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학은 언어적 비평이다.(논란의 30번 풀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5278892
안녕하세요.
23번 1초컷 풀이로 칼럼의 포문을 열었던 엑토덤입니다.
오늘은 소위 할매턴우즈로 알려진 ebsi 언매 오답률 TOP2로 랭크된 논란의 30번을 풀이하고자 합니다.
그전에 먼저 저번 칼럼에서 설명드린 수능 문학 대원칙을 상기해봅시다.
제1항 평가원 문학은 정서적 감상이 아니다.
제2항 평가원 문학은 언어적 비평이다.
제3항 평가원 문학은 보기로서 비평의 방향성을 설정해준다.
이번 현대소설 파트에서는 구보씨의 일일 작가로 잘 알려진 박태원의 골목 안이 출제됐습니다.
사실 구보씨의 일일을 쓰는 박태원 작가의 작품 특성상 의식의 흐름대로 전개되기에
수험생이 이 작품을 보고 한 번에 흐름을 캐치하기엔 어려움이 존재했을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소위 할매턴우즈로 불리는 촌극을 빚는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30번 풀이와 더불어 수험생이 이 문항을 통해
문학에서 가져야 할 중요한 태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과연 맞는지는 선지로 증명해보겠습니다.
1번 선지입니다. 풀이를 위해 집주름 영감이 딸을 탓하는 파트로 넘어가봅시다.
집주름 영감이 딸을 탓하는 파트입니다.
위는 갑순이 할머니(집주름 영감의 아내)가 딸을 나무란 파트입니다.
언어적으로 집주름 영감은
아이가 분별이 있을텐데 상것허구 욕지거리를 했다며 아이보단 딸을 탓했습니다.
갑순이 할머니도
자기 딸의 역성을 듣지 않고 딸 잘못이라며 딸을 탓하죠.
근원적으로 집주름 영감이나 갑순이 할머니나 딸을 탓하니까 옳은 선지니까 정답입니다.
2번 선지는 집주름 영감이 갑순이 할머니와 딸의 갈등이 안드러나도록 했고,
양서방이 이들의 갈등을 완화했다고 하는데,
집주름 영감과 갑순이 할머니의 말은 이미 다 밖에 들린다고 서술자가 말하는데,
안드러나지 않게 막은거라 볼 순 없습니다.
그러므로 2번 선지는 정답이 아닙니다.
3번 선지는 양 서방이 뒷간을 못 빠져나오게 된 이유와 아내(갑득이 어미)에게 밝힌 사건의 경위가 무관하다고 합니다.
언어적으로 이 파트를 파악해보면 양 서방은 소리를 지르면 수상한 인물로 느껴질까봐
소리는 안질렀습니다.
이곳에선 양 서방은 자기가 미처 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아내에게 밝히고 있습니다.
즉 이를 종합해보면,
양 서방이 소리 안쳐서 뒷간 못나온거랑 아내한테 미처 소리를 내지 않아서 못 나왔다고 말하는거니까
무관한건 아니므로 3번은 틀린 선지입니다.
대망의 4번 선지는 매력적 오답입니다.
선지에선 양 서방이 이웃들 반응을 듣고도 아내에게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곳은 수능 문학 대원칙 제1항과 제2항이 적용됨을 동시에 확인 가능한 중요한 파트입니다.
이웃 사람들이 구경 나온 후 양 서방은 겸언쩍게 아내에게 말을 했습니다.
무덤덤하다는 사전적으로 감정의 동요나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언어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근데 겸연쩍다는 쑥스럽거나 미안하여 부끄럽다라는 감정의 동요를 함의하는 언어입니다.
그러므로 무덤덤한 태도를 아내에게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4번 선지는 정답이 아닙니다.
아마 제 추측상 이 작품을 거시적이고 정서적인 흐름만 파악하고
세부적인 요소를 언어적으로 판단하지 않아서,
즉 느낌적인 느낌으로 읽다가
양 서방이 뭐라 크게 화낸 말도 없고 오히려 갑순이 할머니랑 아내끼리만 감정적 갈등 있는거 같네?
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매력적 오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ebsi 언매 기준 오답 선지중에선 가장 높은 선택률을 보이는게 4번 선지입니다.
3번
5번 선지는 일단 선지부터에서 거를 수 있는게,
양 서방 자신의 상황은 뒷간에 갇힌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걸 갑순이 할머니에게 알리지 못한 것은 앞서 3번 선지 풀이에 따르면 소리 지르다가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을까봐 그랬습니다.
그런데 누가 뒷간 문을 잡갔는지(양 서방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의문이 풀려서 화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엄 사실 선지 스스로 말을 이상하게 하고있죠.
5번 역시 오답 선지입니다.
사실 30번이 오답률 약 70%를 보이는 기염을 토해낸 이유가 제 추측상
많은 수험생과 많은 사교육 컨텐츠가 아직까지도 수능 문학에서 언어적 비평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능 문학을 기점으로 수능 문학을 앞으로 더더욱 언어적 비평을 강조해서
단순히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단순히 화자의 정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풀리진 않을거라 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독서는 논리
문학은 비평
입니다.
다음 칼럼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공부 ㅇㅈ 14
-
코코낸내
-
6모질문 2
세지 시작한지 2주밖에 안돼서 반절밖에 못했는데 이번거 그냥 시험지아껴놨다가 진도...
-
제 ㅇㅈ본 사람들만 15
제 평소행실이랑 ㅇㅈ이랑 괴리감이 있나요 전에 그런 댓글이 있어서
-
시험 직전에 맥주 한캔 먹으면 집중 잘됨 ㅇㅇ
-
외로워서 동질감이라도 느껴보고싶어요
-
궁금하면 500덕
-
백분위 언매 100 미적 100 영어1등급 지1 99 생2 100 난 꿈을 꿨다...
-
솔직히 난 시험전에 긴장 이런게 없음 왜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체념 이런...
-
흡연구역처럼 3
쓰레기통 커뮤를 따로 만들고 못나오게 하는게 맞다니까 간접흡연이 국민의 건강권을...
-
여붕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흐흐
-
여붕이 질문받는다 16
둘다 구라고 보아나 보고 가라
-
탐구 미치겠네 1
반수생인데 물리는 픽스고 나머지 화학할지 지구할지 아짇도 못정함..
-
국어 언매 다 맞추고 가나형 버리고 나머지 여유롭게 풀고 2 수학 1~11,...
-
이해원 교재특 6
이쁨
-
수1 상모쌤 올인원 다 들었습니다 드리블로 갈아탈지 리본 들을 지 고민입니다......
-
오늘 공부할거 0
탐구 언매 개념총정리 4공s 벅벅하기 코낸내하기
-
아! 한국에서는 안되는구나
-
04년생 있나..? 27
다들 안녕~
-
쓰고싶은글이있다 4
들려주고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만큼 진지한글이고 잘정제해야하니 틈날때마다 써봐야지
-
덕코를 드릴게요..... 산화당하는지 안 하는지 보고.....
-
4덮까진 남녀 섞어서보다가 5덮부턴 자리 나눠서 보더라
-
시험볼때는 안떨렸는데 이번 6 9 수능은 어캐될지 모르겠음...
-
얼마나 많았는지 아직도 한트럭이 살아있네
-
넬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드릴 것ㅋㅋㅋㅋ 후우우....그때까지 살아있을까?
-
ㅇㅈ기념 모솔 질받 22
아무거나 해주세요
-
기출분석할때 제가 하는 방식이 맞는건지 궁금합니다 ㅠㅠ 1. 제한시간 설정하고...
-
충은 맞는득
-
아니…..
-
질문받는다 19
지금 하루에 3번 정도 올리는 글임
-
말은 입에도 담아본 적도 없고 글로 써본 적도 없는데 기분이 뭐랄까 상쾌하면서...
-
6모 마음가짐 3
잘봤다-이대로 쭉 가자 못봤다-피드백 하고 공부 수정해서 쭉 가자 아직 160일 남았어
-
진심으로 몸 안좋아짐 머리 아프네 타이레놀 먹으면 나아질려나 어디있더라
-
누가 내 책 뽀려갈까봐 걱정이네
-
걍 여론 안좋은사람이 산화당함 님들은 발뻗잠 ㄱ
-
2월 후반부터 재수 시작해서 하루 평균 10시간씩은 꼭 해왔는데(일요일은 쉼..ㅜ)...
-
나처럼 가식이 아닌 그냥 천성이 착한...
-
모교에서 6평보시는분들 10
점심 머 사갈거임 전 걍 뻥이랑 주스 먹게요
-
점점 팔로워가 주는데 12
ㅠㅠ제가 그엏게 실으신가요
-
아비오슈인지가슈인지뭔지 12
뭔짓을했길래...
-
아 오지요. 100%올 수 밖에 없지요 근데 그런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것 같아요
-
라유 투자 은행 10
1, 10만덕 저축 연이율 3% 2, 투자한 덕코의 1.5% 만큼 라유가 복권 1등...
-
-
발뻗고 잠자세요.
-
눈 감고 봐도 산화당할만한 사람 아무도 안보이는데
-
인증메타였어요?? 28
쓰읍 다 다시 한다 실시
-
그 따뜻함으로 너네를 불태워주리
-
정말 재밌는 문제를 찾아서 정답률 한번만 보고싶은데... 궁금해 미치겠어서 검색해도 안뜨네요
-
내 덕코..
-
1월부터 6월까지 영어공부 한번도 안한사람..나 더프 친거빆에 없노
진짜 정확한 분석이십니다...다음 칼럼도 기대됩니다 앞으로 칼럼 많이 써주십쇼!
칭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선생님 GOAT신듯... 혹시 나중에 34번도 다뤄주실 수 있을까요?
확인했습니다! 칭찬은 저를 춤추게 합니다 ㅎㅎ
갑순이 할머니가 집주름 영감의 아내인것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요…? 사실 이것만 알면 4번 보지도 않고 1번 할텐데 호칭이 갑자기 달라지면 누가 누군지 파악이 쉽지않네요 ㅠㅠ
영감(令監, 문화어: 령감)은 노인 남성에 대한 한국어 높임말이다.
라는 사전적 의미를 통해
집주인 영감과 갑순이 할머니가 부부 관계인걸
유추할 수 있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