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능 '세계지리 8번'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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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수능 ‘세계지리 8번’의 교훈
애당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모두 정답처리했다면 평가원의 체면 손상으로 끝나고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텐데 평가원은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잘못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평가원은 지리학회 두 군데에 의견을 물었는데, 두 학회 모두 출제 오류가 아니라는 의견을 보내왔다. 이들 학회가 양심과 상식에 입각해서 의견을 보내주었더라도 일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가원은 큰돈을 들여 대형 로펌 변호사를 6명이나 사서 소송으로 갔다. 1심 재판부가 정의와 상식에 맞는 판결만 내려주었어도 피해를 줄일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정답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평가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정답이 있다고 주장한 1심 재판부의 논리는 도무지 수긍하기 어려웠다. 명백히 틀린 보기를 하나씩 소거해가면 정답이 나온다고 했다. 천만의 말씀. 틀린 답을 하나씩 소거해가면 정답은 없다. 문제에 오류가 없다고 주장했던 평가원과 교육부, 학회, 그리고 1심 재판부,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식과 권위를 갖춘, 아니 갖추어야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이들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함으로써 스스로 얼굴에 먹칠했을 뿐 아니라 대표적 국가기관의 공신력마저 떨어뜨리고 수많은 수험생과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과 고통을 안겨주었다.
수능 세계지리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겸손의 중요성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고 난 다음이다. 어떤 사람은 실수를 솔직하게 시인하고 잘못을 고친다. 또 어떤 사람은 끝끝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잘못을 고치지도 않는다. 전자를 대인, 후자를 소인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대인은 드물고 소인은 흘러넘친다. 다른 건 몰라도 중요한 국가기관의 공직만은 대인이 맡아주면 좋겠는데, 대인은 찾기 어렵고 좀처럼 앞에 나서지도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주로 소인이 지배하고, 잘못은 매일 일어나고 좀처럼 교정되지 않는다.
작년 12월, 1심 재판부가 평가원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린 다음 날 필자는 분개하여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글을 경향신문에 기고해 평가원과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천동설이 진리로 통하던 시대에 권력에 맞서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의 고뇌에 비유한 글이었다. 갈릴레이 재판 350년이 지나서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판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상고를 포기하고 그간의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 대법원까지 가면 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솔직히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지금은 상처받은 1만8000명의 피해를 조속히 치료하고 보상할 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은 절대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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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저걸 수정한다고 해도 세지 선택자의 피해가 없어지는건 절대 아니죠.
그 한문제에 매달리다가 다른 문제 못 풀어서 틀린 경우, 혹은 다른 사탐 시간에 그 문제 때문에 집중 못해서 제 2의 사탐 망한 경우, 또한 제2외국어 시간에도 약간의 타격이 있었을 수 있구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겁니다.
저희 학교도 이과에서 수학 내신 시험 1,2,3번 문제 연속으로 다 오류였는데 그거 때문에 내신1등급대 초반을 유지하던 고수가 그 문제들 때문에 줸장줸장거리다가 수학 4등급이 되면서 내신 등급에 타격을 입었는데 그 출제선생이 은퇴앞두고 있다고 덮어버렸습니다.
참 뻔뻔하죠. 오히려 오류를 인정했으면 더 은퇴를 멋지게 하셨을 수 있는데 안 찝찝했을지...
어른들이라고 다 어른은 아니죠.
저희학교에서도한문제오류엿고 저도그문제매달리다가.....ㅅㅂ
도박인듯.. 좀 더 뻐겨서 오류 없다는 판결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인정을 빨리해서 재빠른 처리를 할 것인가..
그냥 법 드립치지말고
예외 적용해서 눈딱감고 저문제 출제한 위원들 명단 공개하는게 맞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