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456475] · MS 2013 · 쪽지

2014-01-11 0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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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감이있지만재수성공후기+기숙정보+돕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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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 묻히게 될 수도 있겠지만 묻히게 되더라도나중에 저스스로 흐트러졌을때마다 마음다잡을때보려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됐네요ㅎㅎ

처음 글쓰는 것이니만큼 두서없을 수 있다는 점 이해해주시길 바래요ㅎㅎ



우선 저는 나름 재수성공한 문과재수생입니다.

현역때는 멋도 모르고 놀기만하다가 6.9.수능전부언수외322라는(사탐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ㅋㅋ)터무니없는 성적을 받고도 이 모든 결과를 담임과의 원서마찰탓으로 돌리고 수능성적표가 나온 후에도 멋모르고 놀러다니기만 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안해놓고 남탓만 죽어라 한셈이죠.고3때 공부를 제일 열심히 안한 정신나간 학생이라 수능성적을 그렇게 받고 나서 현실을 피하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고2때까지는 학교에서 촉망받던 학생이었거든요.부모님눈에 제가 얼마나 한심해보였을까요ㅎㅎ 그러던 도중 저와 비슷한 수능성적을 받은 학원친구가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날따라 페북에 온갖 합격소식들이 경쟁하듯 올라왔었습니다. 그날 올라오는 합격글들을 하나씩 읽으면서 내 스스로가 굉장히 한심하게 느껴졌고,자괴감이 들면서 그날 바로 재수를 결심했었습니다.

누구보다 제성격을 잘알고 있기 때문에 기숙학원에 들어가기로 했고 (벌써재작년이네요)12월에 선행반학생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솔직히 선행반때에는 수업만 열심히 듣고 스스로 공부는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소설책을 읽기도 했었어요.그때도 정신을 못차렸던 거죠. 그런데 정규반에서 제 성적으로는 명함도 못내밀 서울대반에 배정되면서 주변 친구들이 모두 저보다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엄청난 주눅이 들었고 선행반때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한 절망에 빠졌고 급기야는 퇴소결심까지 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처럼 그 순간 집에서 성신여대에 추합이 되었다고 빨리 짐싸서 나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머릿속에는 빨리 이학원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으니 바로 예치금 넣고 학원퇴소처리를 했었죠.하지만 집에 와서 차분히 생각해보니 지금 이대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채 대학생이 된다는 것이 싫었고 무엇보다 1년?간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제 생각을 얘기하니 다행히도 제 생각을 존중해 주셨고 다만 이번이 끝이라며,삼수는 절대로 안된다는 말을 하시고 저를 다시 기숙학원에 보내주셨습니다. 그 후 엄청난 스펙의 선생님들의 가르침으로 성적이 당연히 오를 줄만 알았지만 고3때 놀았던 벌을 받는 것인지 대성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처참한 점수를 받았고 저는 그때마다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반친구들은 모두 고3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수능한번 망한 친구들이라 저와는 급이 달랐고 그 격차는 제가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것만 같았습니다.공부를 열심히 하다가도 모의고사 성적에 좌절하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몰래 울고 계속 이런악순환만이 반복되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학원은 모의고사 성적으로 빌보드를 만들기 때문에 게시판에 붙어있는 빌보드를 볼 때마다 비참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그래도 평가원 시험이 아니라서 괜찮다는 희망아닌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분명히 작년1년간 공부했던것보다 6개월간 공부를 훨씬 많이 했는데,다른 친구들이 인정해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또 똑같이 언수외322가 나왔습니다.채점할 때의 그 좌절은...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네요.유독 쉬웠다던 그 시험을 그따위로 보게 되자저는 공부할 의욕을 잃었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슬럼프니,뭐니하는데 저는 성적이 올랐던 적조차 없었기 때문에 슬럼프라 하기에도 부끄럽더군요.심지어 6평성적이 나오자마자 학부모들을 학원으로 모시고 설명회를 열었는데 저는 저희 엄마,아빠얼굴을 보기가 너무 죄송했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담임선생님께서 같은 반 친구들 부모님을 모두 모시고 이번 평가원 성적으로 서성한까지 못가는 학생이 반에서 두명이 나왔다고 말하시는데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참 처절하고 창피하고 좌절하고..

당연히 제가 그 중 한명이었을테니까요.그렇게 부모님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부모님을 돌려보냈습니다.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된 화장실오열을 하고 반에 들어가 마음을 잡고 다시 공부만 했어요.이해되지않던 밥먹으면서 단어외우기도 하고,쉬는시간에도 짜투리 공부,어느 시간도 헛되이 쓰지 않고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심지어 친구관계도 거의 끊고 선생님들이 놀라실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그러나 이미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컸던 것인지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엔 모의고사에서 반꼴찌를 했습니다.웃음밖에 안나오더라구요.눈물은 이미 나오질않아요.모든 것을 놓고 재수를 포기할 마음을 먹었습니다.성신여대 포기한 것도 계속 후회했구요.그나마 현역때 공부를 안하고 성적이 안나왔을 때에는 공부를 안했으니까 그런거라는 안도?를 바보같이 했었는데 죽어라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돌아오는 건 반꼴찌라는 타이틀이니 그때부턴 제 스스로가 정말 미워졌습니다.스스로 에 실망하고 포기하면서 그렇게 이틀정도를 정신이 없이 보냈어요.그 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험많으신 학원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습니다.다행히 그 상담으로 약간의 희망을 얻을 수 있었고 그 후로는 점수가 아닌 단지 나중에 지금을 되새겨봤을때 후회만 남지 않도록 공부하자는 마음을 가졌습니다.그렇게 한두달을 보내니 9평날이 다가왔더라구요.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즈음 모의고사를 볼때마다 국어시간에 졸아서 국어를 폭망하고 있었습니다.아니나 다를까 9평인데도 국어시간에 졸고 말았고 저는 제 운명과도 같아져버린 등급인 언수외322를 또 받고 말았습니다.하지만 그때는 점수에 체념한 상태였기 때문에 채점을 하자마자 담담하게(사실은 담담한척이었지만) 오답을 했고 지금 생각해도 아무태클안걸어주신 담임쌤께 정말 감사하게도 연고성한중 수시원서를 미친척하고 써버렸습니다.9평 후에는 정말 다 포기하고 최저등급만이라도 맞추자는 생각으로 심야자습까지 해가면서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이때 친구들한테연민의눈길을 받았던것 같아요ㅎ이후 모의고사는 계속 변함없는 점수를 받았고 수능전날까지도 아무런 확신없이 그저 후회없는 공부만 하자는 생각으로 공부를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최악의 경우 성신여대를 갈 수도 있다는 각오로(혹시 성신여대분이 보신다면 죄송합니다)수능장에 들어갔습니다.시간에쫓기듯 국어를 풀고,수학은 한문제를 못풀고,영어는 멘붕에,사탐까지도 확신이 없더라구요.중간에 학원에서 싸준 점심을 먹는데,이유없는 눈물이 났습니다.이렇게 일년이 끝나는구나 싶어서.그런데 정말 사탐까지 시험을 치르니 다리 힘이 쫙빠지면서 친구를 붙잡고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눈물만 흘렸습니다.덕분에 제2외국어 시험감독님이 저를 엄청나게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주셨고ㅎㅎ 대망의 2014수능을 끝마쳤습니다.밖으로 나와 부모님을 보는 순간 눌러뒀던 눈물이 다시한번 터지기 시작했습니다.시험결과와 상관없이 '와,이제 진짜 끝이구나.'이 생각으로 차안에서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아무튼 부모님과 저녁을 먹고 학원에 들어오니 친구들이 채점을 하고 있더라구요.이미 면역이 충분히 된 채점타임이었고 전 엄마와 헤어질때 숙대가자!이러고 헤어졌기때문에(수시2차전형으로 숙대는 충분히 갈 수 있었습니다)아무렇지 않게 채점을 시작했습니다.그런데......!!제 인생에서는 결코 없을것만 같던 점수들이 전과목에서 나온거에요!!!!!!!!!!!바로담임선생님께달려가 주저앉아 울었습니다ㅋㅋ(전과목6개틀렸거든요)나에게도 이런날이 오다니...바로엄마한테 전화해서 점수를 말하니 엄마도 우시더라구요.정말 너무행복했습니다.국영수틀린개수가 많아 원하는과는 아니더라도 꿈만 같던 고연대ㅋ를 정시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생각해도 그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네요.결국 한양대,중앙대는 시험을 안 보러가는 상상도 못할 사태가 벌어졌고 고대수시최초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야밤에 감수성 터져서 한번 써봤는데 저처럼 아직 오르비를 떠돌고 있는 기숙친구가 있다면 저를 알아볼지도 모르겠네요.

혹시라도 공부법이 궁금하시다거나,기숙이 어딘지궁금하시다거나 하시는분은 질문주세요!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단지 저처럼 힘든 수험생활을 보내는 분이 안계셨으면 하는 생각에 쓰게됐습니다.제가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우리가 기숙2기이다보니 저처럼 계속 성적이 안나오다가도 성공한 선배가 있을지,공부하면서 말그대로 멘탈붕괴가 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하면 좋을지에 대해 조언을 구할 곳이 없다는 것이어서요.

아무나,언제나 댓글달아주시면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저와 같은 기숙학원에 갈 계획이 있는 분은 필요하시다면 멘토같은것?도 해드리고싶어요ㅎㅎ

★아무튼 모두 성공하세요★

노력하면안되는건없더라구요,세상에서가장솔직한게공부라고하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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