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487944] · MS 2014 · 쪽지

2014-10-26 06: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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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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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지는 오래된 폴더폰의 시끄러운 알람을 듣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평소 같았으면 조금이라도 늦장을 부릴련도 하렬련만 ,

오늘마저 늦장을 부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시1벌"

가뿐한 기합을 외치며 , 김첨지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시험장 가까운 곳에 혼자 방을 잡으며, 친구들은 같이 방을 잡자하였지만

그 비글같은 새끼들과 밤을 보낸다면 , 촌각도 눈을 붙이지 못할게 뻔했다 


김첨지는 시험 끝나고 놀 생각에 멋진 옷으로만 갈아입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한강에 떠내려가도 멋진 옷 입고서 내려가는 것이 훨씬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모양이다

일곱시 십분, 가볍게 문을 박차고 걷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해본다

'망하면 어떻게 하지' 

"1벌 불안한 생각을 또 기합으로 풀어냈다

앞에는 후배들과 학부모들 , 그리고 또 동년배들이 있었다

김첨지의 부모님은 오시지 않았다, 부모님이 오시면 더욱 더 긴장한 탓에 시험을 잘 치지 못했던 것이 김첨지의 지론인 탓인가 , 잘 알 수가 없다

시험장에 도착해 , 한국사 일제강점기 무장국외운동편을 한번 훑어본다

시1벌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다

이내 머릿속으로 임정 지도체제의 변화를 되새기다 , 회한이 들어 창밖만 하염없이 내다보았다

선생님들의 간결한 설명이 있은 직후 ㅡ


국어 영역이 시작되었다

김첨지의 주요과목이다 , 

가뿐하게 화작을 풀어내고 , 어법이 헷갈리는게 있다

아 이 새끼가 끝까지 내 발목을 잡는구나 , 

남겨두고 바로 비문학으로 넘어간다

사실 비문학은 근거가 바로 나와있기 때문에 첨지가 가장 쉬워하는 구간이다 

그리고 문학 ㅡ 고전시가 ㅡ 

맙소사 처음보는 작품이다

이 망할 놈이 뭐라고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대충 글의 흐름을 보고서는 문제를 풀어가는데. 43번의 정답 2번과 3번이 헷갈린다

모르는 건 3! 

김첨지는 어법으로 넘어간다

어법도 헷갈리는 문제가 있다

3과 5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첨지는 최대 정답 빈출 3을 믿기로한다

종이 치고, 선생님들이 카드를 걷어간다

첨지는 문득 멍하니 3번의 갯수를 세어본다 


ㅡ17개ㅡ

망할 저렇게 많이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뒤늦게 어법문제라도 바꾸어보려했지만 ,

옆에 앉은 안경잡이 놈 얼굴이 심히 찌질해보였다 

지금 바꾸면 컴플레인 걸게 분명해보인다

이윽고 첨지는 단념하고 ㅡ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앞으로 남은 것에 집중키로 하였다

수학 시간,

이 문레기들에게 첨지는 위엄을 보여주고자 첫장은 눈으로 4초만에 풀고 

부러 큰 소리를 내며 넘겼다 

이윽고 잠시 ㅡ

내가 이럴 처지가 되나 하며 다시 앞장을 손으로 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2 의 극한이 x=2인데 무한을 넣고 계산을 해버렸다

실수를 고쳐적으며 , 나를 한강으로부터 한 폭 멀게 했다

내 수 많은 훈련을 믿으며, 29번까지는 50분 안에 '올바르다고 믿어지는' 정답을 골랐다

대망의 30번, 

어려운 문제라 하지만 첨지는 몇번 안가 이내 곧 규칙을 찾아냈다.

30항까지 규칙을 대입해 식을 구하고 더했다

그러나 더하기를 할때, 손은 무한진동하기 시작했다

'...진동? 신의 계시다 이건"

의심이 든 첨지는 그래프의 진동이 있던 12번 문제를 다시본다 

아뿔사 역시나 계산 실수가 있던 모양이다 다시 올바른 답을 적어내고서는

오늘 내 편을 들어준 신에게 감사한다

다시 30번으로 돌아가서 ㅡ

평소의 수 배의 시간을 들이고서야 나온 정답조차 의심스러워 첨지는 이내 몇번 더 해본다

개수새끼는 정말 더럽고 비열한 새끼다 평가원 사람들은 사람도 아닌가? 

몇번의 시행 끝에 같은 값이 나오자 첨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쩔쩔대는 문레기들의 표정을 감상하며 10분을 보낸다

점심시간, 자리에서 바로 가뿐히 죽을 해치운 첨지는 또 국사책을 펴본다

첨지가 하나하나 써놓은 독립운동단체의 설립연도와 이름이 정리된 큰 종이를 펴보며

독립운동을 열심히 하신 조상님들의 노고에 감탄하나 나는 이 종이에서 독립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영어 시간, 

듣기가 들려온다

그 전에 도표문제를 헤치운 첨지는 , 듣기를 들다 옆엣놈이 발을 떠는 소리를 듣는다 

오늘이 퍼지데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ㅡ 첨지는 발을 크게 한번 구른다

쿵 !

선생님들과 애들의 이목이 쏠렸지만, 옆에 놈이 자기의 실수를 알아챈듯 나를 휙보고 다시 시험지를 본다

깨달았나? 

아니, 저건 나를 대상으로 퍼지데이를 맞이하고 싶다는 표정이다

시1벌롬

나는 다시 황급히 시험지로 돌아갔다

개같은 빈칸과 순서 집어넣기를 끝내자 마자, 종이 쳤다

옆에 놈을 한번 힐끗 봐주고, 나는 다시 국사로 들어간다


대망의 사탐시간

한국사, 이 망할 놈의 과목은 일설에 의하면 반이 서울대 지원하는 새끼들이란다

개같은 새끼들때문에 난이도가 미쳐올라간다


아뿔사 13번과 18번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갑오 12을미 담당자와 개혁안을 꼬아냈다

지금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는게 아니다

첨지는 직관을 믿고

사문으로 넘어간다


사탐은 나의 진정한 꿀과목이다

이미 국사의 문제꼬기에 단련된 나에게 사문 도표 말장난은 애들 장난일 뿐이며

국사의 발톱 때 만큼도 안되는 개념도 내 발목을 붙잡지는 못한다

가볍게 만점이 나올거라 생각하고

첨지는 제 2 외국어를 준비한다

그 망할 외고놈들 때문에 정시도 힘들어 죽겠는데

하물며 제 2 외국어놈들조차 외고놈들 밑밥이 될 순 없지

첨지는 베트남어는 신의 한수라 생각하며 시험지를 풀었다

반타작만해도 2등급이 나오는 꿀과목이 아닌가? 

우리와 달리 알파벳을 빌려쓰는 베트남애들 걱정을 하다,보니 끝이 났다


시험장을 나오며 ㅡ 3개월 후에 나는 어디에 , 무슨 생각을 하며 살지, 여러 가지 생각 많은 하루를 보낸다

18일 남았는데 한시간동안 이걸 쓰고있는게 제정신인가 싶어, 첨지는 급하게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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