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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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수해 한대 다니는 남학생입니다.
고등학교는 외국에서 졸업했지만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생각으로 돌아왔구요.
학기가 달라 현역은 놓치고 재수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절 정말 인생을 제일 쓰레기같이 보냈네요.
평균 5등급으로 깐 성적표 받고, 수시 광탈하니까 그냥 정시는 지원도 포기했습니다.
부모님께는 너무 죄송스럽지만 정말 아무데도 못 붙어서, 삼수에는 기숙학원에 다니겠다고했습니다.
진짜 아는 것도 없고, 어떻게 공부할지 요령도 없는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개같이 열심히 살아봤습니다.
그 배경엔 죄책감, 무능감 등 별게 다 있었지만, 또한 꿈이란 것도 처음 꿔봤습니다.
내가 내 손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그로인해 보람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고요.
돈 때문이 아닌 그 순수한 가치에 매료됐습니다.
목표는 무작정 설의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주위에서 다른 재수생 동생들이 비웃었는데,
사실 전 신경도 안 썼고, 나중에는 결국 성적이 말해주더군요.
그렇게도 안 오르던 수학도 9월 모평부터는 1등급도 나오고 이대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분명 의대를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4학년도 수능 결국 가채점 결과는 21123. 그렇게 발목 잡던 수학보다 국탐 때문에
의대는 수시 논술 시험 치러갈 최저등급도 못 맞추고 안전지원했던 한양대 붙었습니다.
가족들도, 친척들도 축하해준 일년만에 믿을 수 없는 발전이었지만, 정말 별로 기쁘지 않더라구요.
배부른 소리라고 할 분도 있겠지만, 저는 속상해서 한달정도는 폐인처럼 지낸 것 같습니다.
후엔 합격자 정모나 새터도 다녀오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아프네요.
잊혀지지가 않아요.
이런게 꿈이란 걸까요? 의사라고 해봤자 돈과 명예가 절로 굴러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분명 고생이란 고생에, 십년의 시간에, 돈은 돈대로 엄청 쓰이겠죠.
그렇더라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가고싶어 죽겠습니다.
높은 이상과 의지를 가진 분들이 보기엔 어린애 떼쓰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꼭 의업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내일 모레면 개강이네요. 처음 다니는 대학교를, 가장 자유로운 1학년 시절을, 인간관계와
소중한 시간들을 쏟아야하는게 조금 입이 쓰지만, 꾿꾿히 가야죠.
제 신념을 믿기로 한 바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올해는 진심으로 바라는 결과 만들겠습니다.
지금까지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태껏 조용한 독자였다가 한 글 쓰고 갑니다.
마지막으로는 좋아하는 문장 하나 쓸게요. 제 처지와도 맞아 정말 힘이 되어준 말입니다.
You are never given a dream without also being given the power to make it true.
끝으로 별 일 없으면 수능 결과 나오고 돌아올거구요, 오르비 여러분들도 꿈을 이루는 한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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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현실에 순응해버린...ㅠ
가끔 아른거리지만
어쩌겠어요ㅎㅎ
열심히 삽시다! 화이팅!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제가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가는 명언인데.. 비슷한 고민을 저와 같이 하고 계셔서.. 공감가네요. 같이 힘내요..ㅋ 20대의 패기로 !
열심히 해서 꼭 갑시다!!
처음으로 댓글 다네요 :) 저도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와 의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1년 낮춰서 학교를 들어가 나이는 20이지만 고3 이죠 ㅎㅎ 사람들이 다 왜 돌아왔냐고 했지만 열심히 해 보려구요 ㅎ 수학이 잘 안되는데 그래도 글쓰신 분은 극복하셨나봐요:) 힘내요 !:)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