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디스골드 [361385] · MS 2010 · 쪽지

2015-08-09 00:38:46
조회수 5,536

의사라는 직업의 전망을 생각해 봄에 있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359984

오랜만에 오르비를 와 보니 의사의 전망에 대해 게시판이 뜨겁네요.

뭐 언제나 의사라는 직업이 전망이 좋냐 나쁘냐는 논쟁의 소재가 됐습니다만 요즘들어 더 핫해진

감이 있네요. 아무튼 이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사라는 직업을 조금은 더 넓게 봤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남자기준으로 현재 의대를 입학하는 신입생은 최소 14년의 미래를 생각하고 가야 합니다.

그럼 그 때의 의사는 어떤 모습일까요. 사실 정확한 것은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산업 트렌드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의사'라는 직업은 몰라도 '의학'이 중심이

되는 시대는 오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법 역시 현재 '삼성'이라는 곳에 힘입어 새로운 법안이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입법과 관련된 분에게 흘리 듯 들은 바입니다.)

아마 원격의료와 관련된 것일텐데, 애플의 경우는 미국의 사보험제도와 원격의료시장허용에

힘입어 '헬스케어디바이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압니다. 일단 그 툴은 스마트기기로

시작할 것인데, 훗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일반화를 통해 보다 삶에 가깝게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병원, 그리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로직스를 갖춘

삼성이 그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겠죠. 소위 '삼성공화국'에서 '삼성'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 쪽 분야의 법은 개정되는 것이 불가피 해 보입니다.


현재 국내의료법상 영리법인설립은 불법이며 원격의료 또한 허가돼있지 않습니다.

보험 또한 사보험이 아닌 공공의료보험으로 돼 있어 미국과 그 성격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현재의 법의 문제이지 미래에 그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라는 직업의

미래를 생각할 때 변화를 생각하듯이 법 또한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이 쪽은 저의 막연한

추측이라기 보단 입법과 관련된 곳에 종사 중인 분과의 대화와 미국의료산업의 현주소를 통해

생각해 본 것입니다. 현재 일부 미국 의료서비스개발사에서는 전문의를 고용하고

있는데, 그 조건이 현재 개업에서의 수익의 3배라고 합니다. 물론 계약직일테고 서비스개발이

끝나면 다시 의사로 돌아가야하는 것이겠지만 앞으로 '헬스캐어'를 통한 의료서비스가 상업화

되어 새로운 산업을 형성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그 기회는 일단 의사가 최우선적으로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분야에 대해 조금 더 얘기를 하자면 앞으로 의학은 첫번째로 기존의 치료중심의학과

두번째로 마이너학과의 붐을 이끈 '미용의학(Cosmetice medicine)' 그리고 세번째로 건강하게

장수하고자 하는 모든 인간의 욕구충족을 위한 '헬스캐어'로 나눠질 것이라고 봅니다.

세번째 '헬스캐어'는 아직 미개척 분야입니다. 일부 미용클리닉 등에서 이뤄지고 있긴 합니다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지 못하고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서비스 비용이 고가이며 그 다양성

또한 현격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다양성문제는 해결될 것이며

서비스 비용 역시 의약품가격의 하락으로 인해(일반 generic과 Biosimilar 등의 복제약의 개발로

인해 현재 고가의 의약품들의 가격은 절반수준으로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을만큼의 가격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구글과 애플 등이

디바이스를 통한 서비스 제공에 뛰어들었으며 삼성 역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함으로써

'신삼성물산'의 제 1 사업으로 바이오를 꼽고 있습니다. 이 쪽 분야는 IT와 더불어 혁신적인

신수종사업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 분야의 전문지식의 제공자로서 의학을 전공한 자가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2020년에 한국의료시장규모만 무려 150조원이고 중국 의료시장의 규모는 무려 1400조원이 이른

다고 합니다. 현재는 의료시장이 개방되어있지 않지만 USMLE라는 시험을 통해 미국진출이

가능하며 서울대의대의 경우 UAE왕실병원을 위탁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03/2015030300824.html

또한 일전에 박근혜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앞으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해외로 진출하게 되는 경우는

더 늘어날 것이라 판단되며 UAE처럼 한국의사면허를 인정해주는 국가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더 이상 의사활동을 할 이유는 없어지는 것이겠죠.

다들 아시다피시 한국의사들의 가성비는 세계최고수준입니다. 따라서 언어적문제만 해결된다면

새로 형성될 의료 및 헬스캐어 시장에서 한국의사들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기회의 불평등은 존재할 것입니다. 모든 의사들이 그러한 좋은 기회를 누리진

못하지 않을까 싶네요. 언어적 문제라든가 인맥네트워킹 등등에 따라 그 기회의 부여정도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답답한 미래로 전망되는 '의사'는

14년 뒤에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미시적으로 그것의 가능성을 본다면

어떤 분야도 '블루오션'을 찾을 순 없습니다. 왜냐면 어떤 분야든 그 시작에서의 장애물은 발견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거시적으로 바라본다면 의사가 아닌 '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매우 분명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의학을 전공하면 의사'가 아닌 '의학을 전공한 사람들 중

일부가 의사'인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그 때가 되더라도 GP는 따고 나올 것이기에

'의대졸업=의사'라는 것이 거의 유효하겠지만 전공의로의 진출보다는 GP에서 바로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케이스가 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인기과 역시 현재의 피안성 이외에

헬스캐어산업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가정의학, 신경정신과, 통증의학과 등등이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와 더불어 떠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가정의학의 경우 스마트디바이스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등의 일반화를 통해 보다 일반인들에게 의학을 개방도록

도와주는 'communicator'로서의 의사를 배출하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조금 더 확장시킨다면 앞으로 '의학을 전공한 xx'가 새로운 시대에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 이유는 현재 그 어떤 학문보다도 의학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의학을

전공하고 다른 분야(인문,예술,사회,공학)로의 진출은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역은 어렵죠. 그렇다보니 훗날 시장이 개방되거나 의료산업에 맞는 영리법인의 설립이 허가되

더라도 'Head'의 자리에는 '의학을 전공한 xx복수전공자' 가 그 자리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물론 삼성처럼 병원을 끼고 있는 대기업이 진출한다면 삼성병원출신이냐도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된다면 의학을 전공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메리트가 되는 것은,

정말 그런 시대가 도래한다면 당연한 일이 될 것이라는 거죠. 이런 분야로의 얘기를 더 하자면

할 말이 많습니다만 수험생사이트고 하니 이 정도 쯤에서 대충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렇기에 의대를 진학하는 것을 현재의 '의사'만을 생각하고 판단한다면 결코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없으며 좋은 선택 또한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또한 미래의 의사가 '블루오션'의 직종

으로 거듭난다고 할지라도 1세대 의사들처럼 '의사'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호의호식하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허나 의사 라이센스만으로는 보장되는 것은 줄어들 것이지만

그 라이센스에 몇가지를 덧붙인다면 다시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100세시대, 게다가 앞으로 건강하게 90살 정도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전문직 라이센스를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마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2,제3의 직업을 구하게 될 것이며 그 자리 또한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이 부분은 지난 주에 방영된 'kbs 명견만리'라는 프로를

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확실한 직업을 죽을 때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리고 그

직업에서 새로운 산업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것은 현재 의사 외의 그 어떤 직업에서도 생각해

보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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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의관 · 516159 · 15/08/09 01:09 · MS 2014

    정말 공감합니다.

    어떤분야에서 계신지 궁금하네요.

    이 글에 대한 진심어린 반박도 기다립니다

  • 센타박 · 333056 · 15/08/09 01:20 · MS 20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Shobu · 503437 · 15/08/09 01:22 · MS 2014

    원격의료가 활성화될 가능성 희박하지 않나요?? 집에 디바이스 하나씩은 갖춰나야될텐데 그럴 바에 근처 병원 가는게 나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1:34 · MS 2010

    가능성을 논하는 수준이 아니라 때가 되면 그렇게 되는 것이 기정 사실입니다. 이미 글로벌 IT기업은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왜 그렇게 삼성이 원격의료에 목을 맬까요? 메르스가 터졌을 때 임시로 정부가 삼성병원의 원격의료를 허용해주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원격의료가 가능해져야 중국과 중동 및 동남아로의 헬스캐어산업의 진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단지 국내환자를 편리하게 받고자 하는 것이 최우선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지요. 치료목적의 디바이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 '헬스캐어'용 디바이스입니다. 그렇기에 복잡할 필요가 없죠. 게다가 3d프린터의 상용화와 사물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기기사용의 제약은 훨씬 줄어들겁니다. 그게 그리 먼 미래가 아니라는 사실이 소름이 돋을 뿐이지요. 우리나라는 원격의료가 허용되어있지 않습니다만, 미국은 상당수 주가 허용이 돼 있는 상황이고 그렇다보니 현재 헬스캐어디바이스 및 서비스 개발 정도가 구글과 애플에 비해 삼성이 뒤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격의료'라는 것이 꼭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기계가 집에 들어가게 되는 것에 국한하여 생각하지는 마세요..^^;

  • Shobu · 503437 · 15/08/09 02:20 · MS 2014

    원격의료가 활성화되면 의사의 지위는 어떻게 될거라 보시나요? 치과의사나 한의사는 어떤 방식으로 변할까 궁금하네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11:55 · MS 2010

    그건 현재 수준에서 명확히 답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의사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며 그렇다고 모든 의사가 수혜를 입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즉,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라는 직업이 그 사람의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시대는 아닐 것이라는 말입니다. 다른 직종처럼 의사 역시 빈익빈부익부가 커질 것이며 그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지금보다 더 못한 의사가 될 수도 있겠죠. 라이센스 하나만을 믿는다면 위험할 것이고 라이센스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더 갖춘다면 더 좋은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Laminar · 533974 · 15/08/09 01:27 · MS 2014

    분석 잘 하셨네요. 저는 공학자로서 그 세번째인 헬스케어 분야를 융합하는 쪽에 길을 찾고 있고, 관련하여 의사 몇몇 분과 얘기를 나눠본 적도 있는데,
    이게 과연 일반인에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전파가 될까, 병원 경영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기도하고 모호했는데, GP출신 전문가들이 키를 잡게 될 것 같네요.

    미용쪽은 이미 공학과의 융합으로 확실한 길을 찾은 것 같아요.

    오랜만에 머리가 확 깨는 좋은 글 읽었습니다.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1:40 · MS 2010

    감사합니다. 아마 laminar님이 생각하듯이 결국 이 분야는 의사가 일단 key를 쥐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더불어 공학자와 다지이너 및 경영인 등등이 어우러져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까지 의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 통념을 깨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의학전공자들의 역할이 대두되는 시점이 오리라고 봅니다. 이미 수많은 종편에 가정의학과출신들이 대중과 소통을 하고 있더군요ㅎㅎ

  • 하늬학 · 564290 · 15/08/09 01:57

    oo대학oo학과졸업이 인생을 보장해주는 시대는 갔고 의대도 자신이 선택한 분야로 깊게 파고들어야 겠군요 한의학은ㅇㅓ떻게 보시는지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2:05 · MS 2010

    자신의 선택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자신의 분야를 다른 분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즉, 의사라는 specialist에게 generalistic한 능력을 요구하게 된다는거죠. 그리고 되려 어느 의대를 졸업하고 어느 병원에서 수련했는지가 기회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되기에 현재보다 출신이라는 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도 봅니다. (그것과 더불어 언어능력도요.) 단적으로 아랍왕실병원주치의로 가려면 현재 서울의대출신의 의사여야 가능한 것처럼 말입니다.

    한의학은 저도 잘 모르지만 요즘 경희대한의대에 있는 한방정신과가 유망하다고 하네요. 일반정신과랑은 다르게 비보험인 것이 많아 환자를 하루에 많이 받지 않아도 수입이 짭잘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러다보니 의사가 환자랑 더 많은 대화가 가능하여 되려 정신과치료의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나기도 한답니다.ㅎㅎ

  • 하늬학 · 564290 · 15/08/09 02:06

    이젠 의대도 의사면허만을 위한 의대진학보다는 학벌이 더 중요해질수 있다는거군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2:10 · MS 2010

    개인적으로는 '의사'를 위한 의대진학보다는 의학을 전공하기 위한 의대진학의 비율이 점점 커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의대도 타과랑 마찬가지로 학벌이 가지는 메리트가 두각될 수 밖에 없겠죠. 학벌이 가지는 의미는 학벌 그 자체보다는, 출신자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는 것에 있으니깐요. 규모상 해외진출이 가능한 병원(소위 빅5)이 가지는 메리트는 그렇지 못한 병원에 비해 현재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네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2:13 · MS 2010

    물론 학벌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언어적소통능력이 중요시 될 것이기는 합니다. 다만 내가 몸담고 있는 병원이 시장진출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나에게도 그러한 기회는 오기 어렵다는 말이었습니다.

  • 이솔렛♡ · 408254 · 15/08/09 02:33 · MS 2012

    의과대학 학생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제도, 정책들이 메디컬 산업이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부족한 점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행정학, 보건정책학 복수 전공이나 예방의학쪽도 생각해보려는데, 이쪽분야 전망에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9:21 · MS 2010

    당장은 그 쪽 산업의 미래가 가시적인 것은 아니기에 살짝 시대를 앞서가는 면이 있습니다. 현재의 전문의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인 방향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솔렛님이 의료인으로서 활동할 시기면 충분히 그에 대한 세상의 니즈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관심을 갖고 새로운 것을 익혀야만 새로운 시대에 떠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솔렛님의 생각은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현 의대생들은 미래에 의사라이센스 하나만으로는 남들과의 일자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외국어든 타분야의 전공수준의 지식이든 갖출 수 있다면 좋은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의사라는 것을 배이스로 깔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관심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있어 qol을 언급할 것도 없겠지요.

  • 이솔렛♡ · 408254 · 15/08/09 14:50 · MS 2012

    그렇군요.. 문과 기질이 많아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디스골드님의 글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답변 감사해요~

  • 1019082 · 289812 · 15/08/09 04:07 · MS 2009

    생명공학이나 헬스케어 분야 산업의 팽창이 의사들의 진로 선택에 옵션을 넓혀주리라는 말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들 산업에서 과연 의사 혹은 의학의 역할의 경우 상대적 비중이 커질까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헬스케어분야나 생명공학 분야의 전문성이나 한 분야에 대한 다양한 프랙티스 경험이 없이 라이센스만 가지고 있는 GP들에 대해서라면 의사 아닌 다른 방면으로 전업하더라도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앞으로 '의학을 전공한 xx'가 새로운 시대에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 이유는 현재 그 어떤 학문보다도 의학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의학을 전공하고 다른 분야(인문,예술,사회,공학)로의 진출은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역은 어렵죠. 그렇다보니 훗날 시장이 개방되거나 의료산업에 맞는 영리법인의 설립이 허가되 더라도 'Head'의 자리에는 '의학을 전공한 xx복수전공자' 가 그 자리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라고 하셨는데, 의사 출신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대에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신 부분은 여전히 동의합니다만, 그것은 의사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생명공학이나 헬스케어 분야 산업 자체의 팽창으로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그 분야들에서 의사들에 대한 상대적 수요가 과연 팽창할지, 특히 GP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특히 "'Head'의 자리에는 '의학을 전공한 xx복수전공자' 가 그 자리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다른 분야의 프로페션에서 아직 부딪쳐보지 않고 쉽게 생각하신 것 아닌가 합니다. 어느 산업이든, 직접 아이디어 내고 핵심 개발자 역할을 하지 않는 이들이 대표로 고용이 되는경우, 얼굴마담 이상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는 라이센스를 가진 MD들의 배타적 권리는 환자에게 직접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이지 생명공학이나 헬스케어인더스트리에 대한 신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절대우위가(비교우위는 말할 것도 없구요) 없다는 점입니다. (그 와중에 전문성이 없는 GP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있을지 의문이구요)

    먼저 의사들의 다른 산업 분야 전업-협업과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보다 전통적 산업인 시술관련 생체재료 혹은 치료목적 의료기기 관련 산업의 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1949년에 설립되어 이제는 120여국에 자회사 및 지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인 Medtronic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순환기, 신경계 관련 첨단 생체재료 및 의료기기를 생산,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현재 세계 각지에 지사, 연구 개발 및 교육 시설, 제조회사 등을 설치하고,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생명과 건강 증진에 공헌하기를 표방하는 대표적 글로벌 생체재료/의료기기 전문 기업입니다. 한국 자회사의 경우 1987년에 설립이 되었고, 뉴욕 증시 상장기업으로 전세계적으로 연 매출 150억달러 규모의 스텐트 디바이스 마켓의 99%를 이루는 top 4 중 하나입니다.

    최근 심장병 관련 치료중 가장 대표적 시술인 코로너리 스텐트 시술을 위한 스텐트 디바이스 시장과 관련하여 자료를 분석할 일이 있어 한국에 있는 친척과 지인들 중 관련전공분야인 심장내과 전문의들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을 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분(A)은 국내 수련후 미국 탑 임상병원에 펠로우를 다녀와 국내 메이져 의과대학병원 중 한 곳의 심장내과과장까지 지낸 현직 의대 교수로서 이제 60이 막 넘으셨고, 한 명(B)은 몇 년 전에 다른 메이져 의과대학 심장내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로 군의관을 거쳐 막 fellow 2년차를 마친 동생입니다. A는 전에는 스텐트 시술 이전에 카테타에 풍선을 달아 넣던 시기에 훈련을 받고 계속 그 방법으로 시술을 했기 때문에 본인은 스텐트 시술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B는 스텐트 시술은 이제 매우 보편화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기술이라 나름 아무나 안시키는 것이라 본인도 여태 아직 시술을 참관만 해서 이제 곧 배워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A와 B 경우 모두, 내가 기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기는 미흡하여 대신 소개를 받아 컨택한, 국내에서 스텐트 시술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는 대학병원 심장내과 조교수을 통해서야 비로소 기대했던 수준의 양질의 임상적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장 사이즈는 엄청나게 큰데, 국내 내노라 하는 대학 병원의 시니어 교수나 전문의 펠로 마져도 아직 시술 경험이 없을만큼 극소수 전문가에 그 전문성이 집중되는 상황에, 하물며 여러 과목의 족보만 겨우 외워 면허를 취득하고 그마저도 상당수 잊어버린 GP들이 이런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외에 의사들이 잘 모르는 부분까지 포함해 실질적 조언을 얻은것은 5년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모 대학 생명공학과 교수인 미국인 친구에게 스텐트 디바이스의 공학적 부분 의료적 시술의 기술적 부분 및 시장 상황과 전망 등에 대해 들은 것이었습니다. 시술관련 의료기기 및 재료 산업은 의료시술에 대한 임상지식과 경험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직접 진출이 가장 쉬운 산업인데도 기술변화와 혁신의 속도가 빠른경우 막상 "회사내"의 의사의 역할이 크지 않습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내에 의료서비스를 직접제공하는 라이센스를 가진 인력이 여러명이 필요하지는 않구요, 이보다는 오히려 외부에 케이스의 질과 양이 모두 많은 탑클라스 대학병원에 소속된 교수들 - 주로 가장 활발한 임상경험을 쌓고 있는 극소수의 젊은 전문가들 - 과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현재 이 기업의 대표이사 비롯 경영진에 의사가 있지 않습니니다. 오히려 이 기업의 채용공고 사이트를 둘러보시면 (http://jobs.medtronic.com) 대개 개발자 및 전문직으로는 엔지니어는 상당수 오픈 포지션이 있지만 의사는 대상이 아닙니다.

    요는, 스텐트 디바이스 산업은 이미 establish된 대표적 생명공학 산업이며 분야 특성상 헬스케어 산업보다도 관련 전문분야 임상의사의 역할과 조언이 더 중요한 분야입니다만, 이 산업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이해로 기하급수적으로 규모가 팽창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확장이 그 기업 내의 의사나 의학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들의 비중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비중은 줄곧 "감소"해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의사 혹은 의학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보다는 공학도와 공학적 기술의 상대적 비중이 줄곧 커져왔다는 말입니다.

    그럼, 생명공학에 기반을 둔 의료기 산업 이외에 말씀하신 헬스케어 산업은 어떨까요? 헬스케어 관련 전문의들이 지금보다 더 각광을 받고 소득이 높아지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기업화된 헬스케어 산업에서 의사들의 비중이 높아지리라는 예측에는 논리에 big jump가 있습니다. 즉, 애플의 헬스케어 관련 앱과 서비스라든지 삼성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헬스케어 관련 분야에서 의사의 역할이 커지기 보다는 이들 서비스가 의사의 역할을 대체하여 의사의 상대적 비중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은 헬스케어 산업분야라 하더라도 의사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떠받들거나 하는 곳이 아닙니다. MIT 공학박사나 하바드 의대 및 존스홉킨스 전공의 출신 임상전문가라 하더라도 철저하게 회사에 이용가치가 있는만큼만 영입을 하며 회사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 한해서만 보수를 지급합니다. 일부 단기적으로 과다 채용되거나 보수가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다면 일부의 해고나 연봉삭감은 시간문제입니다. 의사를 채용하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 위해 일부 극소수의 의사만을 채용하여 꼭 의사들이 해야만 하는 일들을 담당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다시피 헬스케어에는 의학에만 포함되는 분야가 아닙니다. 의사가 배타적 라이센스를 가지는 분야나 의대 교육과정 및 수련과정은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물론 헬스케어와 관련된 지식을 의사들도 배우고 의대교수들이 연구도 하지만, 학문적 관점에서 보면 헬스케어관련 학문은 의학 말고도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중 임상의학의 상대적 비중은 감소하고 오히려 좀 더 소프트하고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분야 - 예컨대 의학의 분과가 아닌 영양학이나 운동역학 등이 예가 될 수가 있겠지요 -의 비중이 점차로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애플과 삼성이 의사 혹은 최소 의대 출신을 새로운 프로젝트를 사장으로 임명하여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까요? 아니라고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케팅을 위해 어떤 기업 이사회에서 단기적으로 이런 프로젝트는 사장으로 의사 출신을 뽑아야겠다고 결정한다든지 헬스케어 시장의 소비자들이 어떤 기업의 사장이 잘생긴 엘리트 의사라고 해서 그 기업에 더 선호를 보인다던지 등에 대한 가능성까지 닫아두고 싶지 않습니다만 장기적으로 대다수의 관련 기업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innovation과 market creation을 통한 industry expansion이 있었던 경우, 전통적인 라이센스의 가치는 늘 떨어져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만약 주체와 객체를 뒤집어 헬스케어 관련 산업의 부상과 더불어 의학 내에 헬스케어 관련 분야의 비중이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면 그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8:58 · MS 20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헬스케어 산업이 활성화가 된다면 생명관련분야 종사자라면 누구나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생명공학자나 식품영양학자, 그리고 의사와 약사의 역할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어떤 디바이스를 만들거나 어플을 만드는 데 있어선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쪽과 생명공학쪽이 연계된 곳의 역할이 클 것입니다. 그건 의사가 할 수있는 역할이 아니죠. 하지만 그것이 특별히 '헬스캐어'라는 부분의 법이 따로 입법되지 않는다면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계에서는 임상시험을 해야할 것입니다. 일단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의사의 역할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현재도 뇌과학연구나 사람에 대한 연구는 의과대학연구실과 연계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1019082님꼐서 두가지 사례를 들어주셨는데, 그 사례 자체는 현재 의사 대부분의 해당되는 것일 겁니다. 왜냐면 현재 의사들은 스텐트 시술을 하는 방법을 배울 뿐이지 그것의 디바이스나 개발은 전적으로 의사의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사례에서 두 의사분이 모두 스텐트 시술에 사용되는 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은 현 의사의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아마 스텐트기술 뿐만이 아니라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부분의 의료용 기기사용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을겁니다. 하지만 스텐트기술이 처음 개발된 것은 심장내과의 니즈에 의한 것입니다. 즉 그 기술의 개발과정에는 의사의 관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요. 아직까지는 의료기기개발산업이 치료용에 국한되어 있고, 의학과에서 배우는 내용도 임상치료위주다 보니 정작 이용하는 디바이스에 대한 공부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무지한 것이 현실입니다.(이건 마치 의사들은 어떤 질병에 어떤 약을 사용할 것을 배울 뿐 그 약의 기전은 오히려 약사들이 정확히 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헬스케어'라는 산업이 새로운 가치를 낳는 것이 분명해진다면 의사가 점할 수 있는 분야는 기타 생명공학도 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미국에서도 유전자검사 기기의 헬스케어목적으로의 판매를 허용했다가 작년에 금지시켰습니다. 아직 법적으로 의료용인지 헬스케어용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임상시험에서의 안정성검사를 요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질 것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즉 보다 사람의 건강과 깊게 연계되는 부분일수록 의사의 포지션은 분명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 개발의 치프는 의사보다는 의료공학전공자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의료공학이라는 것 역시 의학을 전공한 자들이 새로 배우게 된다면 보다 많은 분야로의 응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즉, 의학을 하나의 학문적 도구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의사들을 헬스케어서비스 개발에 적극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의학적 안정성에 관한 자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결국 모든 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닌 겁니다. 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의학을 헬스케어서비스의 개발자의 니즈에 맞춰 적용가능할 수 있어야 새로운 산업에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앞으로 대중 속으로의 상용화를 위해서라면 의사 뿐만이 아니라 생체의공학자와 전자공학, 디자이너, 경영인 모두의 소통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그 다양한 분야의 언어를 중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의학을 전공한자가 수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것을 모든 의사가 큰 노력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사 중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사람이 다른 분야의 사람보다 보다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거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나 반대로 그로 인해 부각될 의사들도 있게 된다고 봅니다. 헬스케어라는 것이 완전히 의학과 구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실 의학적 지식보다는 생활과학적 지식이 훨씬 유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헬스케어 기기가 원격의료시대와 만났을 때 펼쳐질 매우 작고 기초적인 부분일 겁니다. 헬스케어는 결국 '치료목적의 의학'에서 파생된 것이기에 본질적으로 엄밀한 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게 될 것 입니다. 단지 생명공학 및 생명과학, 그리고 생활과학과에서 다루는 수준으로는 수요자의 니즈를 맞추기는 어렵다는 말이죠. 의사가 아직까지 이 쪽 분야로 무지한 것은, 국내에서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큽니다. 미국만 하더라도(비록 주 마다 다르긴 하지만) 의사들의 의료산업으로의 참여도는 꽤 큰 편입니다. 많은 의료기기개발 회사들이 '크라우딩 펀딩'식으로 개발비용을 모으며 그 비용지불에 가장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직종이 의사라고 합니다. 단지 우리나라 의사들이 법적인 규제로 인해 시야가 좁아져 있는 것이지 유럽과 미국에서는 의학을 이용한 의사들의 새 분야로의 진출이 결코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거죠. 이런 상황이라면 의사의 역할은 줄어들지언정 의학을 배운 전공자의 역할은 커질 수 있게 됩니다. 즉, 의사는 의학을 배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직업 중 하나가 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일부 내과나 이비인후과 같은 경우 원격의료로 인해 수혜자와 피해자가 분명히 나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더불어 가정의학(Family Medicine)이나 정신의학의 경우는 '병원'이라는 곳에 갇혀있던 것이 디바이스의 서비스로 인해 보다 생활 깊숙히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즉, 웨어러블디바이스나 스마트 기기등을 연결하면 그 사람의 기본적 건강도가 확인되고 특정 기준 이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원격서비스에 의해 연결된 주치의에게 신호가 가고 이용자와 의사 간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분야는 아무리 '바이오'분야를 전공한 사람일지라도 의사면허가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의료기기 개발 뿐만이 아니라 개발된 서비스의 제공 등에 있어서도 원격의료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의사의 역할은 확장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마 시대가 조금 더 지난다면 의과대학 내에서도 '헬스케어' 분야의 학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미용의학'을 공부하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11:35 · MS 2010

    1019082님의 글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읽을수록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또 한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의학을 전공한 자가 헬스케어시대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첫번재로 기존의 임상의로서 개원이나 페이닥을 하거나, 두번째로 헬스케어영리법인을 설립하는 겁니다. 이 부분은 법의 개정이 필요하지만 의료시장이 큰 흐름에서 언젠가는 개방될 것을 생각해본다면 현재 의대를 진학하는 학생들에겐 충분히 생각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산업에서 의료,바이오 분야는 떠오를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이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법의 개정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을 지킬 것이냐 산업을 이룰 것이냐라고 물어본다면 기본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면 전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의학전공출신 행정가나 경영가 또는 의료소송전문변호사 등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영리병원설립이 불가능하기에 의사출신 경영인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의료산업이 활성화가 된다면 의료서비스는 하나의 상품으로의 제공이 가능해 질 것이며 그에 따른 전문경영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봅니다. 경영대출신 경영인에게도 그 자리가 있을 것이겠지만 의학과출신이 경영을 배운다면 보다 선호되는 것은 쉽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번째로는 서비스개발회사 등등에 피고용인으로 들어가는 것이거나 스타트업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이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는 없습니다. 법적으로 그런 산업이 형성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의학이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는 여건상 생명공학과의 교수들이 의과대학기초연구실과 전자공학랩과의 연계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활성화정도가 낮다보니 의사면허를 소지했으면서 다시 새로운 공학을 배우는 일은 빈번하지 않은 상황인거죠.

    하지만 더 이상 의사가 면허증 하나만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많은 임상의들이 의사의 길을 걷기보다는 자신의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3d프린터 등이 상용화가 된다면 대기업만이 의료기기 및 서비스 개발에 관여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간단한 기기들은 스타트업을 한 의사로부터 만들어지는 일이 생길 것이며, 전문적인 컨텐트를 갖춘 어플리케이션이 한계비용 제로수준에 맞춰 의료인으로부터 생산될 것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스마트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될 것이기에 삼성과 애플과 같은 기업과의 연계도 활발할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의사가 헬스케어산업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것은 아직 그 산업이 초기 단계이며 전문의자격을 가지고도 뛰어들만큼 기존의 의사라는 직업이 불안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분야는 결국 1019082님 말씀대로 생명과학을 공부한 전공자들로 확장되어 나갈 것입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전문성은, 비록 그 권리는 라이센스를 통해 치료에서의 베타성을 가지는 수준일지라도, 생명과학 및 공학과의 전문성과는 차이가 있으며(어떤 것이 질병이고 따라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미래에도 의사만이 갖는 베타성일 겁니다.) 결국 그것이 '의료보험'이라는 것과 연계가 되는 것까지 생각했을 때 컨텐츠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선 의사에 대한 수요가 있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금 정리를 하자면, 의사의 역할은 현재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메리트 때문에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이 비교적 적은 편이며 또한 기기개발에 있어서는 아직까진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의료기기개발에 전문성을 갖춘 자가 보다 나은 위치에 있지만, 시장의 확장과 의사공급의 과잉에 따라 의학전공자들이 의학적 전문지식을 살려 공학적 지식을 익혀 신산업분야로 진출한다면 순수 의공학출신보다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겁니다. 또한 이러한 헬스케어 산업을 통해 제공되는 컨텐츠가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치료중심의 의학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원격의료시대에 맞춰 의사의 역할은 충분히 확장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개원의의 섹터도 확장될 여지가 있는데, 영리법인설립이 허가가 이뤄진다면(의료시장개방을 위해서는 선행되야 할 제도적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시장이 개방된다면 이러한 부분에서의 법 개정안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치료중심의 클리닉 뿐만이 아니라 헬스케어클리닉으로의 개원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의 활성화 가능성을 여기서 다루기에는 어렵지만 결국 의료산업이 형성된다면 헬스케어가 빠질 수 없으며 그렇다면 제 글에서 언급한 '첫번째'치료중심의 의학섹터에서 '두번째 및 세번째' 미용 및 헬스케어로의 섹터확장은 자연스레 따라 올 부분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재 제조업이 국가성장의 가장 큰 동력원인데, 그 동력원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조업은 그 구조상 우리가 옆나라 중국과 일본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산업분야의 이동은 불가피하며 그렇다면 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의료시장개방이 아닐까 싶네요. 단지 아직까지는 의료보험을 비롯해 사회시스템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을 뿐이랄까요.

    아무튼 덕분에 밤새 좋은 것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거 같아 고맙습니다ㅎㅎ더 좋은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달아주세요~^^

  • 하디스골드 · 361385 · 15/08/09 09:12 · MS 2010

    글에서 GP를 언급한 것은 의학전공자의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말한 것에서 나왔던 것입니다. 즉, 의사면허소지자인 GP가 로스쿨이나 행정 또는 재무관리나 마케팅 분야 쪽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보다 병원이나 서비스제공 측에서의 선호도가 더 높을 것이라는 말입니다.(비록 현재는 그러한 분야로의 진출이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 나갔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건 시간의 문제지 언젠가는 그러한 노력을 한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전문의를 따고 새로운 분야로 간다면 더욱 선호도가 높겠지만 아예 새로운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의학에 대한 감각과 안목인 것이지 전문분야의 지식, 즉 '신경외과'에 대한 전문지식은 아닐 것입니다. 결국 의학을 전공하고 그것을 넘어 또 다른 분야를 배운다면 헬스케어시장에서의 위상은 다른 분야에서 들어온 사람들에 비해 높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현재의 의사의 위상으로는 미래의 새로운 산업에서의 역할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모든 의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없으며 다른 분야와의 차별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대에도 의사가 설 자리는 매우 제한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로의 학습에 적극적이라면 의학을 전공한 것은 큰 시너지가 되어 돌아올 수 있을겁니다. 아무조록 긴 글을 읽고 쓰면서 1019082님 덕분에 많은 것을 리뷰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깊은 통찰을 보여주셔서 새로운 정보를 얻게된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Mandible · 256289 · 15/08/09 13:27 · MS 2008

    헬스케어분야가 사물인터넷분야와 연결되는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흐름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헬스케어와 IoT가 연결되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의료서비스'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DNA서열 분석작업을 이용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그에따른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전히 마련되어야하겠죠. 이런 분야에 대한 제도가 전무하다시피 하니, 법 신설 또는 개정은 '반드시'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DNA서열을 분석해서 개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해도, DNA서열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겠죠. DNA서열과 그에 따른 각종 단백질들의 역할을 연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할텐데, 그 연구에 의사가 빠질 수가 없을테고요. 분자생물학적인 측면이 있어 의학이 아닌 일반 자연과학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분석의 대상이 '인간의 유전자'라는 점에서 이 역시 의학의 한 분과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하디스골드님 말씀 중 "미래 새로운 산업에서의 의사의 역할"은 개인화된 의료서비스의 '제공자'가 아닐까합니다. 이를 통해 IoT 기반 시설을 갖춘 대기업들은 더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서 의사가 배제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15MED · 555627 · 15/08/09 22:41 · MS 2015

    원격의료 , 발전을 위해 잘 진행됬으면 좋겠다.





    수가만 해결해줬으면.. 내 미래 ..

  • 행쇼♡ · 539515 · 15/08/10 04:14 · MS 2014

    우리 세대에는 수가가 해결될일 없을듯

  • 두레박 · 608011 · 16/05/26 22:52 · MS 2015

    와 이분들 뭐야...ㄷㄷㄷㄷ

  • 두구두구두구 · 721532 · 17/08/15 17:39 · MS 2016

    이 글 지우지 말아 주세요. 시간날 때 읽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