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선생 [487716] · MS 2014 · 쪽지

2014-03-03 15:32:17
조회수 4,026

확인이 먼저고 추론은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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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분류하자면 국어 영역은 글을 읽고, 사실적으로 독해하고, 추론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문제의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등급 간 구간 점수가 매우 짧아지고 있고, 한 문제 한 문제가 등급을 나눌 수 있는 살 떨리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선생이 오늘 말씀드리려고 하는 내용은 비문학에 국한 된 것은 아닙니다. 국어 영역 전체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논의의 체계상 비문학에 중점을 두고 설명을 하려 합니다.

 

우선, 화법, 작문, 문법은 상위 등급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는 다소 부담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시험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시간을 잡아 먹는 문제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음은 문학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초기에는 낯선 작품들 때문에 문학이 심리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점수를 깍아 먹고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국어 공부시간의 대부분을 문학에 할애합니다. 특히, 현대시, 고전시가 같은 파트를 파고, 파고, 또 팝니다. 그런데 6월 모의고사부터는 상대적으로 문학이 조금 편해집니다. 이유는 EBS 때문입니다. 현장 수업에서 매우 이상한 현상을 몇 해 전부터 발견하게 되는데, 여름방학 정도의 시점에서 2학년 모의고사 문학 문제와, 3 모의고사 문학 문제를 풀어 보면 상대적으로 2학년 모의고사 문제를 더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3학년 모의고사 문제는 6월 정도를 기점으로 대부분 EBS에서 보았던 지문들, 익숙한 지문들이 출제됩니다. 그런데 2학년 모의고사 문제는 EBS를 반영하지 않으니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문학은 초기에는 다소 어렵지만 시험일에 가까워질수록 편안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비문학이 남네요. 비문학 지문은 일치문제(핵심정보), 세부정보 확인문제, <보기>를 통한 비판과 추론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텐데 일치와 확인문제는 지문 속에 그대로 있다고 알고 있고 믿고 있으니, 시간과 정확성의 문제이지 지문을 보고 답을 찾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고 해도 실수하지 않도록 연습하고 공부해야겠지요.

비문학에서 변별력이 생기는 부분은 대체로 <보기>를 통한 추론이나 비판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1등급이 나오기는 쉽지 않겠지요. 형식상 <보기>가 주어지지 않더라고 지문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해야 하는 경우 학생들은 난이도가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설명하는 분들마다 조금씩 접근방법이 다릅니다.

대체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지문 내용을 1 : 1로 확인해서 지문을 바탕으로 추론하도록 가르치는 선생님

둘째, 이것은 A이고 <보기>의 이 부분은 B이니까 AB를 결합하면 논리적으로 이게 답이겠지 라고 설명하시는 선생님

셋째, 이것은 누구의 무슨 책을 보면 이런 것인데, 원래 이것은 이렇다고 볼 수 있거든, 그러니까 이 문제가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배경지식)을 미리 알면 이렇게 풀 수 있지 라고 배경지식을 활용하는 선생님

넷째, 비문학의 원리라는 것은 이런 것인데, 이 문제는 선생이 말한 원리 중에 13번 원리와 같은 것이니까 그 풀이의 공식대로 이렇게 풀면 답은 이것이겠네 라고 설명하시는 선생님

다섯째, 밑도 끝도 없이 이 문제의 지문은 말이 안되고, 문제도 거지 같고, 이런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느니 똥이나 싸고 속 편한게 낫다고 설명하시는 선생님(요즘은 없겠죠? 선생이 학생 시절에는 이런 분들도 가끔 계셨습니다) ...........

 

다 쓰려니 팔이 아플 지경이네요. 너무나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학생의 수준과 상황에 따라 교수법은 달라질 수 있으니 교수방법의 수준과 정오를 평가하려는 의도는 절대로 아닙니다.

 

잠깐 여담을 해 볼까요. 대학 때 교수님께서 교수법에 대해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네요.

잘 가르치는 것처럼 보이는 선생이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아는 것은 남이 조금 모르게, 내가 모르는 것은 남이 더 모르게 가르쳐야 심오해 보인다.”

그때는 웃고 말았는데,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때 교수님께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셨는지 어렴풋이 알 듯합니다.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잘 가르치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은 분명히 다르지요.

 

명쾌한 설명은 논리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아귀를 맞추면 이렇게 되니까 이런 것이다식의 설명이 아닙니다. 이런 설명을 듣다가 보면 분명 고개가 끄덕여지고 수긍이 가고 난 생각하지 못했는데 저런 방법을 쓰다니 선생은 천재!”라고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자신의 문제집을 펴 놓고 이 방법을 적용하려고 해 보면, 틀림 없이 선생과 함께 풀었던 그 방법에서는 이렇게 풀 수 있었는데(그것도 대단히 논리적으로 보이게) 혼자 다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보니 적용이 되지 않는 겁니다. 이건 결국 그 방법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은 그 문제에 한해서 그 선생만이 풀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선생뿐 아니라 학생인 나도 시험장에 들어가서 명쾌하고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이 아닌가요?

 

누군가는 배경지식을 키우는 것이 비문학을 잘 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제 260여일 남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배경지식을 키울 수 있을까요?

 

또 누군가는 <보기>와 지문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력을 키우라고 합니다.

이제 260여일 남았습니다.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260여일 만에 논리력을 키우고 추론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또 누군가는 <보기>의 이 부분을 이렇게 보고, 요 부분은 요렇게 봐서, 저렇게 적용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푸는 <보기> 문제는 이 부분과, 요 부분이 나오지 않으니 저렇게 풀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또 누군가는 많이 풀어 보는 것이 장땡이라고 합니다.

저는 국어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 영어, 탐구, 논술, Teps, 봉사활동 까지 해야 하는데 얼마나 풀면 많이 푸는 걸까요?

 

또 누군가는 어려서부터 독서를 해 오지 않아서 국어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수능이 260여일 남았는데, 그럼 지금부터라도 독서를 해야 하나요? 저는 10년뒤에 대학에 가려고 하는게 아니라 올해 가려고 하는데요.....

 

수업이 많은 진단과 공부방법들..... 저도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지만 역지사지해서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기는 하나 현실적이지는 못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경지식은 지문에 따라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고, 문제에 따라 논리적으로 구조화시켜 따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문제에 따라 선생이 말한 요 부분과 저 부분이 나올 수도 있고 안나 올수도 있고, 내가 읽은 책에서 혹은 푼 문제에서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으니, 결국 복불복이란 말인가요?

 

저도 여러분이 만족할 만한 명쾌한 답을 드리는 것은 어렵네요.

선생짓을 오래 하다보니, 뭣도 모를 때는 내가 다 아는 양 앞뒤 가리지 않고 말했는데, 이제 조금 하다가 보니 가르치는 일이, 누군가에게 조언하는 일이 점점 어렵게 느껴집니다. 답은 하나이지만 답을 도출하는 과정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서서히 알아 가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만, ‘비문학문제에서 넓게는 국어문제에서 어떤 시험이든지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지문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지문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없는 추론과 비판과 논리는 그저 모래위에 지은 집에 불과하다고 생각됩니다.

 

절대적 방법이라고 감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만, <추론> 문제의 답은 혹은 <비판> 문제의 답은, 혹은 <보기>문제의 답은 머리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문 속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1 : 1 확인법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문의 사실적 확인이라고 하고 기타 등등 방법론적 이름은 다양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거창하게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고, 그저 지문을 사실적이고 꼼꼼하게 읽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뭐 대단한 방법이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힘 빠진다구요? 원래 진리는 아주 평범한 겁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공허해 보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미 알고 있는 진리와 원리를 알고 있느냐, 믿고 있느냐 혹은 아는 것으로 끝나느냐 적용해 보려고 노력했느냐에서 결과는 달라집니다.

 

이 문제를 함께 볼까요?

0510월 고3 학평 문제입니다. 문제가 조금 어렵습니다.

번거롭지만 읽어 보시고, 다음 문제를 해결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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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과물 상인들은 경험을 통해서, 제한된 공간 내에 가장 많은 과일을 조밀하게 채우는 방법은 육방밀집쌓기-가운데의 과일을 중심으로 테두리에 6, 아래와 위로 각각 3개씩의 과일을 배열하는 방법-를 이용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수학자들은 다르다. 아무리 오랜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사실이라고 해도 엄밀한 과정을 통해서 증명되기 전까지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2) 수학자들의 이러한 태도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가 뉴턴과 그레고리의 논쟁이다. 하나의 구()와 접할 수 있는 구의 최대의 수를 두고, 뉴턴은 12개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그레고리는 13개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3) 육방밀집쌓기의 경우, 12개의 구가 가운데 구와 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와도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하나의 구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전혀 없다. 상식적으로 볼 때 뉴턴의 생각이 당연히 옳은 것처럼 보인다.

 

(4) [][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12개의 구가 가운데 구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육방밀집쌓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배열이 있다. 가운데 구의 적도선의 바로 아래에 5개의 구를 배열한다. 그리고 그 5개의 구들과 엇갈리게 위쪽에 또 다른 5개의 구를 올려놓는다. 꼭대기와 맨 아래쪽에도 하나씩의 구를 놓는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배열에는 12개의 구 사이사이에 여유 공간이 꽤 많이 존재한다. ]

 

(5) 수학적으로 계산을 해 보면 그 공간들 속으로 구 하나가 추가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반지름이 1인 여러 개의 구들이 같은 크기의 구를 둘러싸고 있다고 하자. 이 모두를 반지름 3인 커다란 구 안에 넣는다. 가운데 구의 중심에 등불이 있어서 주위에 있는 구들의 그림자가 커다란 구의 표면에 생긴다고 해 보자. 계산을 해 보면, 그림자 각각의 면적은 7.6이고 외부의 커다란 구의 면적은 113.1이다. 113.17.6으로 나누면 14.9가 된다. 이론적으로는 14개의 구까지도 들어갈 만큼 공간이 충분하다는 얘기이므로, 구들이 접할 때 생길 수밖에 없는 낭비되는 공간들을 고려하더라도, 그레고리의 주장이 옳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6) 하지만 당사자인 뉴턴과 그레고리는 각자의 주장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는 2세기 반 동안이나 증명을 기다리며 미제인 채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7) [][이 문제의 수학적인 해결은 두 종류의 증명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졌다. 쉬테와 바르덴은 공동 연구를 통해 반지름이 113개의 구와 동시에 맞닿을 수 있는 구는 그 반지름이 1보다 클 수밖에 없음(최소 1.04557)을 보였다. 또한 존 리치는 구면삼각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동일한 반경의 구 13개가 같은 반경의 구와 맞닿도록 그물을 짜는 것이 불가능함을 증명해 보였다. 그레고리의 13개의 구에 내려진 사형 선고였다. 결국 뉴턴이 옳았던 것으로 판명이 난 것이다. ]

 

(8) 이제야 수학자들은 3차원 공간에서 크기가 동일한 한 구에 접할 수 있는 구의 최대의 수는 12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부터는 가운데 구와 맞닿을 수 있는 구의 최대의 개수를 뉴턴 수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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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위 글의 내용을 참조할 때, <보기>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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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기>

3차원 공간에서의 뉴턴 수가 12라면, 직선 위와 평면 위에서의 뉴턴 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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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평면의 경우 모두 3이다.

직선에서는 1, 평면에서는 6이다.

직선에서는 2, 평면에서는 6이다.

직선에서는 2, 평면에서는 12이다.

직선에서는 6, 평면에서는 12이다.

 

 

 

 

 

답을 고르셨나요?

만약 답을 고르지 못한 분들은 제가 몇 개의 질문을 던질테니 답변바랍니다.

 

청과물 상인들이 과일을 가장 많이 쌓은 방법으로 쓴 것은 무엇인가요?

(1문단 : 육방밀집쌓기)

 

어떤 방식으로 쌓았나요? 혹시 설명이 되어 있나요?

(1문단 : 가운데의 과일을 중심으로 테두리에 6, 아래와 위로 각각 3개씩의 과일을 배열하는 방법)

 

뉴턴과 그레고리는 어떤 문제에 대해 논쟁하고 있나요?

(하나의 구()와 접할 수 있는 구의 최대의 수)

 

뉴턴과 그레고리의 입장은 어떻게 다르지요?

(뉴턴의 입장은 상식선에서 맞는 것 같고 그레고리는 육방밀집쌓기와 다른 방식을 통해 13개까지 가능할 것 같다는 가능성을 제시)

 

결국 누구의 의견이 맞는 것이었나요?

(뉴턴 - 후대 학자들이 증명)

 

뉴턴수는 무엇을 가리키나요?

(가운데 구와 맞닿을 수 있는 구의 최대의 개수 = 12)

 

뉴턴과 같은 입장은 청과물 상인인가요, 그레고리인가요?

(청과물 상인)

 

그렇다면 청과물 상인이 쌓은 방식이 뉴턴이 쌓을 방식과 같겠네요.

문제는 뉴턴의 수를 가지고 답을 구하라고 되어 있지만

지문에서는 뉴턴이 어떻게 배열했는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니

뉴턴과 같은 입장인 청과물 상인들의 쌓기 방식을 통해 확인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1문단을 보면

청과물 상인들은 가운데의 과일을 중심으로 테두리에 6라고 했지요.

그럼, 가운데 과일을 라고 본다면 를 둘러싼 평면의 최대 (과일)’의 개수는 6개이고 직선으로 본다면 (과일)-(가운데 과일)-(과일)일테니 2개가 되겠지요?

 

이해 되셨나요?

아니 다시 묻겠습니다. 확인 되셨나요?

결국, ‘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과일과 같은 말이었구나 정도는 추론해야 하겠지만(지문에서 직접 적시한 부분이 아니므로) 나머지는 모두 지문에 나와 있는 정보를 확인해서 답을 구했습니다.

 

 

 

선생이 이 문제를 설명할 목적으로 장황하게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은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절대적으로 추론으로만, 절대적으로 확인으로만 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어느 한 방법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교조주의적인 발상에 불과한 겁니다.

 

다만, 추론적 방법이든, 구조적 방법이든, 논리적 방법이든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그 바탕은 지문에 대한 정확한 사실적 확인에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마음은 급해집니다.

아직은 여유가 많다고 생각되니 성적이 조금 나오지 않아도 평정심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만 이제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가 되면 평정심을 잃고, 무언가 특별한 마법같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허황된 해결책을 찾으려할지 모릅니다. 마음이 급해지니까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이 알지 못하는 마법같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마법같은 방법을 찾아 헤매는 것 보다 우직하게 원칙을 지키고 공부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어의 핵심은 찬란한 풀이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문을 사실적으로 확인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모두 한글쯤은 읽을 수 있으니 남은 시간 동안 노력하면 사실적으로 확인하는 것쯤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출발해야 어려운 추론도 비판도 가능한 겁니다. 지문에서 제시한 팩트가 없는 상태에서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추론은 사상 누각에 불과합니다.

 

쓰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다 전달하지도 못했는데 너무 장황해지네요.

원칙을 가지고 우직하게 노력하되,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는 교조주의를 버리고 유연하게 사고하기 바랍니다. 물론 천 번은 말한 것처럼 그 사고의 바탕은 사실적 확인이어야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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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blet · 472893 · 14/03/03 16:26 · MS 2013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내리비지박령 · 311340 · 14/03/03 23:14 · MS 2009

    격하게 공감합니다. 국어 점수가 왔다갔다하다가 고정 100점을 찍은 것은(6평 9평 수능 100점) 수능이라는 시험의 본질을 깨닫고 난 후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정답일 수 밖에 없으려면 정답의 근거가 직접적으로 본문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예를 들자면 글 어느부분의 어느 구절 이런거요.) 그러니까 정답을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서 이렇겠지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정답의 근거가 지문의 어느 부분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사설과 평가원의 차이인데, 평가원 기출 시험이라면 문학역시도 지문 속에서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 김대기 선생 · 487716 · 14/03/04 00:02 · MS 2014

    변변치 못한 글에서도 전달하려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아버지의눈물 · 437702 · 14/03/04 20:55 · MS 2012

    감사합니다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 무슨 연필로 공부를 할까 고민할 시간에 당장 가까운 것을 잡고 한 글자라도 더 공부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네요

  • 라박바라기 · 489843 · 14/03/05 05:45 · MS 2014

    감사합니다.