그렇게 계속 하라고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짜증나면 짜증을 내라며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너는 주말에 나한테 뭐하냐고 했지
말을 빙빙 돌리다 

다시 시작하는게 어려운거야 
또 지금까지 널 가끔 그리워할지 몰랐고 

그후로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만나기도 해봤고 
진심아닌 행동으로 호감을 얻고 여러 사람을 만났던거 같아

그러면서도 늘 답답하더라
애정결핍있는애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애정이 필요하니

나를 어떻게 하면 좋아할지 사랑해줄지는 잘 아는데
그후엔 귀찮아지고 왜저렇게 나를 좋아하나 싶기도 하더라 

그러면서도 내 본모습을 알면 나를 싫어하겠지 싶기도 하고 

뭐 그래

그때 나는 너를 사랑했는지 아닌지 모르겠어
그리고 이 그리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지금 너에게 연락할생각도 없고 

너는 여전히 이성적으로 네 삶을 잘 살아내고 있겠지 싶어 
카톡 상메는 왜 우울한지 모르겠지만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예전처럼 영화랑 책을 늘 보는지도 궁금하고 

네 말대로 나는 나를 사랑할 필요가 있는거 같아
그래서 지금은 그걸 하려고 

나는 많이 아파
너는 내가 아픈걸 참 싫어했지

지금 나는 항우울제를 먹고 
몸도 다쳐서 아예 앉아있질 못해 붓기가 빠지고 염증이 가라 앉아야 하는데
지금 이순간도 시큰거려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몇달은 지나야 낫는다는데..

다 나을때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꿋꿋하게 버텨보려 노력하고 있어 
누워서 책도 조금씩 보고 연필도 잡고 있고 너무 힘들땐 카톡으로 다른사람에게 힘들다 말하기도 하고 
발버둥 치고 있는거 같아

이렇게 커뮤니티 사이트에 익명을 빌미로 내 얘길 털어놓기도 하고 

네가 잘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
아니 그러고 있을거 같아

이럴줄 알았으면 더 많은 얘기를 할걸 더 많은시간을 함께할걸
그때의 난 나름의 사랑방식으로 왜 그렇게 재고 또 쟀는지 싶어

네가 내게 어울린다던 그 과를 난 갈생각이야
너때문은 아니고 많은 생각 끝에 내가 하고싶고 가고싶은길이더라 
솔직히 아파서 책도 보기 힘들지만 그정도 학교는 붙을수 있을거 같기도 하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이나네
나는 억지로 약을 먹어야 하니 엄마가 방까지 밥을 가져다주면
그걸 먹고 약을먹고 있어 앉는거 자체도 힘들지만..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내가 이 긴 터널을 지나고 그때도 네가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이 맞는거 같아 지금은 외로워서인지 그때 내 모습이 그리운건지 분간이 안서니까

그때 그렇다면 전화할게 
왜 네 전화번호는 안까먹고 이토록 생생한가 싶다.

너는 지금 쯤 다른 이성을보며 사랑에 빠져있을수도 있을테고
내 기억은 아주 작게 혹은 희미해졌을지도 모르지만 

네가 내옆에 있었을때 
내 힘들던 그 상황을 잠시는 잊을수 있던거 같아 

그래서 늘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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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버스예약! · 556153 · 15/04/26 21:46

    ㅠㅠㅠ ㅠㅠㅠㅠ 힘내세용 ㅠㅠ

  • 김재현 · 567418 · 15/04/26 21:52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형태찡 · 569867 · 15/04/26 21:54 · MS 2015

    공감이 많이 되는 글..ㅎㅎ

  • : 바 비 캣 : · 550539 · 15/04/26 22:01 · MS 2014

    어두운 터널을 참고 견디고 앞으로 전진하면

    그 끝은 빛나는 희망의 세상에 닿아 있을 거예요. 기운내시길..

  • 현실낙관 · 492165 · 15/04/27 00:43 · MS 2018

    문학이네요.. 행복하세요

  • 이끼예끼 · 534448 · 15/04/27 00:45 · MS 2014

    아 눈물 ㅠㅠㅠㅠㅠ새벽감성터지게 ㅠㅠㅠㅠ 힘내세요...

  • 윌에는위 · 566758 · 15/04/27 01:28 · MS 2015

    힘들어하는게 느껴지는데 혼자 끙끙 앓고 있지마요. 당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당신이 기댈때 따뜻하게 안아줄 마음의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있으니까요. 오히려 본인한테 의지할 수 있는 당신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겁니다. 이글 보니까 저도 생각나는 사람이 한명 있네요. 걔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단 하루도 걔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건강하게. 저도 연애를 막 많이 해본건 아닌데 이런거라면 사랑이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 nounours · 571649 · 15/04/27 02:04

    지금은 몸이 다쳐 아예 외출은 커녕 화장실 가는것도 힘들어요.
    할수 있는게 누워서 컴퓨터랑 폰보는것 문제집 누워서 보는것밖엔 없네요.ㅎㅎ 몇달지나면 나으니까 기다려야죠.
    혼자 끙끙앓지는 않아요. 걱정안하셔도 되요. 친구한테 SNS로지만 기대기도 하고
    이렇게 커뮤니티에 일기쓰는것도 좀 감정해소가 되는거 같고요.
    지금은 몸이 이래서 병원가는거 말곤 아예 외출이 힘들어요. 의사가 하지말라 해서요.
    입시좀 정리되면 여러가지 해볼 생각이고요. 저도 걔가 가끔 제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무엇보다 저는 지금 저 자신을 좀 사랑해줘야 할거 같아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야 하고ㅎㅎ
    끝이란게 있으니 버틸만 해요. 다친곳이 아파서 잠이 안와서 댓글 길게 다네요.

  • 미학 · 534033 · 15/04/27 16:07 · MS 2014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내가 이 긴 터널을 지나고 그때도 네가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이 맞는거 같아.

    아프면서도예쁜글이네요ㅠㅠㅠㅠ
    예쁘게 생각하시는만큼 좋은 일들이 있을같아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 nounours · 571649 · 15/04/27 17:54

    미학님 글 좋아서 스크랩도 했었는데
    댓글 달아주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네요 ^~^
    같이 힘내요!!

  • 커서 · 372989 · 15/04/27 01:50 · MS 2011

    수험생활이라는 것은 이맘때의 많은 20대들의 사랑에 커다란 장벽이 되는 것 같아요.

    서로가 좋은 대학에서 멋진 대학생활을 하며 서로를 만났다면 행복했을텐데 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기도 하고, 때로는 대학생활하기 바쁜 그 사람의 응원이 진심같지 않아서 혼자 슬퍼지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까 불안해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관계의 탑도 점차 위태로워지고 서로가 지치는 사이가 되어 버리고.. 쉽게 사랑에 빠져 오래 연애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나는 뭘 하고 있는건가 싶어지고.

  • 공부중!! · 564546 · 15/04/27 10:54 · MS 2015

    ㅜㅜ화이팅

  • ✨기적 · 542697 · 15/04/27 17:23 · MS 2014

    감정을 글로 잘 표현하시는거 같아요 오르비에서 다시읽고 다시읽은글은 처음이네요
    건 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 nounours · 571649 · 15/04/27 17:55

    네 잘 버텨야죠 ㅎㅎ 그래도 그렇게 많이 안다친게 참 다행인거 같아요.

  • 메롱☆ · 453177 · 15/04/27 18:24 · MS 2013

    멋있어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읽으니까 떠오르는 친구가 있어요.
    그친구도 행복하면 좋겠고..
    아련하지만 따뜻해지는 글이었어요.
    정말 단단하신 것 같아요. 닮고싶어요♡
    힘내세요!

  • 판별식장인 · 503937 · 15/04/28 11:20

    크....문학이다

  • 찌롱 · 572341 · 15/04/29 14:40 · MS 2015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